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정치적 올바름(PC)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들 최근에 나온 <인어공주>(2023) 보셨나요? 아니면 관련 이야기나 소식을 접해보진 않으셨나요? 개봉 전부터 캐스팅 논란으로 한창 떠들썩하던 인어공주 실사화 영화가 지난 5월 말 공개되며 다시금 화제에 올랐었는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영화 속 ‘정치적 올바름’ 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정치적 올바름이란?

먼저 정치적 올바름(PC 운동)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PC 운동은 인종과 성별, 종교, 성적지향, 장애, 직업 등과 관련해 소수 약자에 대한 편견이 섞인 표현을 쓰지 말자는 정치적·사회적 운동을 의미해요.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한 차별을 없애고자 하며 그들에 대한 편견이 섞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차별적으로 행동하지 말자는 사회적 움직임인 것이죠. 사전적 정의를 보면 정치적 올바름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오늘 이야기할 영화 속 PC 요소 또한 그러한 의도로 시작된 것이에요. 해외에선 꽤나 오래전부터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에 PC 요소를 넣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서부터 종종 보이고있어요. 이러한 행위는 PC 주의자들에겐 관습처럼 굳어진 영화 속 스테레오 타입과 같은 것을 변화시키고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과 의미를 가지며, 사회적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정치적 효능감을 얻고 사회를 더 좋게 바꾼다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녀요.

영화 속 PC는 왜 논란일까?

그렇다면 이러한 영화 속 PC가 논란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서 말했듯 PC 운동은 본래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기업의 경우 정말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고 이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PC 요소를 콘텐츠에 활용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생겨요. 스토리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아닌, 고민 없이 그저 인물만 소수자로 바꾸거나 작위적이고 교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콘텐츠는 대중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죠. 예로 <어벤져스 : 엔드게임>, <캡틴 마블>,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인어공주> 등의 영화가 있는데요. 이러한 거부감의 양상은 ‘PC 자체에 대한 반감’과 ‘원작 수호 주의’로 나누어 나타나고 있어요. <인어공주>를 예로 들면 전자는 “PC를 위해 억지로 백인 캐릭터를 흑인으로 바꾸는 건 잘못되었다.” 라는 의견이고 후자는 “인종차별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에리얼이란 빨간 머리의 백인 캐릭터를 실사화 하는데 머리색도 피부색도 다르게 캐스팅하는 건 원작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의견이라고 볼 수 있어요. 추가로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존재하는데요. 할리우드에서 종종 발생하는 ‘진저 지우기(서구권에서 차별받는 붉은 머리를 가진 아일랜드계 미국인(=진저) 캐릭터를 흑인으로 바꿔 영화화하는 경우)’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견, 백인을 향한 역차별이란 의견 또한 나오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흑인(또는 소수자)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과거의 고정관념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인종과 상관없이 연기만 잘 하면 된다.” 등의 반응도 있었죠.

비판의 방향은 어디로?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은 ‘영화 속 PC가 옳다/그르다 의 문제’ 뿐만이 아니에요. 흔히 이와 관련된 인터넷을 보면 논란의 대상이 영화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요. ‘영화를 비판하면 인종차별주의자’, ‘영화와 관계없는 인종차별은 하지 말자고 하면 PC주의자’ 로 단정짓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언쟁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영화에 대한 칭찬이나 비판은 개인의 감상으로써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이를 넘어 “역시 PC주의가 스스로 차별을 더 부추기고 있다. 소수자는 차별 받아 마땅하다.”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 “이 영화를 까다니 인종차별주의자들이군. 수준 낮은 것들.”이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 모두 논점을 벗어난 지양해야 하는 태도에요. 이러한 흑백논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더 깊은 의논의 길을 막기만 할 뿐이에요.

또한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표면적 PC주의 태도도 무시할 수 없어요. ‘영화 속 PC’가 화두에 오르게 된 것의 시작엔 기업의 ‘고민 없는 PC 활용’ 문제가 크다고 볼 수 있어요.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증진과 대중 문화 콘텐츠 속 고정관념 바꾸기 모두 필요한 일이지만 변화를 위해선 그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데요. 영화의 스토리와 예술성을 지키면서 pc의 메시지도 잘 담아낸 '뮬란(1998)'과 '알라딘(2019)', ‘슈렉 시리즈’의 사례와 같이 충분히 대중을 만족시키는 영화 속 pc는 가능해요. 반발과 논란의 중심이 되는 영화는 기존 시리즈나 원작의 파급력에 힘입어 일정 수준의 흥행을 보장하고, 캐릭터를 교체하거나 스토리 흐름을 변경해 시리즈나 원작을 믿고 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다수죠. 이러한 논쟁 해결의 시작점은 그 자체로서도 완성도가 높으면서 자연스럽게 PC를 녹여내는 영화를 제작하는 것부터가 아닐까요?

사실 이번 <인어공주>(2023)의 사태는 ‘흑인 인어공주는 있을 수 있지만, 흑인 에리엘은 있을 수 없다’ 라는 것이 핵심이었는데요. 어린 시절 추억의 만화를 ‘실사화’ 한다고 발표한 디즈니 측에 대한 반발이 시작이었죠. 해당 논란이 이렇게 커진 것을 보며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속 PC’ 현상은 앞으로 점점 늘어갈 것 같은데, 그 때마다 이러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자연스럽고 현명하게 PC를 활용한 영화들이 나와 작품성도 사회 변화도 이루어져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By. 연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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