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어 관리 그거, 어떻게 하면 잘하는 건데?

아이디어는 많은데, 어떻게 하나씩 확인하고 적용하지?

제가 창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우리 서비스와 관련된 피드백과 내부의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일이었어요. 유의미한 데이터가 부족한 초기에는 피드백과 아이디어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기준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하나, 둘 아이디어를 기록하며 생각을 덧붙이는 것도 한 번씩 진행했는데 문제는 아이디어가 많이 등록된다 하더라도 실제 서비스에 언제, 어떻게 반영하면 좋을지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아이디어 자체는 좋은데, 당장 서비스와 연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결과나 영향을 쉽게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래서 지금은, 아이디어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우선순위 설정 논의 때 이를 참고하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꾸준히 확인하고 있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연관된 기능은 무엇인지 등에 따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있기에 같은 조건에 따라 포함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기록할 때 역시 조금 더 정돈된 내용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른 메이커들이 이와 같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프로덕트 매니저 H : 수집부터 실제 반영까지의 과정 살펴보기

창업을 하고, 팀원들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문서는 ‘아이디어 관리’였어요.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하나씩 추가해 그 수가 늘어날수록 괜히 뿌듯하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다만,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건 곧잘 했지만 그걸 실제 서비스에 녹여내는 건 잘하지 못했는데요. 창업의 끝에 ‘실패노트’를 작성하며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가장 큰 문제는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 외에 기존 업무 과정에 어떻게 포함되고,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이었어요.

이후부터는 아이디어 수집을 시작으로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기존의 업무 과정에는 어떻게 포함할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가장 먼저 아이디어를 어떤 문서에 관리하지? 에 대한 답이 필요했는데요. 기존에는 공용문서를 하나 만들어 제목, 작성자, 작성일, 대략적인 설명 등으로 정리했는데 별도 문서로 관리하다 보니 접근성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선순위 선정 시에도 아이디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백로그 문서에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함께 보완한 건, 작성자에 따라 내용이 제각각 등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작성하기로 한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유나 근거,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기록하는 방법인데 이는 우선순위를 선정할 때 공통된 기준에 따라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백로그에 아이디어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쌓이고, 신규 기능이나 기능 개선 등의 구분도 적용하니 이전보다 확인도 편해지고 우선순위 과정에 한 번씩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은 좋았어요. 그런데, 아이디어를 작성할 때 기존에 작성된 아이디어와 유사성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비슷한 아이디어가 쌓이는 경우가 많아졌죠. 처음에는 우선순위를 정할 때 비슷한 아이디어를 함께 확인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에 제가 한 번씩 관리하는 방법으로 변경하게 되었어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연관 기능 등에 따라 내용을 통합하거나 비슷한 내용끼리 묶어 우선순위 때 조금 더 빠르게 관련 내용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요.

아이디어를 우선순위에 포함할 때는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목표와 방향에 따라 평가할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요. 저도 모르게 아이디어 자체의 좋음을 먼저 판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한 번은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와 크게 관련이 없는 아이디어임에도 그 자체로 신선하고 내용이 좋아 우선순위에 넣어 작업을 진행한 적 있었는데, 투자한 시간에 비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회고를 통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우리가 정한 우선순위 설정 기준을 동일하게 따를 수 있도록 함께 확인하기로 했어요.

💡 메이커의 꿀팁

공통된 기준에 따라 아이디어를 작성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글

저도 처음에 어떤 기준에 따라 아이디어를 정리하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아래 메이커의 이야기처럼 너무 많은 조건이 붙으면 오히려 아이디어 발산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참고할만한 방법론 등을 많이 찾아봤어요. 'HMW' 질문법도 그중 하나로, (1) 어떻게 (2) 우리가 (3) 서비스/제품/솔루션 (4) 사용자의 니즈 (5)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까?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도 도움이 되는 구성이니 한 번씩 확인, 우리만의 기준을 잡는데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서비스기획자 Y: 아이디어 제안자를 위한 공통 질문 만들기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기획자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는데요. 기획자가 해결에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때로는 문제 해결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는 기획팀이 아니라 다른 팀원으로부터 나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때 기획자의 역할은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는 아이디어를 잘 정리해서 팀의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 관리 방법이 중요하고요. 누군가는 회의 도중 번개처럼 떠오른, 기발한 생각을 구두로 공유하는 경우도 있고 또 누군가는 고객과 이야기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신저나 이메일로 전달하는 경우도 있어요. 또 사람마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식도 다 다르고요. 아이디어가 나온 맥락에 대한 설명이 없이 아이디어만 공유해 주는 경우 내용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과 다시 소통하는 일도 생겨납니다.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검토는데 시간을 많이 쓰다 보니,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안하는 사람이 대답해야 하는 최소한의 질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선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포함했어요. (1) 아이디어에 대한 요약, (2) 아이디어를 떠올린 배경 (3) 아이디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또는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 (4) 아이디어가 실현될 경우 예상되는 효과입니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두루뭉술해 보였던 아이디어가 뾰족해지고 제안자 입장에서도 아이디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어요.

