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음회]김화랑의 생생 월드 쏙쏙

제 44회, 소리

2022.10.28 | 조회 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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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음회

마음을 움직이는, 움직였던 문장들을 드립니다.

  몇 주 전부터 거실에 위치한 집 냉장고 소음이 조금씩 거슬리기 시작했다. 이 집에 이사 오기 전까지만 해도 소음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크진 않았다. 의식하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던 작은 소리가 이젠 제법 커져 영 신경이 쓰인다. 어떤 때엔 누군가 냉장고 자리에 누워 색색거리며 코라도 골고 있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소리에 조금 민감한 편이었다. 그래서 음악 듣는 일이 좋았다. 특히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으면 다양하고 번잡스런 소음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편했다. 공부할 때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했다. 그편이 더 집중이 잘됐다. 심지어 가사가 있는 가요를 들으면서 해도 음악을 듣지 않는 쪽보단 공부가 잘됐다. 아무리 조용한 도서관이나 독서실이라도 그곳에 앉아있으면 온갖 소리가 끊임없이 내 귀를 괴롭혀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일정한 속도로 진동하는 소리, 양말끼리 스치는 소리(이 소리가 들리면 양말의 색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견딜 수 없는 일이다), 의자 삐걱대는 소리(의자의 색 따윈 상관없다), 필기 소리, 어딘가 좁은 틈으로 스며들어오는 바람소리. 음악과 이어폰은 이런 소리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줄 순 없었지만 덮어 가려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래도 가사가 있는 노래들은 집중에 방해될 때가 있어서 좀 더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뉴에이지나 클래식 같은 연주곡들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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