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라는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작가 전혜린이다. 이런 생각을 오늘 처음 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허기라는 단어를 보면 어쩐지 제일 먼저 전혜린을 떠올릴 때가 많았다. 가끔은 반대로 책장 한구석에 놓인 전혜린 산문집을 집어 들고 허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 조르바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동의하지 않겠지만 둘 사이엔 어쩐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조르바와 전혜린의 공통점 중 하나는 어느 날 이 세계에서 황망히 사라져버렸다는 것이고 차이점이 있다면 둘 중 하나는 허구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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