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텍스고라운드 (TEXGOROUND®) 뉴스레터 TGR® Forecast입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2024년 LVMH 혁신상의 주요 스타트업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팬시테크 (FancyTech)의 AI 기반 영상 자동 제작, 엑추얼 (Aectual)의 순환형 3D 프린팅 인테리어, 오쎄나 (Authena)의 블록체인 기반 제품 인증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죠. 그렇다면, 럭셔리의 본질을 지켜온 LVMH는 왜 이런 최신 기술에 주목하는 걸까요?
❶ LVMH가 주목하는 패션 테크 트렌드 분석
앞서 소개해드린 수상작들을 통해 럭셔리 패션 업계의 최신 테크 트렌드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요. LVMH가 혁신상을 통해 강조한 분야들을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패션과 기술의 접점에서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쉽게 따라오실 수 있도록 하나씩 풀어서 설명해 볼게요.
① 생성형 AI와 데이터 활용 혁신
생성형 AI (Generative AI)는 인공지능 테크 기업을 넘어서 세계적인 화두로 자리 잡았죠. 생성형 AI란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으로,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까지 자동 생성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LVMH는 최근 이 분야를 특별 주목하여, FancyTech와 블링 (BLNG) 같은 스타트업을 선정했어요. FancyTech의 사례처럼 AI가 자동으로 제품 영상을 만들어주는 기술은 마케팅 콘텐츠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합니다.
가령, 80개의 시계에 맞는 영상을 각각 사람이 모두 만든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나 막대한 시간이 들겠지만, FancyTech의 AI 플랫폼으로 불과 2주 만에 모든 영상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빠르게 대량 제작해야 하는 동시대 럭셔리 마케팅에 큰 강점이 됩니다.
더불어 BLNG처럼 AI가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기술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주얼리 스케치를 즉시 3D 비주얼로 보여주거나, AI가 여러 디자인 변형을 제안함으로써 디자이너의 창의적 실험을 도와주는 것이죠 . 이는 ‘AI 디자인 도우미’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사람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증폭하는 도구로서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FancyTech 공동창업자 모건 마오 (Morgan Mao)도 “AI는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할 뿐, 인간의 ‘감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생성형 AI 트렌드는 콘텐츠 생산 자동화와 맞춤 경험 제공이라는 두 측면에서 패션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LVMH 역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 추천, 판매 예측 등 데이터 활용을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해왔는데요,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성 AI로 새로운 경험 자체를 만들어내는 단계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② 메타버스와 몰입형 디지털 경험
메타버스와 AR / VR로 대표되는 몰입형 디지털 경험 역시 LVMH가 지속적으로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2024년 혁신상 부문 중 하나도 몰입형 디지털 경험 (Immersive Digital Experiences)이었고, 이 부문의 범주에는 NFT, 메타버스, 3D,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가상 패션을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포함되었어요.
올해 그랑프리를 차지한 FancyTech 또한 3D 기반 콘텐츠로 몰입감을 높이는 사례였지요. 그 외에도 LVMH는 VivaTech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몰입형 기술 시연을 선보였어요.
가령 루이 비통은 최고급 고객 담당 직원을 돕는 AI 기반의 맞춤형 조언 시스템을 시연했고, 겔랑 (Guerlain)은 VR 헤드셋과 향 분사기를 결합해 가상 정원을 거닐며 자사의 향수를 경험하는 몰입형 콘텐츠를 소개했습니다.
심지어 애플 비전 프로 (Apple Vision Pro)와 같은 최신 MR (혼합현실) 기기를 활용, 여행 가방 브랜드 리모와 (Rimowa)의 가상 팝업 체험을 제공하기도 했죠.
이러한 사례들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방식으로 제품을 체험하게 하는 시도로, 궁극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고객 경험을 강화합니다.
LVMH 혁신상 후보 기업 중에도 AR 기반 가상 피팅이나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 스타트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가상 패션 (Virtual Fashion) 트렌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줍니다. 비록 1-2년 전처럼 NFT 열풍이 대대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브랜드 경험은 럭셔리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탐구되는 주제입니다.
③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과 순환 패션 (Circular Fashion)
럭셔리 패션계에서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LVMH 혁신상도 이를 뒷받침하듯 지속가능성 및 그린테크 부문을 통해 환경 혁신 스타트업들을 조명하고 있어요.
2024년 해당 부문 수상자인 Aectual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3D 프린팅 인테리어로 순환 경제를 실현한 사례였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지속 가능 소재나 친환경 생산 공정은 패션 테크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어요.
