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유튜브를 통해 매주 3회 1) 실밸 인터뷰(수요일 9pm), 2) 실밸 라이브(금요일 9pm), 3) 실밸 티키타카(일요일 9pm) 콘텐츠를 발행합니다.
실리콘밸리 삼성벤처스 정승필 수석님과 함께 'AI 수퍼사이클'의 진행 방향에 대해, 소비자 디바이스 측면, 그리고 기업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소비자 - AI 디바이스
- 기업 -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 반도체, 엔비디아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위 인터뷰 내용을 참고해서, 새로운 'AI 디바이스'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 AI 디바이스는 무엇이 다를까?
(1) AI 디바이스의 출현
향후 5년 내에 출현할 새로운 형태의 'AI 디바이스'는 기계와 사람이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왜 그럴까? PC 혹은 스마트폰이 사람이 만들어낸 '계산기'라면, AI는 사람이 만들어낸 '사람'이기 때문다. 사람끼리 의사소통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말'로 대화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AI와 의사소통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역시 '말'이 될 것이다.
비노드 코슬라는 인터뷰에서 1) 음성으로 제어하며, 2) 디스플레이가 부차적인 역할을 하는, 3) 새로운 종류의 원버튼 디바이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글번역]
또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역시 음성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자 디바이스에 맞추어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4.2.22, 디 인포메이션)
의사소통 방식을 '입력'과 '출력'이라는 요소로 구분해서 생각해보자.
(2) 입력 방식
뉴럴링크에서 개발하고 있는 '브레인 컴퓨팅'이 상용화하는데에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앞으로 3년-5년의 기간 동안 사람과 AI가 의사소통하는 1차적인 입력 방식이 '음성' 기반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3) 출력 방식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디스플레이' 위주였다.
새로운 AI 디바이스는 '음성' 중심으로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할 것이다.
즉, 디스플레이는 필수요소가 아니므로, 디스플레이가 없는 디바이스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2 . '음성기반 AI 디바이스'는 어떤 모양이어야 할까?
지금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이다.
따라서, 차세대 'AI 디바이스'는 1)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거나, 2) 점진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하루종일 가지고 다닐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기존에 익숙한 폼팩터의 디바이스에 AI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이질감 없는 형태가 될 것이다. (예: 안경, 손목시계, 목걸이, 브로치/핀)
기본 입출력 방식이 '음성'기반이 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디스플레이 유무에 따라 AI 디바이스를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1) 디스플레이가 있는 디바이스
AI 디바이스에서 사용가능한 디스플레이 기술로는 1) 현재와 유사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2) 영상을 주사하는 프로젝터 형태, 3) 안경 전체 혹은 일부분에 정보를 띄우는 형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 터치스크린
스마트폰과 거의 동일한 폼 팩터인데, 보다 작고 가벼운 제품으로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 Rabbit R1
문제는 i) 사람들이 과연 이런 세컨드 디바이스를 얼마나 가지고 다닐 것인지, ii) 애플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면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찾아야 한다.
2) 프로젝터 디스플레이
Humane에서 만든 AI Pin이 프로젝터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프로젝터 형태의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에 비해 해상도가 낮고, 컬러 구현이 어렵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 소비 용도로 쓰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3) 안경
구글에서 출시한 '구글 글래스'는 무려 11년 전인 2013년 출시되었다. 안경 테 옆에 스크린이 부착되어서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형태이다.
배터리 지속시간, 발열 문제만 해결된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AI 디바이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4) 시계
애플워치는 디스플레이가 작다는 단점 때문에,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음성기반' 의사소통의 시대에는 메인 AI 디바이스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에어팟과 결합해서 사용하면 매우 훌륭한 인풋(음성) - 아웃풋(디스플레이)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2) 디스플레이가 없는 디바이스
디스플레이 없는 '음성' 기반 AI 디바이스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대신, 저렴한 가격과 독특한 기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사용 용도에 따라 니치한 분야에 특화된 디바이스가 나타날 수 있다.
폼팩터는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 익숙한 장신구(웨어러블)에 AI 기능을 탑재한 형태가 될 것이다.
1) 목걸이 - 예) Rewind Pendant
2) 안경 - 예) 레이밴 메타 글래스 (마이크, 스피커, 카메라 탑재)
3) 이어폰 - 예) 에어팟
이어폰 단독으로 음성 입-출력 디바이스로 사용하거나, 앞서 언급한 '시계'와 결합하는 형태로 조합해서 '음성입력' 디바이스로 사용될 수 있다.
4) 손목 밴드, 넥 밴드, 헤어 밴드
여러가지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없는 '밴드'에 스피커를 장착한 디바이스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일정 부분은 이어폰 역할을 수행한다.
5) 반지 - 예) Aura Ring, Galaxy Ring
반지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마이크나 스피커를 탑재하기 어려울 수 있다.
Aura Ring과 같은 제품의 장점은 잘 때도 불편하지 않다는 점이다. 낮시간에 주로 사용하는 AI 디바이스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크기가 좀 더 큰 시계나 안경이 더 유리해 보인다.
(4) 애플 비전프로는?
애플 비전프로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 형태이다. 메타 퀘스트 역시 크고 무거워서 하루종일 가지고 다닐 수 없다.
즉, '애플 비전프로'를 안경 정도의 크기와 무게로 충분히 작게 만들 수 없다면 '메인 AI 디바이스'가 될 수 없다.
아이패드는 랩탑 PC를 작게 만든 것이고, 아이폰이 기존 피처폰을 크게 만든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메인 디바이스는 아이패드가 아닌 아이폰이다.
같은 이유로, AI 시대의 메인 디바이스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보다는 안경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면, 이것만은 알고 하자
(1) 소비자용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잘 된 경우가 없었다
스마트워치 업체 Pebble은 FitBit에 인수(2016년, $40M)되었고, FitBit은 다시 구글에 인수(2019년, $2.1B)되었다.
소비자용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어려운 이유는, 일정 규모 이상을 판매하지 못하면,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그에 따른 비용우위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2) 재주는 디바이스가 부리고, 돈은 클라우드가 벌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애플(아이폰)은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시대의 변화를 놓치지 않은 삼성(갤럭시) 역시 기존 반도체 회사에서 훌륭한 소비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반도체로 대부분의 돈을 벌고 있다. 2022년 삼성전자의 세전이익 43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24조원이 반도체 사업부에서 나왔다.
삼성이 만드는 반도체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가장 큰 기업은 아마존이다.
2023년 아마존 세전이익 $36B 가운데 2/3인 $24B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였다.
(3) 새로운 운영체제(OS)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AI 시대의 안드로이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드웨어 디바이스 업체중에 가장 성공적인 회사는, 구글이 $2.1B에 인수한 Fitbit이었다.
구글은 2005년 안드로이드를 $50M에 인수했다.
차세대 AI 디바이스는, 애플, 삼성, 혹은 구글이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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