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 째 쓰는 마음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 때 거기를 말한 들

2021.05.21 | 조회 4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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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 째 글쓰는 마음을 써내려가는 비오는 오늘 
여섯 번 째 글쓰는 마음을 써내려가는 비오는 오늘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1일 1카페라떼를 마시며 매일 글쓰기라는 작은 공을 쏘아 올리는 라떼마마입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아침, 차를 몰고 팔공산으로 올라와 구독자님께 여섯번 째 글 쓰는 마음을 드립니다. 

구독자님은 돼지저금통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가요?

얼마 전 어린이날 저희 집 돼지저금통을 뜯어서 아이에게 책상과 의자를 사주었습니다. 오백원, 천원, 잔돈이 생길 때 마다 아이와 함께 돼지저금통을 채우다 가끔 할아버지 호주머니에서 오만원짜리가 나오는 날에는 엄마인 제가 물개박수를 치며 얼른 저금통에 넣곤 했지요. 만원, 이만원이 아쉬운 날에는 슬쩍 제가 쓰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특별한 날 가치가 빛이 날 때 까지 기다렸다가 욕망을 멋지게 뜯어내는 기분은 마치 답답한 레깅스를 벗어던지고 느슨하고 헐렁한 파자마와 티셔츠를 입는 것 처럼 후련하고 시원했습니다. 구독자님도 알고 계신 바로 그 느낌 일겁니다 : )  

 

아이에게는 돼지저금통을 뜯는 설렘이 있듯이 저에게는 시간저금통이 있습니다. 

오늘 저는 꾸역꾸역 참았던 시간 저금통을 뜯는 매우 특별한 날입니다. 육아와 집안일, 강의준비와 사이드프로젝트 등등 제 손에 움켜 쥔 공들을 아슬아슬하게 저글링하는 워킹맘은 항상 시간을 돈으로 사거나 다른 중요한 일들을 포기합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 핑크빛으로 진하게 물드는 노을을 보며 예쁘다고 외치는 시간, 5월의 장미와 수국의 매력적인 자태에도 선비처럼 꼿꼿하게 유혹을 외면했던 순간, 잠을 깨지 못해 몽롱한 눈빛으로 뒹굴거리는 아이의 탐스런 볼을 한번 더 만져주지 못한 시간들을 저금통에 하나 둘 넣어둡니다. 

숨 쉬기조차 불편할 정도로 딱 맞는 시간 안에 몸을 끼워 넣고 지내는 법에 익숙해진 저는 재단해내고 남은 많은 시간 자투리들을 저금통에 넣어서 언젠가는 그것을 이어붙여 보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오늘은 그 다짐들을 모아놓은 저금통을 뜯어서 시간자투리로 저만의 옷을 만들어 입는 날입니다. 30-40분 정도 비바람을 뚫고 산으로 올라가 근사한 브런치카페에가서 뷰가 끝내주는 곳에 노트북을 올려둡니다. 커피와 팬케이크로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합니다. 이게 얼마만의 여유인지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여섯번째 글쓰는 마음을 써내려간 카페의 정원
여섯번째 글쓰는 마음을 써내려간 카페의 정원

 

 

카페 앞 정원에 핀 장미를 보며 그동안 아껴둔 시간들을 꺼내씁니다. 시간저금통만 뜯으면 모든 것이 완벽할 것 같은 순간 장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 때 거기를 말한 들 

가랑비 메이커

이라고요.. 

 

 

[쓰는 마음]

저의 지금은 과거의 무수히 많은 지금들을 놓친 채 만들어졌지만 결코 그 시간을 합친 것 만큼 대단히 행복하거나 기쁘지 않습니다.

아름답고 가슴이 몽클했던 모든 순간들을 아끼셨던 구독자님께 스티브 작가님의 쓰는 마음을 전달합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과 살아갈 날들이 많은 사람의 '지금' 사용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구독자님의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의미 있기를 바랍니다. 

 

[글쓰기를 글쓰기]

읽는 삶에서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삶을 살며 엄마의 글쓰기 라는 작은 공을 쏘아올립니다. 쓰는 삶을 살기 이전에는 항상 남의 생각을 퍼나르고 큐레이팅하기 급급했지만 하면 할 수록 공허함도 함께 커졌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기 생각'의 부재였죠. 모두가 저마다의 SNS에서 와글와글 생각을 퍼 나르지만 마음이 가닿는 글에는 하나같이 '자기 생각'이 있는 글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생각을 만들기 위해서 순간을 스치는 생각을 잡아내고 생각을 확장시키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이번 주 글쓰기를 글쓰기에서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람, 춘프카 작가님<자기 생각을 만들어 내는 4가지 도구>에 관한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자기 생각을 만들어내는 도구 4가지

글 쓰는 사람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써야 할 때 쓰는 사람과 평소 써두는 사람.

