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음회]김화랑의 생생 월드 쏙쏙

제 43회, 동경

2022.10.21 | 조회 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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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음회

마음을 움직이는, 움직였던 문장들을 드립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어느 바닷가에 앉아 있는 일을 상상한다.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너머까지 펼쳐지는 길고 긴 바닷가를 하염없이 산책하는 일을 상상한다. 숨 막힐 정도로 소란스러운 그곳의 고요와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무거운 침묵과 무섭도록 조용한 바닷바람의 긴 인사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저무는 붉은 노을과, 그곳에 하나의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상상은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생성되고, 어떤 상상들 또한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경되어진다. 집요하리만큼 구체적인 상상은 동경되어진다. 그것은 불가능과는 다른 의미로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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