한편, 너무 질문을 많이 만드는 것은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면 아이디어 제공자는 부담을 느껴서 아이디어를 제출을 망설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안 전에 최소한으로 생각해 볼 질문만 묻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었다면 최초로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에게 꼭 피드백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게 했을 때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으니까요.

💡 메이커의 꿀팁

아이디어를 잘 수집하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은 글

‘레퍼런스 없이 000 만들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우아한 형제들의 그룹웨어 개편 후기입니다. '아이데이션을 하기 위해 참여자들에게 숙제를 부여했는데, 아이디어 노트와 참고 레퍼런스를 리서치해서 오라고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숙제를 낸 목적은 레퍼런스를 아이디어와 함께 제시하면, 다른 참가자들은 아이디어에 대한 개념을 빠르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가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끄집어내서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는 도구가 필요한 것 같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 C :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 

제가 대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참여했던 활동은 ‘공모전’이었어요. 제가 직접 떠올린 아이디어를 설득할 수 있는 기회기도 했고, 그간 배운 내용들을 적용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처음 디자이너로 일을 하며, 공모전을 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제 1-2개를 프로젝트로 진행하면서 스스로가 논리도 부족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번뜩이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잘 표현하고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던 공모전과 달리 일을 하면서는 훨씬 탄탄한 논리와 배경이 필요하고 설득이 필요한 이해관계자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아이디어를 공용문서에 함께 등록하고 관리하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처음 일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날것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함께 구체화해 활용하고 반영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더 자주 하고 있다는 것 같아요. 초기에 우선순위 설정 기준에 따라 아이디어를 포함해 바로 반영해 보려는 노력도 해봤지만, 날것 그대로의 내용만 가지고 아이디어를 판단하기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등록된 아이디어를 살펴보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활용하고 있어요. 이때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에게 배경을 다시 듣고 각자가 생각하는 영향이나 연관 기능 등을 살펴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죠. 이렇게 한 번의 과정을 더 거치면 아이디어를 다시 살펴보며 정리할 수 있고, 우선순위 설정을 할 때도 조금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메이커의 꿀팁

아이디어를 기록, 정리하는 방법이 궁금할 때 읽어보면 좋은 글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것의 기준은 폐기와 재정리가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1) 정기적으로 노트에 기록한 아이디어 중 필요하는 내용은 바로 폐기하고 (2) 계속 확인하고 보관이 필요한 내용은 분류하여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분류의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팀의 입장에서 필요한 분류 기준을 먼저 정리한 뒤 아이디어를 작성할 때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뒤섞여 있다면, 다시 확인할 때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서비스 기획자 J : 아이디어와 연결한 실행 방법 엮어두기

저는 최근 베타 오픈한 서비스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오픈 직후 VOC를 모아 정리하고, 주변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조언을 구하는 편인데요. 여러 채널에서 모인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하지 못하면 쉽게 휘발해 버리니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 특히 듣는 순간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 뒤 다음에 꼭 실행해야지 해놓고는 기록하지 않아 막상 실행할 수 있는 시기가 왔을 때 까먹게 되는 아쉬운 상황을 겪기도 했죠.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는 까먹지 않기 위해 피그잼을 사용해보고 있어요. 피그잼은 피그마 내, 아이디어를 쉽게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데 최적화된 툴이라 생각해요. 저는 피그잼에 크게 3개의 열을 생성해 아이디어를 나열하는데요. 첫 번째 열은 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이유와 원인을 두 번째는 아이디어 자체, 세 번째는 아이디어를 실행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좋은 점을 작성하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1) 프로젝트 업로드가 어렵다 > (2) 멀티 선택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 (3) 프로젝트 업로드 개수 증진에 도움 된다. 이런 식으로 열에 맞춰 포스트잇 형태로 작성해 두고, 화살표로 연결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아이디어를 모으면, 하나의 아이디어가 여러 결과에 연결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하나의 결과에 여러 아이디어가 연결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꾸준히 정리하다 보니 다음 기획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하나의 스프린트에 엮여서 진행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이디어만 작성해 두곤 했는데, 3가지 열로 나눠 연결고리를 작성하다 보니 이 행동이 어디로 연결되었고 무슨 결과를 위한 일인지 회의할 때 쉽게 공유하고 설득할 수 있어서 매우 좋은 경험을 하고 있어요.

💡 메이커의 꿀팁

피그잼을 아이디어 관리 툴로 써보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은 글

피그잼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던 건, '피그잼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라는 아티클을 접한 후 입니다. 피그잼은 초기 플로우차트 작성 용도로 추천을 많이 받았는데요.  저는 플로우차트 제작을 오버플로우라는 툴로 하고 있어서 손이 많이 가진 않았어요. 대신 피그잼은 더 많은 글을 적을 수 있어 아이디어 보드, 무드 보드로 사용하기 더 쉬울 것 같았죠. 또 동시 접속이 가능해 여러 팀원들과 협업의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정리하기에도 매우 용이했어요. 특히 카드 컬러로 주요도를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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