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외가에서 지낸 지 반 년쯤 되어간다. 작은 집에서 동생 넷과 아픈 아빠와 지지고 볶으며 살다 스물넷에 시집을 왔으니 엄마야말로 자신의 엄마와 오붓하게 붙어있어 본 일이 없었다. 엄마는 인생의 순리를, 남들과 같은 챕터에서 경험하지 않으면 어떻게서든 다시 밟고 지나가게 되는가 봐. 쉰이 넘어서 이렇게 엄마랑 둘이 꼭 붙어있게 될 줄 누가 알았어. 시엄마와 함께 살아서 집에 엄마를 초대하는 일도 꿈만 꿨던 당신이었다. 결혼하고 사는 내내 친정에 신경 쓰지 못한 거 만회하라고 주어진 시간인가 싶어. 엄마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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