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편지

매일 똑같은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2024.02.14 | 조회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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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팬시

송화팬시를 1인 창업하기 위한 여정을 그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자입니다. 익숙한 음악을 듣고 또 들으면서 평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은 익숙한 노래, 익숙한 책이 좋아요. 새로운 게 극도로 싫어지고 익숙한 게 좋아지는 날들입니다.

10년 전에도 좋아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참 좋아요. 지겨워져서 몇 년 안 들으면 다시 좋아져요. 그런 거겠지요.

익숙해져서 좋은 것들. 나를 상처 입히지 않는 것들이 좋습니다. 익숙한 맛의 된장국과 김치와 밥처럼 말이지요. 저는 삼시 세끼 된장국과 밥만 먹어도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향기는 라벤더. 디저트는 치즈나 레몬맛으로. 차는 따뜻한 말차/녹차라테. 노래는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것 무한 반복. 똑같은 것을 계속, 계속, 끊임없이 계속 반복하는 것이 요즘의 취미입니다.

약간 강박증, 불안증이 섞인 결과인 것 같아요. 그래도 이건 이것대로 마음이 편안해서 좋습니다.

요즘은 뭔가가 변하는 게 싫어요.

그래도 변하는 게 좋은 것도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것은 싫고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것은 허탈한데,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것은 좋고,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것은 신납니다. 그런 변화는 일부러 증거물로서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 같은 것을 찾으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호수 공원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귀에는 익숙한 핑크색 이어폰을 끼고, 10년도 넘도록 계속 들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그 노래와 관련된 추억들을 어름어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길을 걷다가 문득 신경 쓰이는 나뭇가지에 다가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귀여운, 큰, 도톰한 꽃봉오리가 올라온 것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고 느꼈습니다. 봄마다 본 것이니 적어도 25년 이상 인식하면서 살았다는 것인데도, 25번밖에 안본 것이니 사랑스럽고 새로운 느낌입니다.

오늘은 하늘이 하늘색이더군요. 연한 파란색 아시죠? 그 색이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하늘색이네.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색이었습니다. 그 색을 인식해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오늘따라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그런 하루의 시작을 느끼면서, 주 기도문을 외웠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의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옴 나이다.

- 아멘 -

(요즘 버전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세례를 받을 때 외운 버전이 가장 친숙해서 저는 계속 이 버전으로 외웁니다.)

뭔가 딱 이렇게만 이루어지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주 기도문이라도 매일의 무사와 평화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외우도록 하려고 합니다.

똑같은 기도를 올리고, 똑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똑같은 하루를 평화롭고 무사하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런 매일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한 요즘입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고요, 행복하고 무사히 다녀오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유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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