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2022년의 시간들
안녕하세요, 텍스고라운드 (TEXGOROUND®)입니다.
벌써, 라고 말하기는 좀 무안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2022년도 훌쩍 연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영하 10도를 기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한파에 눈이 쌓이고, 저 멀리 보이는 지붕의 백설은 아직도 녹지 않고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괜히 어떤 감상에 젖지 않나요?
2022년의 마지막 뉴스레터를 쓰는 지금, 저는 최소한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텍스고라운드 (TEXGOROUND®)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투자를 위한 IR 자료를 준비하고, (우리가 세운) 까다로운 조건을 가능한 한 모두 만족할 때까지 텍스고라운드 쇼룸 (TGR® Showroom) 공간을 찾으러 다니고, 처음 조성준 대표와 함께 우리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패션 디자이너와 만나 (심지어 아직 쇼룸을 계약하지도 않았을 때 말이죠!) 이야기를 나누고, TEXGOROUND®를 설명할 때가 마치 오래된 영사기의 슬라이드 필름처럼 휙, 지나갑니다.
생각해보면 무척 짧은 시간이나, 그래도 계절이 몇 번이고 바뀌는 와중이니 그리 짧다고만 할 수는 없겠죠.
밤의 술자리에서, 오후의 차 안에서, 텅 비어 너무 넓어 보였던 중구 동호로 15길 8의 새하얀 (미래) 쇼룸 공간에서 우리는 조금씩 형태를 만들고, 시스템을 설계하고, 또 생각보다 꽤 많은 디자이너와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TEXGOROUND® 공식 웹사이트를 완성하였고 (이 얘기는 뒤에 조금 더 할게요),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무수한 면접을 본 후, 성실하고 스마트한 TEXGOROUND® 크루 역시 조금 더 늘어나게 되었어요 (이제 더는 TEXGOROUND® 구성원이 '두 명'이 아니라는 게 비밀은 아닙니다!).
TEXGOROUND®의 열세 번째 뉴스레터이자, 2022년의 마지막 뉴스레터는 12월에 벌어진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볼 예정입니다.
물론 우리는 내년을 준비하고 있어요. 2022년 마지막 주인 다음 주에도 사실 할 게 많네요. 그러나 성탄절을 앞둔 지금은 조금 더 감상 혹은 감성적으로 지난 한 달간의 이야기 중 몇 가지를 짧은 호흡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미 이런 긴 글을 쓴 마당에....'라고 생각하신다면 양해해 주세요. 더불어 TEXGOROUND® 공식 인스타그램도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
#02 — TGR® Showroom Today
TEXGOROUND®의 캘린더와 슬랙 (Slack)은 하루에도 무수한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쇼룸에 방문하는 디자이너와 디렉터들과 상담하고, 원단을 주문하는 단계까지의 일은 어찌 보면 아주 적은 부분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B2B 시스템을 만들기 위하여 훌륭한 개발자 님들과 소통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발생하는 다양한 의문점을 해결하여 모두가 평안(?)해질 수 있도록 TEXGOROUND®의 오피스와 쇼룸에서 우리는 시간을 사용합니다.
아침은 어느새 점심이 되고, 아직 해가 짧은 겨울을 실감하는 짙은 노을과 저녁의 기운이 금세 새하얀 커튼을 친 TGR® Showroom을 감싸 앉습니다.
무엇보다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은 아직 사전 오픈 (Pre-Open) 단계인 TGR® Showroom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TEXGOROUND®의 '입소문'이 퍼지는 걸 체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TEXGOROUND®의 가치인 '지속가능한 원부자재의 순환 (Circulation of Fine Fashion Materials)'은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 생산하지 않고 재사용 (reuse)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다룰 모든 텍스타일 (textile)과 패션 원부자재가 이 범주에 머물지는 않겠지만,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훌륭한 품질의 '재고 원단 (deadstock · stock fabrics · leftover fabrics)'을 사용한 브랜드의 디렉터와 디자이너들이 주변의 친한 디자이너들에게 추천해주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모두 포함하여 현재 TEXGOROUND®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100%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산더미처럼 많아요. 하지만 우리가 제안하는 '상품', 즉 고품질의 패션 원부자재에 있어서만큼은 어디서도 보기 어려울 만큼 훌륭한 품질과 디테일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우리는 2022년을 마무리하고, 아직 '사전 오픈'이라는 단어를 떼지 않은 TEXGOROUND® 쇼룸을 여러분에게 정식으로 공개할 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 소개한 재사용 · 재고 원단으로 2023년의 컬렉션을 속속 만들어낸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전 준비 작업도 이미 들어갔습니다.