쓸거리가 있는 사람은 여유롭다. 반대로 써야 할 때 찾기 시작하는 사람은 초조하다. 썼다 지우길 반복한다. 그들에게 글쓰기는 즐거움이 아닌 고역이다.

평소 쓰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생성, 채집, 축적해둔다. 써놓은 글을 평소에 조금씩 고치는 것도 포함된다. 일상 속에서 읽기, 듣기, 말하기 그리고 쓰기의 흐름 안에서 살아간다. 써둔 글이 늘어나면 서로 반응을 일으킨다. 관련 없는 것이 부딪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계속 쓰고 싶고, 써먹고 싶어진다.

글 쓰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 도구를 강원국 작가는 크게 네 가지로 뽑았다. 독서, 토론, 학습, 메모다. 자세한 사항을 하나씩 소개한다.

첫째, 독서 : 독서하는 이유는 자기 생각을 만들기 위해서다. 책을 읽다 보면 내 생각이 정리된다. 남의 생각을 빌려 자기 생각을 만드는 게 독서다.

둘째, 토론 : 토론 역시 생각을 만드는 필수 도구다. 정색하고 하는 토론 말고 회의, 토의, 대화, 잡담, 수다 등 말하고 듣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말을 하면 생각이 정리된다. 실타래처럼 엉켜 있던 생각이 일목요연해진다. 또한 생각이 발전한다. 없던 생각도 만들어진다. 언제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샘솟는다. 말하기 전에는 자기 생각이 아니다. 말을 해야 분명한 자기 생각이다.

셋째, 학습 : 배우는 것만이 학습은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학습이다. 호기심과 문제의식만 있으면 모든 것에서 배울 수 있다. 개그콘서트에서도 배우고 드라마에서도 배운다. 반대로, 정식 수업을 들어도 주입식으로 들으면 자기 생각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린 백(Lean back)이 아니라 린 포워드(Lean forward) 자세여야 한다. '과연 저 사람 말이 맞을까' 의문을 갖고 까칠하게 또 삐딱하게 들어야 한다. '내가 당신이라면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고 이렇게 말할 거야'라고 대들면서 들어야 한다. 내준 문제를 풀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 생각이 만들어지고 진정한 학습이 이뤄진다.

우리는 문제 분석은 잘하는데 문제 제기와 문제 해결 능력은 약하다. 주어진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역량은 읽기와 듣기를 많이 하면 키워진다.

그러나 문제 제기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고, 문제 해결 능력은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는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길러진다. 문제 제기와 문제 해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문제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호기심과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다.

넷째, 메모 : 독서, 토론, 학습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메모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메모하지 않은 것은 모두 잊힌다. 메모는 그 자체가 글쓰기이고 생각하는 과정이다. 메모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메모해 둔 것은 훌륭한 글감이 된다.

무엇보다 메모해야 하는 이유는 메모해야 뇌가 자꾸 새로운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뇌는 가급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생각을 받아 써 주는 메모는 뇌를 격려해 주는 것이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일이다.

뇌가 무언가를 생각해냈는데 그냥 흘려보내면 그다음부터는 뇌가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해봤자 주인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난 것을 열심히 메모하면 뇌가 신이 나서 생각을 자꾸 길어 올린다. 주인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서 시도 때도 없이 생각해낸다.

메모는 완전한 게 아니다. 생각의 조각을 키워드 중심으로 써 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를 더욱 돕는다. 과거에 한 생각을 낯설게 봄으로써 객관적으로 재평가해볼 수 있고, 당시 설익은 감정을 정화해서 표현하게 된다.

메모가 생각을 숙성시킨다. 메모의 가장 큰 효용은 글을 쓰게 한다는 점이다. 메모한다는 것은 언젠가 이것을 써먹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리고 실제 글쓰기에 써먹어야 한다. 그래야 메모한 이유를 뇌가 분명히 알게 되고 메모하려고 한다.

 


뜬 구름을 잡는 법을 아시오? 

반복은 꿈에 몸을 입힌다. 번뜩 떠오르는 생각, 밀려오는 감동, 짜릿한 깨달음 등은 연기와 같은 속성이 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영감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구름'이라고 불렀다. 그 구름 같은 느낌을 놓치 않는 방법은 연기를 되풀이해서 피워 올리는 것이다. 100번이고 1000번이고 마음 속에 자욱하게 피워 올리면 구름이 무거워져 비로 내리게 된다. 그 꿈이 물방울로 맺혀 우리 몸을 적시고, 내 것이 된다. 이것이 뜬구름을 잡는 방법이다.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 봤니?(곽세라)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써야지, 내 책을 써야지 라고 마음 속에 꿈을 자욱하게 피워 올리며 매일 글을 썼습니다. 제 마음에 오랫동안 피워 올린 구름이 글비가 되어 구독자님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성을 담아, 진심을 담아 

2021년 5월 20일 라떼마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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