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편지

당신이 고요한 하루를 보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2024.01.21 | 조회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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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팬시

송화팬시를 1인 창업하기 위한 여정을 그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자입니다. 사실 이 편지는 토요일 밤 9시 18분에 쓰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잠이 안 오고, 뭔가 안정되면서도 묘하게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며 이 편지를 씁니다. 며칠 동안 저녁 8시 반이면 잠이 와서, 다음날 아침 5시까지 아주 푹 잤거든요. 그런데 다시 불면증이 시작된 건가 하는 불안감도 듭니다.

있잖아요. 저는 욕심이 참 많아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이 홍수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그런데 계속 해나가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뭔가를 계속하는 근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작하고, 포기하고, 시작하고, 그만두고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조금씩 두려워집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제가 정말로 뭘 좋아하는지, 정말로 뭘 하기 싫어하는지가 점점 명확해집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이번 겨울에 뜨개질과 재봉틀질을 동시에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뜨개질은 하면 할수록 점점 짜증이 나고, 재봉틀은 하면 할수록 점점 재미있고 더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아, 나는 뜨개질처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파내려 가는 것보다는 한 번에 해버리고 빨리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을 더욱 좋아하는구나, 라구요.

그래서 겨울이 끝나면 뜨개질은 아마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신에 재봉틀은 계속하려고요.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저는 한 가지를 깊고 느리게 파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빨리 결과가 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최근에, 일러스트레이터를 접고 생활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한 그림으로 저의 생각들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도 생활툰도 어떤 이유로 인해서 그만둘 수도 있어요. 사실 그래도 딱히 상관없는 일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만두면 제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이 더욱 꺾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이 편지만은 계속, 제가 죽을 때까지 계속 써서 당신에게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10년 정도 꾸준히 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10년 넘게 꾸준히 하고 있는 유일한 게, 하나님께 편지 쓰기랍니다. 그래서, 편지 쓰는 것은 제가 참 좋아하고, 자신 있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아아, 뭐라도 좋으니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해 나가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재봉틀로 소품과 옷 만들기, 만화 그리기, 편지 쓰기 가 제가 죽을 때까지 계속해 나갈 것들인 것 같아요.

시간이 밤 9시 32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아아, 부디 잠이 오기를 바랍니다. 불면증은 너무나도 지겹거든요. 그래도 오랜만에 밤에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편지를 쓰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부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유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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