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벚꽃이 만개한 계절입니다. 날씨가 사람에게 주는 영향이 참으로 큰 것 같아요. 아무 일이 없어도 따뜻해진 햇살 덕분에 기분이 좋기도 하고, 만개한 벚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스레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요즘 '루틴'이라는 키워드에 꽂혀있는데요, 루틴에 관한 글을 찾아 읽고, 생각하다 보니 '꿈'에 대해서도 골똘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꿈에 관해 이야기해볼게요.
너 꿈이 뭐야?
몇 년 전, Jtbc 한끼줍쇼 방송에서 이효리님(이하 님 생략)이 아홉 살 어린이에게 한 말이 명언이라며 화제다. 강호동이 한 어린이에게 어른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 것이냐 물었는데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경규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했다. 그러자 이효리는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라고 말했다.
나는 두 사람의 의견 모두 공감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한 이경규의 말은 세대적 문화 차이에 기반한 덕담일 테다. 자라나는 새싹인 어린이들에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는 어른의 응원이자 축복인 것이다.
물론, 이효리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냥 아무나 돼'라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선호하는 인기 있는 직업 또는 특정한 형용사/명사 없이 유일무이한 '자기 자신'이 되라는 뜻일 테다.
어릴 때, 나는 특별히 하고 싶었던 꿈이 없었다. 어린이 시절의 꿈은 기억에서 가물가물하고, 청소년 시절의 꿈은 변호사 또는 회계사가 되고 싶었다. 아마도 자본주의 세상의 이치를 조금 깨닫게 된 청소년기였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번지르르한 모습을 동경했던 것 같다.
서른 중반이 된 이제서야 꿈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무엇(What)이 되고 싶은 것보다 어떻게(How to) 살아야 할지에 관한 꿈을 꿈꾼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미완성이라 예측할 수 없어 더욱 골똘히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을 다듬는다.
꿈이 있다는 것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꿈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삶에 큰 의미가 된다. 누군가는 꿈을 이루어야 그 의미가 참된 것이고, 이루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만으로도 분명 가치가 있다. 꿈을 위해 지금 당장 나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못하더라도, 무언가를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꿈을 성취하고 싶은 욕구와 낙관적인 미래를 소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낼 힘과 미래를 향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우리 집 어린이는 꿈이 여러 번 바뀌었다. 4-5살 때 즈음에는 곰을 고쳐주고 싶어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엄마 아빠는 수의사라는 그럴싸한 전문직의 꿈이 꽤나 만족스러워서 그 꿈에 박수를 쳐 주었고, 곰 말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치료해 주는 것은 어떠냐고 조심스레 제안했다. 그러나 아이는 단숨에 거절했다.
"아니, 나는 꼭 곰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될 거야."
그 이후로도 꿈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가장 최근에 희망하고 있는 장래희망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엄마인 나는 메이크업에 도통 관심이 없는데 어디서 그런 직업을 알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는 작년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유치원 발표회 때도 "나의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입니다"였다. 화가, 작가, 축구선수, 선생님 등 몇몇 아이들의 꿈이 꽤나 비슷하게 겹치는데 반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아이는 우리 아이밖에 없었다.
초등학교에 입학 후,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휴대폰을 사줬는데 휴대폰이 생기고 난 후로, 나와 같이 올리브영에 갈 때면 몇십 장씩 매대 사진을 찍곤 한다. 도대체 그것은 왜 찍는 것이냐 물어봤더니 "엄마, 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될 거잖아." 하는 것이다. 어른들 말로 표현하면, 직업(일)을 위한 레퍼런스를 조사하는 셈이다.
이렇듯 꿈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컨트롤한다. 지금 당장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될 수 없는 8살 어린이도, 미래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고, 될 수 있으니 열심히 메이크업 상품과 아이돌 메이크업 트렌드를 조사하는 것처럼 꿈을 갖는다는 것은 현재 나의 사고와 행동에 기여한다.
나 또한 지금 당장 성취하기 어려운 꿈일지라도, 때때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에 마냥 늘어지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고 삶의 자세를 바로잡는다.
꿈 꾸지 않으면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린 알고 있네 우린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위 가사는 배우고 가르치는 것, 즉 교육에 관한 말을 하고 있지만 삶에도 적용됨을 우리는 알고 있다. 꿈꾸지 않으면 진정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고, 깜깜한 밤 하늘에서 별을 헤아리는 것처럼 막막한 상황에서도 한 줄기의 빛을 바라보며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듯이, 길이 없다면 길을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은 끝내 희망을 놓지 않으며, 삶과 나 자신에 대해 더욱 깊게 배워나가는 것일 테다.
평균 기대수명, 83세 구독자님은 어떤 꿈으로 삶을 기대하고 있나요?
KOSIS에 따르면, 2022년 대한민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세다. 대략적으로 남성은 80세 여성은 86세이다. 아직 내 나이가 평균 나이도 체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큰 안도감이 든다. 구독자님도 아직 절반도 체 지나지 않았다면, 축하한다! 앞으로 더욱 배울 것, 경험할 것, 기쁘게 꿈꾸고 소망할 것이 넘쳐 날테니.
'모른다' , '할 수 없다' 와
'앞으로 배울 것이 많다', '앞으로 해볼 수 있는,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같은 상태이지만 어떻게 표현하고 사고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우리 아직 이루지 못한 것, 배우지 못한 것, 해보지 못한 것이 있어도 괜찮다. 앞으로 배우고, 경험하고, 해볼 것들이 많다. 꿈의 크고 작음은 상관없다. 깜깜한 현실일지라도, 별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나를, 우리를 살게 할 수 있는 꿈이라면, 그 어떤 꿈이라도 가치가 있다.
설령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다. 그 꿈에 닿지 못할지언정, 꿈을 위해 뻗었던 우리의 한 뼘은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갑자기 정문정 작가님의 <더 좋은 곳으로 가자>와 김미경 강사님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이래서 책 제목을 잘 지어나 하나보다.)
구독자님에게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꿈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구독자님을 더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가주면 좋겠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우리는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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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y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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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케이레터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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