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날씨가 정~말 추워졌어요. 지난번 레터에서 겨울임에도 날씨가 따뜻해서 지구 온난화가 걱정된다고 했었는데 따뜻한 겨울이 웬말이냐는 듯, 주중에 비가 오더니 주말부터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어마 무시한 추위가 찾아왔어요. 마치, '찐 겨울을 보여줄게!'하듯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매서운 칼바람이 세차게 부네요. 추운 겨울, 마스크 꼭 꼭 쓰시고 옷 따뜻하게 잘 챙겨 입으세요! 틈틈이 따뜻한 커피나 핫초코 꼭 드시고요! :)
이번 레터가 40번째 발송하는 레터인데요, 올해 1월부터 시작하여 차곡차곡 쌓인 레터를 보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부풀어 오릅니다. '시선이 머무는 것에 대해 나눌게요.' 라는 첫 마음처럼 오직 비케이 시선에 머무르는 것들을 때마다 나누었는데, 그때마다 같은 마음으로 공감해 주시고, 애정으로 귀 기울여주셔서 무척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일, 살림, 육아 3가지를 병행하며 주말에 레터를 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없는 시간을 쪼개어 노트북 앞에 앉아 고민하고,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리고,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고, 또 나누는 일은 기어이 다시 시간을 돌린다 하여도 같은 선택을 할 만큼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구독자님 덕분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
그간 발행했던 뉴스레터를 살펴보니, '오, 이번 레터는 꽤 유용한데?(잘 썼는데?)' 싶어 스스로 자화자찬하기도 했고, 반면에 '이때는 준비가 소홀했네' 싶은 아쉬운 레터도 있었습니다. 일 년 간 비케이레터를 발행 및 운영하며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에 지난날, 몇 번이고 주저했을지라도 끝내 새로운 것에 도전한 제 자신이 꽤 기특합니다.
'그냥' 하는 마음
올 한 해를 돌아보니 너무 잘하려는 마음이 무언가를 도전하는데 큰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여러 일을 통해 깨달았어요. 뉴스레터도 포함해서요. 너무 잘하고 싶을 때, 우리는 종종 불안해집니다. 기대만큼 해내지 못할까봐. 그래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될까봐. 그런데 '그냥' 하는 마음도 꽤 멋진 마음이더라고요.
얼마 전,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전여빈씨의 수상소감 중에 '중꺾그마'라는 말이 나옵니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뜻인데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와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외치며 의지를 단단히 다지곤 했는데, 갑자기 중꺾그마,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니요. 그런데 저는 수상소감을 듣자마자, 중꺾마를 처음 들었을 때 보다 더 큰 전율이 느껴졌어요. 올 한 해 제가 많이 깨닫고, 반성하고 그래서 다시 실천하고, 배울 수 있었던 마음가짐이었거든요. 모든 일에 앞서 꺾이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갖는다면 좋겠지만, 때때로 우리는 주저하기도, 실망하기도, 나약해지기도 하잖아요. 꺾인 마음 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하는 마음은 또 다른 내면의 의지이자 나의 결심을 소중히 여기는 애틋한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한껏 꺾여진 마음을 지닌 채 '그냥' 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곱씹어 보다 이내 '그냥'이라는 말에 담긴 포용력에 대해서도 마음을 기울여봅니다. 우리는 보통 '그냥'이라는 말을 특별하지 않은, 무미건조한 단어라고 여기기 쉬워요. 그런데 '그냥'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꽤나 포용력 있고 또한 현실적입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그냥'은 부사로서 1. 더 이상의 변화 없이 그 상태 그대로 2. 그런 모양으로 줄곧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꺾인 마음 일지라도, 하던 것을 그냥(줄곧) 계속하는 것.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그냥(그 상태 그대로) 하는 것. 분명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줄곧, 그 상태를 유지하며 하던 일을 계속하는 마음. 이러한 마음이 겹겹이 쌓이고, 또 쌓일 때, 예상치 못한 순간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벽'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새로운 '문'으로 변화되는 순간이랄까요.
올해의 문장들 TOP 10
오늘 레터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 한 해, 저에게 힘이 돼주었던 문장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구독자님 곁에 두고두고 머무르는 문장들이 되기를 바라요.
(*출처 및 원문이 명확한 글들은 출처를 밝혔으나, 원문을 모르는 경우 생략하였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얼마 남지 않은 2023년, 매서운 추위에 몸은 잔뜩 얼어붙겠지만, 마음만은 안온하시기를.
올 한 해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즐겁고 기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하고 1월 둘째 주 월요일(1/8)에 찾아 뵙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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