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음회] 가현의 시 같은 나날, 내 플레이리스트에선 동요가 흘러

제 8회, 흔적

2022.02.18 | 조회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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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음회

마음을 움직이는, 움직였던 문장들을 드립니다.

 

    아이라면 누구나 특정한 무엇에 온 마음을 주는 시기를 지난다. 핑크퐁으로 시작해서 뽀로로를 거쳐 타요나 띠띠뽀로 이어졌다가 자동차 혹은 공룡으로 귀결되는. 그 무렵 아이들은 가장 뛰어난 학습 능력을 보인다. 내 동생은 한때 자동차 박사였다. 자동차를 너무 사랑해서 다섯 살에 알파벳을 읽었다. 좀 지나서는 엔진 소리만 듣고도 차 이름을 읊기 시작했는데 엄마 아빠는 별수 없이 우리 아이가 천재인 줄 알았다. 그때 나도 걔가 천잰 줄 알았다. 그러나 자동차 박사는 너무나 흔하다는 걸 초등학교에 가고 나서 알았다. 우리 반에만 다섯 명은 되었다. 걔들은 하나같이 종합장에 빼곡히 자동차 그림을 그리며 머리를 맞대고 동그랗게 앉아 자신들의 지식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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