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편지

그 사람이 나만큼 못한다 해도, 그 사람의 속도로.

2024.01.17 | 조회 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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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팬시

송화팬시를 1인 창업하기 위한 여정을 그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자입니다. 4일간 완전한 자기만의 시간이 생긴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오늘부터 4일간 자유 시간입니다. 결혼 준비 중인 남자친구의 자취 집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떨떠름해 보여서 취소했거든요.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모든 일정을 비우고 조정해서 텅 빈 상태인지라, 저 혼자서 이 4일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 중이랍니다.

**의 서재 앱에서 읽고 싶은 책을 전부 내 책장으로 담아놓기도 하고, 그동안 드문드문 읽고 있었던 작은 아씨들과 이해인 수녀님의 '사랑은 외로운 투쟁'을 집중해서 읽자고 다짐하기도 하고, 굳은 버스 표 값으로 오랜만에 좋아하는 카페에 갈 생각이고요, 그리고 요즘 1kg 살이 쪄서 다시 원상복구하고, 더 살을 빼려고 다이어트 계획도 짜놓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왠지 너무나도 재밌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운한 마음이 앞섭니다. 저의 남자친구는 평소에 일이 많은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평소에도 많이 피곤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친구도 많이 배려를 해주지만 저도 제 나름대로 많은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오랜만에 간다고 했을 때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아, 이 사람 힘들구나 싶었지요. 그러고는 "오시고 싶으시면 오시라고" 하는데 왠지 힘이 쭉 빠지더군요.

그 뒤로 기분이 계속 나빴습니다. 왜 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왜 내가 이 사람을 배려해 주는 만큼 배려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눈에 씌워진 듯 어른거렸지요. 요즘 보는 '잠언'이나 여러 지혜를 담은 글들을 떠올려서 마음을 가라앉히려 해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 편지를 당신께 쓰려고,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해인 수녀님의 사랑은 외로운 투쟁을 읽고 있는데 딱 답이 나오더군요.

이해인 수녀님께서 여행 중에 읽으신 '보키니'의 구절을 적어주셨는데요, 그 글을 읽으니 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옮겨보겠습니다.

"타인들에게 완벽을 강요하면 나는 그들의 적이 되고 말 것이니, 완벽을 요구하면 할수록 그들의 눈에는 더욱더 차갑고 무정한 사람으로 비칠 것이다. 완벽이 아닌 최선을 요구하면 나 자신의 삶도 큰 이해심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완벽이 아니라 최선. 그 말이 저에게 답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남자친구와 통화할 때 저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더군요. 남자친구는 저에게 자신의 상황과 몸 상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자친구에게 완벽함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편지 쓰기를 마치고 보내면 다시 이해인 수녀님의 책을 읽고, 7시 즈음에는 걷기 운동이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매일 아침 3~40분가량 걸어서 회사에 출근하고 또 퇴근했던 남자친구의 고생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머리와 마음을 차분하게 식히고, 남자친구가 혼자서 편안히 쉬는 동안에 저의 인생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당신께서도 일주일의 중간인 오늘, 차분하고 편안한 하루 보내시고 따뜻한 옷을 잘 입으셔서 몸도 건강히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유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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