쓰다 보니 또 말이 (또) 길어지는데요. 지난 몇 주간의 벌어진 TGR® Showroom과 TEXGOROUND® 오피스의 풍경을 사진으로 보여드립니다. 종종 드린 얘기지만, 우리는 조금씩 전진하고 있습니다. ♻️
#03 — What TGR ® Showroom is Doing These Days
TGR® Showroom에 방문하는 브랜드의 디자이너와 디렉터들을 맞이하고 상담하는 것 외에도 TEXGOROUND®는 바쁘게 돌아갑니다. 쇼룸의 외형을 완성하고, 디자이너들이 원하는 원단을 수배하거나 제안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취지에 공감해주시는 고품질 재고 원단의 공급 파트너들을 조금씩 늘리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 2주간, 우리는 TGR® Showroom 사이니지 (signage)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진작 했어야 하는 일인데, 매일 하루가 바쁘다는 이유로 조금 늦어졌어요. 이제 TGR® Showroom에 방문하시는 고객들은 이전보다 쉽게 위치를 찾고, 여러 정보를 얻으실 수 있게 되었답니다. TEXGOROUND®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QR 코드부터 Wi-Fi와 화장실 비밀번호까지 말이죠.
참, 그리고 TEXGOROUND®의 네임 플레이트 (name plate), 즉 명판을 만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사소하고 작은 작업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꽤 뜻깊었어요. 아, 우리가 출발선을 넘어서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감정이 들었다면 너무 감상적이려나요. 연말이니까요.
TEXGOROUND® 재고 원단을 사용한 후, 다음 컬렉션을 준비하기 위하여 재방문하는 고객들을 만나는 것 또한 소소한 기쁨입니다.
단지 '매출'을 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우리가 무척 좋아하는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TEXGOROUND®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과 순환 패션 (Circular Fashion)의 가치를 이해해 주시고, 기꺼이 동참해주신다는 작은 이정표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
혜인서 (HYEIN SEO)의 서혜인 디자이너와 그의 디자인 팀이 TEXGOROUND® 원단으로 컬렉션 상품을 만들어 가능성을 보고, 재차 TGR® Showroom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어요. 물론 '지속가능성' 자체를 고객들에게 우리는 강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를테면 하나의 플랫폼이거든요.
좋은 '재고' 원단과 부자재를 사용하여 옷을 짓고, 컬렉션을 선보이고, 고객들이 그 옷과 장신구를 기꺼이 입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그만큼 새로 원부자재를 생산하며 드는 다양한 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배송에 드는 탄소 발자국이 존재하나, 생산에 드는 다양한 폐기 물질이 생기지 않는 데서 오는 이로움이 훨씬 더 큽니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모두가 '환경'을 생각하는 세상이란, 거창한 몽상가들의 이상론이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많은 사람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매년 예년과 달라지는 기후 변화를 체감하고 있지요. 아직 작은 TEXGOROUND®가 '지구에 이로운' 모든 일의 선봉에 섰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TEXGOROUND®의 구성원들은 우리의 비즈니스와, 디자이너들의 비즈니스에 이로운 일을 하게 되는 자체로 조금씩 그 비전을 실현해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
#04 — TEXGOROUND® New Arrivals
이번 뉴스레터부터 TGR® Showroom에 입고되는 고품질 재고 원단을 소개합니다.
내부적으로 오프라인 쇼룸에서 보실 수 있는 원단을 디지털 공간에 올리는 디지털화 (Digitalization)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만, 뉴스레터를 통하여 훌륭한 품질의 새로운 재고 원단을 조금씩 선별하여 보여드립니다.
향후 우리는 각기 다른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니즈에 맞추어 그들이 필요하고, 또 원하는 원단을 큐레이션하여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그 출발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EXGOROUND® New Arrivals : 울 (Wool) + 제냐 (Zegna)
새로운 가을/겨울 컬렉션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어울리는 고급 품질의 메이드 인 코리아 (Made in Korea) 울 (Wool) 원단과 고급 패션 브랜드에 주로 쓰이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Ermenegildo Zegna)사의 메이드 인 이태리 (Made in Italy) 원단이 막 TGR® Showroom에 도착했습니다.
특히 TGR® Showroom의 "울" 컬렉션은 국내 원단 공급사로부터 받은 제품인데요. 다양한 촉감과 섬세하게 원사를 섞어 직조한 디테일이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에 어울리는 훌륭한 품질입니다.
아, 물론 부드러운 촉감의 수트 (suit)가 떠오르는 제냐 원단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답니다.
#05 — NOW OPEN! TEXGOROUND® Official Website
열한 번째 뉴스레터와 열두 번째 뉴스레터에서 TEXGOROUND® 공식 웹사이트, TEXGOROUND.com을 만드는 진행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만, 드디어(!) 그 첫 모습을 여러분에게 공개합니다.
아직 여기저기 퍼트리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무얼 하고, 무얼 하려고 하는지 알려드리고자 했어요. 물론 TEXGOROUND® 오프라인 쇼룸, TGR® Showroom에 관한 내용도 함께합니다(네이버 예약을 통한 방문 예약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TGR®의 '현재' 공식 홈페이지는 내부적으로 'Ver. 01'로 부르고 있는데요, 앞으로 몇 가지 메뉴를 추가하여 오롯한 웹사이트를 완성할 예정입니다.
