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일단 활짝 웃는 얼굴로 시작해 보았는데, 그 뒤엔 어떤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라 한참을 멈추었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안부를 여쭤볼까? 아니면, 저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하나? 이것도 저것도 정답이 아닌 것만 같아서 편지 쓰기가 망설여지네요. 그건 아마도 오늘 이 편지가 구독자님께 닿는 마지막 편지이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마지막이라는 전제를 깔다 보니, 머릿속이 고장 난 듯 쭈뼛쭈뼛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몰라서 자꾸만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나 공연이 끝난 직후 영화 제작과 관련된 사람들을 소개하는 엔딩 크레딧처럼, 그동안 <글 쓰는 마음>에 출연했던 '팀라이트' 작가님들에 대해 이야기 드려볼까 합니다.
✍🏻 writing한 글쓰기
글쓰기는 내면이라는 내 안의 우주를 유영할 때 꼭 필요한 우주선입니다. 안전하고 튼튼한 우주선 안에 있어야, 우리는 더 길고 깊고 넓게 나라는 우주를 유영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팀라이트는 한 분이라도 더 글쓰기에 도전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수많은 분을 글쓰기의 세계로 인도했어요. 그리고 함께 썼던 팀라이트 에세이 <글쓰기로 우주 정복>이라는 책에는, 작가님들이 어떻게 각자의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지, 글쓰기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느낌이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Writing 한 글쓰기 코너에서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스테르담 / 스티브 / 춘프카 / 알레 / 글향
너 자신을 써라. 쓰는 것이 힘이다. 쓰는 만큼 보인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고 난 후 깨달은 것이다. 쓰지 않으면 나를 알 수 없다. 나를 알지 못하면 힘을 얻지 못한다. 나를 써 나아가면, 힘을 얻을 수 있다. 글쓰기 후에 변화된 내 삶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밝고 역동적이다. 나와 작성된 지난날의 계약서들이,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명명백백하게 알려 준다. <쓰는 만큼 보인다 / 작가 스테르담>
스페인의 숱한 대성당과 수도원을 보며, 저 큰 건물도 결국 벽돌 한 장에서 시작되는 것을 본다. 나의 글쓰기 역시 바닷가의 모래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햇살에 반짝일 때면 모래 알갱이는 저마다 다른 빛을 내비친다. 내 삶에서 찬란했던 순간도, 그와는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어 저편 끝 암울했던 시간도, 결국 삶을 있는 그대로 촘촘히 써 내려가는 글쓰기 속에 자신만이 지닌 고유의 색을 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글쓰기는 삶쓰기 / 작가 스티브>
지금은 거짓말처럼 혼자 꿈꾸고 기록했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평일에는 세상의 초고를 쓴다는 마음으로 기사를 쓴다. 워라벨은 커녕 퇴근 이후에도 취재원들의 전화는 끊이질 않는다.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이라 말수를 줄이고 귀를 기울인다. 치열한 평일이 지나면 주말에는 에세이를 쓴다. 이제 내 삶의 초고를 기록하는 순간이다. <글쓰기의 열정은 언제부터였을까? / 작가 춘프카>
삶을 정성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은 곧 나의 온몸으로 온 힘을 다해 하루를 채워간다는 뜻이다. 그렇게 채워진 하루에 쓸 말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지독하단 소릴 다 들었다. 재밌는 건 글쓰기에 대해서 지독해지니 삶은 오히려 더 정성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정성을 다한 삶은 다시 글이 되어 쓰인다. <글쓰기는 하루를 시작하고 정리하는 일상의 리추얼 / 작가 알레>
진한 글은 결핍에서 시작된다. 쓴맛과 함께 드러난 결핍에서부터 내면으로 다가가는 글쓰기가 이어졌다. '달고나'는 달콤한 액체를 내 안에 투여하여 일시적인 만족을 뿜어내는 작업이라면, '쓰고나'는 존재하는 그 안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루만지는 작업이다. 존재에 대한 성찰의 과정을 보여주는 고된 여정의 기록을 모아, 존재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손길에 온 마음을 깊이 물들이는 작업...! <달고나 보다 더 좋은 쓰고나 / 작가 글향>
영글음 / 김채원 / 나모다 / 나날 / 마마뮤
나에게 글쓰기란 "깨닫는 행위"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고 아직 지나가지 못한 과거의 아픔을 깨닫는다. 자기가 세상 제일인 줄 알고 까불던 아이는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은지 깨달으며 얼굴을 붉힐 줄도 알게 되었다. 글은 자판을 두드리는 손 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깊이 탐색하고 돌아보는 머리와 마음에서 나오는 거니까 쓰다 쓰다 개미만큼 작아져도 계속 계속 쓰다 보면 조금씩은 커져 간다. 앞으로도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할 예정이다. <글 쓰느라 바쁜 엄마 / 작가 영글음>
