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앞 구제 청바지를 팔던 가게도 홍대 앞 꽃파는 술집도, 바질페스토 펜네가 맛있던 더비이스트로도, 이름만큼 흥겨웠던 캐롤킹도, 느긋하게 누워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나비도 꽃이었다 꽃을 떠나기전도 이름처럼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던 안녕 바다도 모두 사라졌다.
난 기억과 추억을 공간에 많이 담아둔다. 그 공간에 가야만 기억나는 그런 기억들이 있다. 그 공간들이 사라지면 그런 기억들도 영영 사라진다.
부산대 앞을 가본적이 없지만 학생들이 자주 찾던 가게가, 3층짜리 큰 문구점이, 북적이던 거리 앞 상가가 문을 닫고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속 잃어버린 기억에 묶인 상실의 끈이 희미하게 당겨져오는 기분이 든다. 나처럼 공간과 함께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당기는.
가게를 오래 하실 수 있으면 합니다.
이 건물이 헐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 나무가 잘려나가지 않았으면 해요.
오래됨이, 늙음이 싫어 항상 새롭기만한 서울의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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