한 번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06 — TEXGOROUND® on Press
슬슬 막바지(?)를 향해가는 열세 번째 뉴스레터에는 또 다른 기쁜 소식을 하나 전합니다. 순환 패션 원부자재 순환 플랫폼, TEXGOROUND®의 첫 번째 공식 인터뷰 기사가 나왔습니다!
어렴풋이 알던 일이지만, 스타트업 운영에 참여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연락이 옵니다. 그중에는 우리를 취재하겠다는 고마운 연락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꺼풀 이야기를 진전해 보면, 돈을 내고 기사를 실어주겠다는 제안인 경우가 제법 있었어요.
앞으로 TEXGOROUND®에는 물론 더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한 마케팅과 콘텐츠 메이킹이 함께하겠지만, 그러한 방식이 우리가 원하는 일은 아닙니다.
패션 업계의 동향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패션 인사이트 (Fashion Insight)>에서 TEXGOROUND®를 취재해주신 것은 그래서 더욱 우리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2022년을 돌아보고, 다가올 2023년을 전망하는 이야기를 담은 2022년 12월 15일 자 (통간 No. 951) <패션 인사이트>에는 한 면을 통틀어 TEXGOROUND®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기사가 올라간 후 TEXGOROUND®에는 실제적인 효과 또한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업계에 계신 분들이 많이 보는 매체이기 때문에 '기사를 보고 쇼룸에 방문했다'는 디자이너와 디렉터들이 계셨어요 (감사합니다!).
'기념비적인' TEXGOROUND®의 첫 번째 인터뷰 기사에는 우리의 출발부터 아직 실현 단계에 도달하려면 조금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계획을 이야기하고, 그것이 지면에 활자가 되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감' 또한 늘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을 지니고 TEXGOROUND®의 모든 구성원은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
Fashion Insight : 패션 원부자재의 지속가능한 순환 ‘텍스고라운드’' 기사 전문 보기
#07 — TGR® Showroom 방문 예약 안내
TGR® Showroom에서, 고품질 원부자재 상담과 주문을 한 번에.
TGR® Showroom은 현재 사전 오픈(Pre-Open) 기간입니다. 새로운 컬렉션과 아이템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라면 언제든지 예약하고, 방문 상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의 시작에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TEXGOROUND®는 내부 정비와 시스템 구축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한 방문 예약의 경우, 매주 화요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예약 시스템의 변동은 없으며, 오히려 더 편리하게 상담과 주문, 배송을 받아보실 수 있도록 정비 중이오니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1. 텍스고라운드 쇼룸 방문 예약을 클릭합니다.
02. 쇼룸 방문 날짜와 시간을 선택합니다.
03. 예약 완료!
04. 추가로 TGR® Showroom 사전 설문지를 작성해주시면, 방문 전 사전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전 설문지에 '브랜드명'과 '회사명'을 함께 넣어주시면 됩니다!). ♻️
#08 — EPILOGUE
(뉴스레터를) 짧게 쓰자고 항상 다짐합니다. 물론 항상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의 에필로그는 문득 생각날 때, TEXGOROUND® 관련 얘기를 짧게 기록으로 남기고자 적은 문장으로 마무리합니다.
"텍스고라운드의 매일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매일 찾아서 일을 하고, 매일 문제가 발생하고, 또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조금씩 전진하는 일상이다.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여러 종류의 기업 중 사람들이 떠올리는 신생 기업, 즉 스타트업의 숙명 혹은 사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으나 우리는 그 길을 제법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고 믿는다)."
조금 거창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요즘 TEXGOROUND®의 일을 하면서 처음 조성준 대표님과 나눈 이야기가 항상 떠오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스타트업의 일이라는 것인데요.
TEXGOROUND®를 만들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우리가 '비전'으로 생각하는 패션, 사회 그리고 환경의 문제에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적어도 수개월 전보다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 안의 과정이 항상 재미있을 거라고 믿는 건 아니에요. 특히 국내외 경제 전망에 관한 좋지 않은 징조와 소식이 많은 요즘, 어려운 일도 많이 있을 겁니다.
그래도 가능한 한 그에 관한 준비를 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또 무엇보다 훌륭한 원부자재의 순환이라는 목표와 가치 아래 더 훌륭한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전력으로 도울 준비를 우리는 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가 패션에서, 적어도 TEXGOROUND® 안에서 뜬구름 같은 목표가 아니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는 목표라는 점을 항상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이제 2022년 연말입니다. 2023년이 딱 일주일 남은 순간이네요. 매서운 추위도 물러나지 않고 있고요. 코로나19와 독감의 여파는 이미 주변을 점령했습니다. 무엇보다 건강, 또 건강입니다.
그럼, TEXGOROUND®는 새로운 소식과 함께 다음 뉴스레터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평안한 연말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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