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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의 동백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요.

나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준 수상소감

2023.03.20 | 조회 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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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BK letter
9번째 BK letter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한 주간도 평안하셨나요? 저는 이번 주가 너무 피곤했던지, 수요일 밤에 저녁을 잔~뜩 먹고 9시 조금 넘어서 잠들어버렸어요. 원래 12시쯤 자곤 하는데, 피로감이 잔뜩 쌓였던 탓인지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침대에 누워 조금 쉬어야지 했는데, 어느새 잠들었더라고요. 족히 열 시간은 잤나 봐요. 최근 평소보다 식욕도 많아진 것 같은데 '내 몸이 에너지와 쉼을 필요로 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운영해 보니, 어떤 주제를 골라야 할지 가장 많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이제까지 여러 가지 주제를 골라 전해드렸는데, 피드백을 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빌드업시켜야겠다 생각도 해보고요. 만약 구독자님께서 듣고 싶은 이야기나, BK letter에 기대하는 방향이 있으시다면 슬~쩍 말씀해주세요. :) 

오늘은 몇몇 배우들의 수상소감을 전해드리려고 해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양자경님의 수상소감을 듣고 감명 깊어서 전해드리고 싶었는데요, 수상소감 전해드리는 김에 제가 이전에 아주 감명 깊게 봤었던 다른 수상소감도 함께 전해드리면 좋겠다 싶었어요.

흔히들 SNS는 누군가의 삶에 가장 화려하고 좋은 순간만을 꼽아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이기에 현실감이 떨어지고, 그래서 신뢰할만하지 못하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SNS는 인생의 낭비다' 라는 말도 있고요. 어쩌면 수상 소감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SNS처럼 비현실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 한 사람이 이제껏 어떠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살아왔는지 전해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에 귀한 가치와 깊은 감동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수상소감을 보면 제가 수상한 것도 아닌데 막 눈물이 고이고, 수상자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만 같아서 마음이 울렁울렁 울컥합니다. 오늘 전해드릴 수상소감들도 그렇고요.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요?


양자경, "Ladies, Don't anybody tell you 'you are ever past your prime.' Never give up!

양자경은 올해 62세로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배우예요. 1980~90년대 홍콩에서 액션 배우로 활약했고, 2022 개봉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원스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어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양자경 배우가 할리우드 진출 단독 주연을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는 저예산영화이고, 개봉 전에는 그리 달갑지 않은 혹평들이 많았다고 해요. 하지만 개봉 , 독특한 연출 방식과 몰입력을 주도하는 연기력,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뛰어난 걸작이라는 호평이 자자했다고 해요.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양자경 수상소감 
For all the little boys and girls, who looks like me watching tonight. This is the beacon of hope and possibilities. 오늘 밤 이 방송을 보고 있을 저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모든 소년 소녀들에게 이 상은 희망과 가능성의 등대입니다. This is proof that dream big and dreams do come true. 꿈을 크게 가져야 하고, 꿈은 실현된다는 증거입니다. And ladies, Don’t let anybody tell you ‘you are ever past your prime.’ Never give up. 그리고 여성분들, 그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전성기가 지나갔다고 말하게 하지 마세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중략) But, I have to dedicate this to my mom, all the moms in the world, because they are really the superheroes. And without them none of us will be here tonight. 저는 이 상을 저희 어머니,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칠 것입니다. 그들이 진정한 슈퍼히어로니까요. 그들이 없이는 어느 누구도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흔히들, '리즈시절은 끝났어.' '나/너는 언제언제가 전성기였어' 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 양자경 배우님의 수상소감을 듣고, 누군가의 '전성기'는 아무도 모르는건데 쉽게 단언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어요. 특히 스스로에 대한 전성기는 더더욱이요. 아직 나의 전성기가 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ㅋㅋㅋ)


김태리, "배움은 훔쳐 먹는 것이다. "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태리 배우님. 원래도 좋아했었는데 '스물하나 스물다섯'을 보고 정말 팬이 됐어요. 아마도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모든 회차를 두 번 이상씩 봤던 것 같아요. 극 중 나희도 의 매력에 푹 빠져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명장면, 명대사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드라마가 끝난 뒤, 명장면 명대사뿐만 아니라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던 김태리 배우님의 수상 소감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아요. 꽤 생각할 거리를 주는 수상 소감이었다고 생각해서 예전에 제 인스타그램에도 올렸었고요. 같이 보시죠!

제 5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김태리 수상소감 

배움은 그 누구도 챙겨주지 않는다. 내가 훔쳐 먹는 것이다. 

김태리 수상소감 중에서,

처음에는 '오, 멋진 표현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곱씹어서 '훔쳐먹는다'는 표현을 곰곰 생각해 봤어요. 아마도, 훔쳐먹는다의 숨겨진 뜻은 '능동적으로 행한다'는 뜻이 아닐까 감히 유추해 봅니다. 흔히들 쉽게 가르쳐 주는 것을 '떠먹여준다'라고 표현하잖아요. 떠먹여주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을 주체로 삼고,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죠. 그런데 아무리 가르치는 사람이 '떠먹여주'려고 노력해도 배우는 사람이 입 꾹 닫고,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떠먹여줄 수가 없어요. 훔쳐 먹는다는 것은 받는 사람입장에서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굳은 결심이자 노력을 뜻하는 것 같아요. 오늘의 레터에서 많이들 훔쳐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정세, "곧 나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요." 

마지막으로 제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오정세 배우님의 수상 소감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영상은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

제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 오정세 수상소감 

" 드라마, 영화, 연극, 단편 독립영화. 매 작품에 참여할 때마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배움의 성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작품은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어떤 작품은 위로 받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작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또 그 깨달음을 다시 공유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100편 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어떤 작품은 성공하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심하게 망하기도 하고.  또 어쩌다보니까 이렇게 좋은 상까지 받는 작품도 있네요.
100편 다 결과가 다르다는 건 좀 신기한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 100편 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열심히 했거든요.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제가 잘 해서 결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제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에는 참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걸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꿋꿋이, 그리고 또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던 간에 그 일을 계속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그냥 계속 하다 보면은, 평소와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들을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저한테는 동백이가 그랬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곧 반드시 여러분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힘든데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속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곧 나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요. 여러분들의 동백꽃이 곧 활짝 피기를,  저 배우 오정세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정세 수상소감 중에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수상소감인 것 같아요. 오정세 배우님의 살아있는 삶의 역사와 진정한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이 전해져 더없이 가치 있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어느 노래 제목처럼 힘들 때마다 꺼내 먹고 싶을 정도로요.

이번 레터가 우리에게 '잘하고 있어'라며 토닥여주는 위로와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동백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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