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한 주간도 평안하셨나요? 저는 이번 주가 너무 피곤했던지, 수요일 밤에 저녁을 잔~뜩 먹고 9시 조금 넘어서 잠들어버렸어요. 원래 12시쯤 자곤 하는데, 피로감이 잔뜩 쌓였던 탓인지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침대에 누워 조금 쉬어야지 했는데, 어느새 잠들었더라고요. 족히 열 시간은 잤나 봐요. 최근 평소보다 식욕도 많아진 것 같은데 '내 몸이 에너지와 쉼을 필요로 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운영해 보니, 어떤 주제를 골라야 할지 가장 많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이제까지 여러 가지 주제를 골라 전해드렸는데, 피드백을 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빌드업시켜야겠다 생각도 해보고요. 만약 구독자님께서 듣고 싶은 이야기나, BK letter에 기대하는 방향이 있으시다면 슬~쩍 말씀해주세요. :)
오늘은 몇몇 배우들의 수상소감을 전해드리려고 해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양자경님의 수상소감을 듣고 감명 깊어서 전해드리고 싶었는데요, 수상소감 전해드리는 김에 제가 이전에 아주 감명 깊게 봤었던 다른 수상소감도 함께 전해드리면 좋겠다 싶었어요.
흔히들 SNS는 누군가의 삶에 가장 화려하고 좋은 순간만을 꼽아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이기에 현실감이 떨어지고, 그래서 신뢰할만하지 못하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SNS는 인생의 낭비다' 라는 말도 있고요. 어쩌면 수상 소감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SNS처럼 비현실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 한 사람이 이제껏 어떠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살아왔는지 전해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에 귀한 가치와 깊은 감동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수상소감을 보면 제가 수상한 것도 아닌데 막 눈물이 고이고, 수상자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만 같아서 마음이 울렁울렁 울컥합니다. 오늘 전해드릴 수상소감들도 그렇고요.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요?
양자경, "Ladies, Don't anybody tell you 'you are ever past your prime.' Never give up!
양자경은 올해 62세로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배우예요. 1980~90년대 홍콩에서 액션 배우로 활약했고, 2022년 개봉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어요.
양자경 배우가 할리우드 진출 후 첫 단독 주연을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는 저예산영화이고, 개봉 전에는 그리 달갑지 않은 혹평들이 많았다고 해요. 하지만 개봉 후, 독특한 연출 방식과 몰입력을 주도하는 연기력,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뛰어난 걸작이라는 호평이 자자했다고 해요.
흔히들, '리즈시절은 끝났어.' '나/너는 언제언제가 전성기였어' 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 양자경 배우님의 수상소감을 듣고, 누군가의 '전성기'는 아무도 모르는건데 쉽게 단언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어요. 특히 스스로에 대한 전성기는 더더욱이요. 아직 나의 전성기가 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ㅋㅋㅋ)
김태리, "배움은 훔쳐 먹는 것이다. "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태리 배우님. 원래도 좋아했었는데 '스물하나 스물다섯'을 보고 정말 팬이 됐어요. 아마도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모든 회차를 두 번 이상씩 봤던 것 같아요. 극 중 나희도 의 매력에 푹 빠져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명장면, 명대사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드라마가 끝난 뒤, 명장면 명대사뿐만 아니라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던 김태리 배우님의 수상 소감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아요. 꽤 생각할 거리를 주는 수상 소감이었다고 생각해서 예전에 제 인스타그램에도 올렸었고요. 같이 보시죠!
처음에는 '오, 멋진 표현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곱씹어서 '훔쳐먹는다'는 표현을 곰곰 생각해 봤어요. 아마도, 훔쳐먹는다의 숨겨진 뜻은 '능동적으로 행한다'는 뜻이 아닐까 감히 유추해 봅니다. 흔히들 쉽게 가르쳐 주는 것을 '떠먹여준다'라고 표현하잖아요. 떠먹여주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을 주체로 삼고,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죠. 그런데 아무리 가르치는 사람이 '떠먹여주'려고 노력해도 배우는 사람이 입 꾹 닫고,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떠먹여줄 수가 없어요. 훔쳐 먹는다는 것은 받는 사람입장에서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굳은 결심이자 노력을 뜻하는 것 같아요. 오늘의 레터에서 많이들 훔쳐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정세, "곧 나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요."
마지막으로 제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오정세 배우님의 수상 소감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영상은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수상소감인 것 같아요. 오정세 배우님의 살아있는 삶의 역사와 진정한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이 전해져 더없이 가치 있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어느 노래 제목처럼 힘들 때마다 꺼내 먹고 싶을 정도로요.
이번 레터가 우리에게 '잘하고 있어'라며 토닥여주는 위로와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동백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