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화 추천, 서비스 뒤편에서 어떻게 만들어질까? (인터뷰 전문)

🍳 오늘의 레시피 ’개인화 추천'

개인화 추천은 단순히 사용자의 취향을 맞춰주는 기능이 아니라, 서비스와 고객 사이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장치예요. 사용자가 원하는 순간에 적절한 콘텐츠와 기능을 만났을 때 만족감이 커지고, 이탈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죠.

특히 기획자와 PM에게 개인화 추천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고객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핵심 도구예요.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해 추천 로직을 만들고, 부족한 데이터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지를 제시할지에 따라 서비스의 성패가 갈리곤 합니다. 오늘은 이 개인화 추천을 고객 여정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고민하고 적용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담았어요.

🧑‍🍳 오늘의 메이커 : 이커머스 전시 플랫폼 기획, 5년차 PM 박기훈님

안녕하세요. 5년차 Product Manager 박기훈입니다. 전시/검색/추천 등 탐색 도메인을 주로 담당했으며, 핵심 경험은 여행 플랫폼 추천 PO로 일할 당시 추천 서비스를 구축하여 메인페이지 클릭 고객수를 200% 늘린 것입니다. 현재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전시 플랫폼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기훈님 링크드인

🥕 핵심 재료

🔥 조리 방법

1. 추천 기능을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했던 사용자 문제나 니즈는 무엇이었나요? 이를 어떻게 관찰하거나 가설로 설정하셨나요?

추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서비스에 인입한 고객의 여정마다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해 이탈을 줄이는 것이었어요. 여행 플랫폼의 특성상, 전체 트래픽의 85% 이상이 네이버 호텔, 스카이스캐너 같은 메타 서치를 통해 상품 상세 페이지로 바로 유입되고 있었죠. 이 데이터는 곧 “대부분의 고객이 이미 여행 목적지를 정한 상태에서 들어온다”라는 가설을 세우게 만들었어요.

또한 메인 페이지에 접속한 고객의 90% 이상이 아무 상품도 클릭하지 않고 이탈하고 있었어요. 앞서 말한 두 가지이탈과 관련된 인사이트가 ‘개인화 추천’ 기능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들이었습니다.

2. 추천 시스템을 처음 도입할 때, 사용자 수나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개인화를 접근하셨나요? 가장 먼저 적용한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추천 서비스의 초기 버전을 구축할 때는 상품, 고객, 고객 행동 등 모든 데이터의 볼륨이 적어 모델 학습을 돌릴 수준이 되지 못했어요. 때문에 머신러닝이나 협업 필터링 같은 전통적인 추천 모델은 활용할 수 없었죠. 그래서 결국 도입 단계에서는 두 가지 전략을 활용했어요.

첫 번째 전략은 ‘수집’이었어요. 고객의 성별, 연령, 등급, 최근 조회 도시 및 상품, 상품의 속성 데이터(요금, 유형, 등급, 위치), 고객의 행동(클릭, 검색, 찜, 구매)등 추천에 활용할 수 있을만한 모든 데이터들을 정의하고, 분석이나 모델학습에 활용할 용도로 수집 및 적재하는 인프라를 구축했어요.

두 번째 전략은 ‘규칙 기반의 추천’ 이에요. 간단한 알고리즘으로 추천 가능한 규칙을 만들었어요. 예를 들면, ‘[20대] [여성]이 많이 방문한 [다낭] 호텔’, ‘[최근 본 숙소]와 비슷한 [펜션]’과 같이, 고객에게 매칭되는 변수 값에 맞춰 추천 상품군이 구성되도록 했어요. 엄밀히 말하면 개인화라기보다는 속성별로 클러스터링(분류) 한 정도의 추천이기도 해요.

또한, 아무 데이터가 없는 콜드 스타트 고객을 위한 통계 기반의 추천 모듈도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최근 7일 검색이 많은 숙소 TOP10’ 같은 방식으로, 고객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죠.