참고로 2023년 LVMH 혁신상 그랑프리 수상 기업은 영국의 세이브 유어 워드로브 (Save Your Wardrobe · SYW)였는데, 이 스타트업은 옷장 속 오래된 의류나 가방을 수선할 수 있도록 수선공과 고객을 이어주는 플랫폼이었습니다. 결국 오래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순환하는 순환 패션 (circular fashion) 아이디어가 인정받은 것이죠.
LVMH가 한 해는 수선 플랫폼 (SYW), 다음 해는 AI 영상제작 (FancyTech)을 우승시킨 것은 겉보기엔 방향이 달라 보이지만, 두 해 모두 고객에게 지속가능하면서,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큰 맥락에서는 일치합니다.
즉, 친환경적 가치와 첨단 기술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동시에 추구하는 목표이며, 지속가능성 분야의 테크 혁신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는 뜻이죠. 향후 생분해 소재, 대체 가죽, 탄소 배출 관리 등의 분야에 몰두하는 패션 테크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기대됩니다.
④ 진품 인증과 투명한 공급망 (Blockchain & IoT)
명품 업계에서 정품 인증과 공급망 투명성은 브랜드 신뢰를 지키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이를 위한 기술 트렌드로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IoT)을 들 수 있습니다.
2024년 운영 혁신 부문 우승을 차지한 오쎄나 (Authena)는 제품 하나하나에 IoT 센서 태그를 붙이고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실시간 추적하는 기술을 제공해요. 소비자는 제품의 QR코드나 태그를 스캔하여 어디서 만들어지고 유통되었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유통 중 발생할 수 있는 위조나 변조를 방지할 수 있죠.
LVMH는 이미 자체적으로 2019년부터 다수의 하우스 브랜드를 위한 블록체인 컨소시엄 (AURA)을 운영하며 다이아몬드, 와인, 패션품의 진위와 이력을 관리해 오고 있습니다. 과거 LVMH 혁신상에서도 비체인 (VeChain)과 같이 블록체인으로 명품의 진품 여부를 검증하는 스타트업이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투명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테크 솔루션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어떤 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왔는지 데이터를 축적하면 환경 영향 추적이나 ESG 경영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LVMH가 주목하는 블록체인 인증 기술은 명품의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기반 기술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⑤ 사람을 위한 기술 — 직원 경험과 포용성
패션테크 트렌드는 고객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LVMH는 직원 경험 (Employee Experience)과 다양성 · 포용성 (D&I · Diversity & Inclusion) 증진을 위한 기술도 혁신상 범주에 포함할 만큼, 인간 중심 혁신에 관심이 있습니다.
2024년 해당 부문 수상자인 Heralbony 사례가 이를 잘 보여주는데요. Heralbony는 자폐 등 발달장애를 지닌 아티스트들의 그림을 기업이 라이선스로 사용하도록 연결해 주는 플랫폼입니다. 겉보기엔 예술 중개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재능을 포용하고 새로운 가치로 연결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러한 아트워크를 제품 디자인이나 매장 디스플레이에 활용하면 독특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죠.
이렇듯 포용과 다양성을 위한 기술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풍부하게 하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창의성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LVMH 산하 여러 하우스는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이나 교육 플랫폼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다양성을 고려한 AI 채용 도구나 직원 맞춤형 복지 앱 등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어요.
패션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사람에서 나오기 때문에, LVMH가 기술을 통한 사람 중심의 혁신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❷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동행, 럭셔리 산업을 재창조하다
2024년 LVMH 혁신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럭셔리 패션과 첨단 기술의 연결점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디자인부터 메타버스 공간의 체험, 지속 가능한 소재 혁신, 블록체인으로 보증된 신뢰, 그리고 사람을 향한 포용 기술까지 – 이 모든 것이 패션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패션테크 트렌드입니다. LVMH가 이러한 분야의 스타트업들과 협업하고 지원한다는 것은 곧 전통적인 명품 기업도 기술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겠죠.
패션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소비자는 더 개인화되고 몰입적인 경험을 기대하게 되었고, 기업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데이터와 창의력을 결합하고 있습니다. 이번 혁신상을 통해 나타난 트렌드들은 가까운 미래에 럭셔리 브랜드들의 서비스와 제품에 현실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요.
AI가 만들어준 영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매장에서는 AR로 가상 피팅을 제공하며, 구매한 제품에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보증서가 따라오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있긴 하지만,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LVMH 혁신상은 단순한 수상 행사 이상으로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동행이 어떻게 럭셔리 산업을 재창조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무대입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친근하면서도 깊이 있게 기술을 받아들이는 LVMH의 행보가 향후 다른 패션 기업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패션과 기술이 만나 만들어갈 미래의 럭셔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 전해드린 LVMH 혁신상에서 엿본 기술 트렌드는 어쩌면 그 질문에 대한 작은 힌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칠게요.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주제로, TGR® Forecast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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