상처받은 마음에는 슬픔, 우울, 괴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있다. 떼어내려고 하면 할수록 더 달라붙는 이 끈질긴 녀석들도 글을 쓰면 떨어져 나간다. 어쩌면 부정적인 감정이 글이 되어 떨어져 나간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글은 불안이었고 어떤 글은 슬픔이었으며 어떤 글은 분노였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가지고 있는 상처 중 하나를 꺼내 글로 써 보길 바란다. 글의 형식을 갖춰도 좋고 낙서처럼 끄적여도 좋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이 굉장히 굉장한 치유의 힘을 당신도 느껴보길 바란다.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 / 작가 김채원>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방식으로의 표현이 필요할 때, 당장 글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김치를 저장하듯 묵혀두면 어떨까 싶다. 글은 마치 된장이 발효되듯, 이스트 작용으로 빵이 부풀어 오르듯, 온갖 경험, 사유, 시간과 씨실 날실처럼 얽혀 숙성된다. 냄새가 변하고, 모양이 변하고, 부풀어 오르기까지 한다. 어떨 때는 해체되고 재조립되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어떤 글은 이렇게 오래 묵혀두고 숙성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글 서랍에 완성되지 않은 채 놓여있는 글들을 애정한다. 그들은 지금 발효 중이다. <글은 발효 중 / 작가 나모다>
지금은 왜 그때만큼 글을 쏟아내지 못할까 싶지만 이제 안다. 토해내듯 쓰는 글만이 글쓰기의 전부가 아님을. 매일 아침 노트에 끄적거리거나 SNS에 짤막하게 남기는 글도 하루하루 스쳐 가는 기억을 붙잡아 기록하는 하나의 방식임을 안다. 글을 위한 글이 아닌 꾹꾹 눌러 담은 삶을 쓰는 사람으로, 노래하듯이, 말하듯이, 예언하듯이 쓰면서 살겠다. 쓰는 대로 살고, 살면서 얻은 생각을 쓴다. 글과 삶이 주고받는 에너지 안에서 오늘도 조금씩 나아간다. <쓰는 대로 살겠다 / 작가 나날>
누군가 삶에 힘겨워한다면, 그냥 조용히 글을 써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때로는 삶에 지치고 멈춤을 경험할지라도, 이제는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다.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저 지나가는 과정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내 삶 속에 '글쓰기'라는 등대를 들이고 난 후 생긴 변화이다. 아무리 어두운 길을 지나도 나는 그 등대의 불빛을 따라 밝은 곳으로 향할 것임을 믿는다. 그러니 흔들려도 괜찮다. <글 안 쓰고 어떻게 살까요? / 작가 마마뮤>
이조영 / 홍이 / 스윗드림
글은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마법이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도 글로 쓰면 장면이 그려지고, 실제 소리도 들리고, 그때 받았던 느낌도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 당시에는 몰랐던 감정과 새로운 성찰이 뒤늦게야 발견되기도 한다. 감각을 깨우면 나의 일상도 특별해진다.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일을 쓰는 건 쉽다. 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걸 특별하게 만드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내 삶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나에게 달려 있다. <글의 소재 빈곤은 삶의 빈곤이다 / 작가 날자 이조영>
글쓰기는 나에게 한없이 아래로 꺼져내려갈 때, 내 두 발 밑에 단단한 땅을 만드는 것과 같다. 힘들 때 나를 재정비해주고, 내 생각을 정리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고 싶어서 글을 썼다. 그 땅에 두 발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나만의 먹먹한 사연과 방황의 흔적이 쌓이며, 나의 삶은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내가 중심을 잡고 두 다리로 딱 서 있으니 주변이 흔들려도 나는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홀로 설 수 있었다. 성장할 수 있었다.
빈 곳을 채우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나를 모르는 어딘가에 울부짖고 싶을 때 글쓰기를 시작했다. 한 자 한 자 적어 가보자 시작한 글쓰기는 점차 나를 해방했다. 글을 쓸 때면 나는 그 누구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동물로 환생하기도 한다. 또 꿈꾸던 이상형으로 다시 태어나 세계를 누비며 다닐 수도 있고, 염원만 해오던 일을 당장 시작할 수도 있다. 내가 글쓰기에 빠져드는 이유는 바로 이 '해방' 때문이었다. <글쓰기에 빠져든 이유 / 작가 스윗드림>
팀라이트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브런치 작가 레이블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본질을 전하자는 마음으로 모인 그룹이지요. 우리는 팀라이트에 소속되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글을 쓰며, 같이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결과물을 생산하며 성장했던 사람들이랍니다. 여러 생산물 가운데 글 쓰는 마음이라는 레터도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바로 오늘, 그 짧고도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답니다.
구독자님께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할 순 없지만, 글쓰기에 대한 진심! 이것 하나만으로 똘똘 뭉쳤던 사람들인 만큼, 이제는 팀라이트라는 이름 대신 각자의 이름으로 곳곳에서 글쓰기를 외칠 거예요. 우리의 꿈은 글쓰기로 우주를 정복하는 것이니까요.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우주는 지구 밖의 세계를 뜻하는 게 아니랍니다. 가장 가까운 그곳. '나'라는 우주로!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 들어있는 '나'라는 우주를 유영하며, 더 깊고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거랍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매주 혹은 격주의 금요일 아침마다, 저희들의 글 쓰는 마음을 받아주시고 구독해 주신 구독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모두의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끝으로 저희들의 대표 문장을 기록하며 '글 쓰는 마음'을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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