이렇게 규칙 기반 모듈과 통계 기반 모듈을 합쳐 약 10개의 추천 모듈을 개발하고, 버전 1.0을 런칭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추천 노출, 클릭, 거래 경유 로그를 수집해 모듈별 전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분석가, 사이언티스트, 엔지니어와 함께 리뷰하며 개선 우선순위를 정했어요. 이렇게 쌓인 로그는 다시 추천 모델 분석에 활용되며, 서비스의 고도화로 이어졌어요.

3. 사용자가 ‘왜 이걸 추천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UX 측면에서 어떤 설계를 하셨나요? 추천 이유 노출이나 사용자 피드백 반영 방식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UX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추천의 맥락을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근데 이제 심플함을 곁들인..) 즉, 복잡한 설명 장치(예: 툴팁)를 달기보다는, 사용자가 추천 이유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심플한 타이틀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이를 위해 UX 라이터와도 수차례 의견을 주고받고, 사내 설문도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배경에는, 고객은 구매를 고려할 때 ‘타인의 선택’을 의외로 많이 신경 쓴다는 점이 있었어요. 실제로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검색한’, ‘재방문이 많은’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선택했음을 강조한 추천이 전환율 상위권에 속하기도 했고요. 이는 그만큼 고객이 다른 사람들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된 상품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는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발견이 리뷰 기반의 추천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4. 추천 로직이나 알고리즘을 선택하거나 설계할 때, 어떤 우선순위나 기준(예: 정밀도, 다양성, 계산비용 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셨나요?

가장 중요하게 본 포인트는 아니지만, 추천 모듈 간 상품 중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도입했었어요. 당시에 ‘anti-module’이라는 로직을 서버에 추가했는데, 이는 동일 지면에 제공되는 추천 모듈 간 상품 중복 체크 로직이었어요. 모듈별 추천 상위 20개 상품 중 N개 이상 중복되는 상품이 있을 때, 이 anti-module 관계가 활성화되고, 우선순위가 낮은 모듈은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되었죠.

현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랭킹 모델의 카테고리 과적합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카테고리 과적합’이란, 고객 선호 카테고리로 정의된 상품이 추천 우선순위가 도배된 현상을 말하는데요. 이 현상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고, 상품 카테고리마다 유효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문제긴 해요.

예를 들어, 생수 · 햇반 같은 생필품은 여러 개를 추천받을 필요가 없지만, 의류 · 화장품 · 액세서리 같은 기호품은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유효한 추천일 수 있는 것처럼요. 이런 관점에서 카테고리별로 어느 정도 개수의 상품 추천이 적합한지를 테스트하고 개선해나가고 있어요.

5. 추천 결과의 품질을 어떻게 평가하고 개선하고 계신가요? 실제 사용자 반응이나 실험 결과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술적인 품질 평가와 서비스적인 품질 평가가 있을 텐데, 저는 기획자로서 서비스적 품질 평가를 얘기해 볼게요.

저는 항상 트래픽과 전환 지표를 함께 모니터링해요. 트래픽은 주로 사용성, 접근성 등을 평가하면서 일별 UV수, 노출 수, 클릭 수 등의 지표를 함께 보아요. 전환 지표는 모듈의 효율과 성과를 평가하고, 지표로는 CTR, CVR, 경유 거래 수(액) 등을 봅니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지표를 꼭 교차 분석합니다.

특히 전환 성과를 볼 때는 두 가지 관점으로 CTR을 나누어 보는데요. 이벤트 기준의 ‘Impression CTR’과 방문 유저 기준의 ‘Session CTR’, 이 두 지표를 봅니다.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주로 Session CTR을 활용해요. 그 이유는 Impression CTR은 UI 배치나 프로모션·, 바이럴 같은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중복 집계가 많아 추천 모델의 성과를 평가하기엔 노이즈가 많아요. 반면 Session CTR은 고객 1명의 전환 여부를 집계하기 때문에 더 보수적이고, 추천 자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조금 더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어요. 추천 담당자로서 결국 제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추천 그 자체의 성과’이니까요.

🍬 디저트

이 아티클에서는 무신사의 '스타일' 기반 개인화 추천 고도화 전략을 중심으로, 추천 시스템 설계에서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기까지의 현실적인 과정을 세밀하게 엿볼 수 있어요. 추천 시스템 기획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 아티클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 인사이트와 단계별 개선 전략을 통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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