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버틴 뷰티왕, 주당 200만원 꿈 아니다

안녕하세요!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소소하게 달린 코스피가 3100선을 다시 노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부양책을 발표한 게 긍정적인 영향. 코스닥은 더 좋습니다. 5주 연속 주간 상승률이 플러스인데 흐름대로면 1000선 재등정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왔다갔다하는 시장. 최근에 투자를 시작한 분이라면 지루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정체라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코스피는 10년 가까이 2000~2200 전후(2017년 짧은 반등이 있었지만)를 오갔습니다. 오죽하면 별명이 박스피였을까요. 이럴 때일수록 차분한 마음으로 투자 종목을 골라 보는 거 어떨까요?

이 와중에 정치 테마주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와서 그렇겠죠. 지난 23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습니다. 그러자 진양산업은 전일 대비 22.03% 오르고, 안랩은 15.37% 내렸죠. 안랩은 안 후보가 창업자라, 진양산업은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 후보와 동문이라 테마주로 분류한다네요.

31일엔 직전 4거래일 동안 주가가 98%나 상승한 제지업체 ‘깨끗한나라’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현저한 시황 변동에 따른 조회공시 요구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힌 직후죠. 그런데 1일엔 또 5% 이상 올랐습니다. 그룹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란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웅진씽크빅도 1일 20% 상승했는데 이게 테마주 바람 때문인지 전날 세계 최대 온라인교육플랫폼 ‘유데미’와 체결한 독점 계약 때문인지 모호합니다.

정치 테마주, 역사가 꽤 깁니다. 16대 대선 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청권 수도 이전’ 공약 탓에 충청 연고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17대 때는 당시 ‘핫’했던 대운하 관련주(이름도 안 까먹는 이화공영 등)가 난리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후보의 정책과 관련이 있었지만 18대 대선부턴 그런 것조차 없습니다. 그냥 후보의 인맥이나 과거 인연으로 아무 회사나 엮습니다.

실제로 인연이 있다고 한들, 당선 후 본인과 관계 있는 회사를 밀어줄 리 없습니다. 이해충돌이 시대의 키워드인 요즘, 그랬다간 정치 생명만 줄어들 뿐. 테마로 엮이든 아니든 실적 없는 회사는 그 자체로 거품입니다. 주변에 누가 테마주로 대박이 났다고 자랑을 하더라도 앤츠랩 여러분, 적어도 우린 이렇게 투자하진 말자고요.

겸사겸사 오늘은 테마주의 정반대. 가치주의 끝판 대장을 골라봤습니다. LG생활건강입니다.

16년 연속 성장한 시총 25조원짜리 기업, LG생활건강

· 코로나 충격에도 매출 늘어난 화장품 1등주
· ‘럭셔리 전략’으로 중국 법인 매출 1조원 돌파
· 생활용품·음료 2진급도 탄탄한 활약

코로나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해방을 외치는 나라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다닐 날까진 꽤 긴 시간이 걸리겠죠. 아마도 내년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보단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해외여행하면 면세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죠. 면세점의 핵심은? 화장품. LG생활건강을 떠올린 이유입니다.

화장품 1등은 아모레퍼시픽 아닌가? 네. 이젠 아닙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4조4581억원. 코로나 영향으로 전년보다는 6% 줄었는데요. 그나마 같은 기간 매출이 20% 이상 줄며 3조원대로 주저앉은 아모레퍼시픽보단 사정이 나았습니다. LG 생활건강하면 명절 선물세트?(옛날 사람 인증!!) 예전 그 회사가 아니란 말씀.

이름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도 건강한 회사!! 지난해까지 무려 16년 연속 성장이란 기록을 세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연속’. 16년 사이 금융위기, 사드 사태, 코로나 등 큰 위기가 많았지만 그냥 냅다 달렸죠.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에도 매출은 2.1% 증가한 7조8445억,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1조2209억을 기록했습니다. 성장성도 갖췄지만 방어력이 좋다는 얘깁니다.

회사가 좋다고 항상 주가가 오르는 건 아닙니다. 확실한 건 언젠가는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점! 일단 올해는 코로나발 기저효과를 기대할 만합니다. 지난해엔 전체 매출이 늘었지만 주력인 화장품 매출은 6.1% 감소했습니다. 주 판매처인 면세점과 백화점이 2019년보다 부진했죠. 사람들이 안 다니는데 도리가 있나요.

일단 국내, 특히 면세점을 보죠. 대박 성수기라는 지난해 8월 면세점 이용객은 2019년 8월보다 무려 85.4% 줄었습니다. 8월만 그랬던 것도 아니죠.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이 면세점 매출(2020년 전체)을 그나마 방어(1조8466억원→1조5951억원)할 수 있었던 건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덕분입니다. LG생활건강은 꽤 오래전부터 따이궁 마케팅에 힘을 실어왔는데 그 효과를 본 거죠.

따이궁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한국 면세점에 와서 화장품을 사가려면 예전과 달리 2주간 격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와서 사갑니다. 왜? 본국(중국)에서 잘 팔리니까요.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 방역 조치가 점차 약해질 걸로 본다면 올해는 그 기저효과를 기대할 만하죠. 국내 경기 회복에 따라 백화점 판매가 힘을 보태면 훌륭한 성적표가 나올 전망입니다.

멀리 보면 해외 시장에서 점점 입지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데 ‘온라인+럭셔리'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죠.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 법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중국 현지엔 별도의 매장을 내지 않고, 중·저가 브랜드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전략을 쓰는데 이는 지난해 피해가 적었던 또 하나의 요인입니다. 고급 브랜드의 경우 소비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이죠.

제품군으로 보면 전 세계 매출이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주력 ‘후’가 이끌고, ‘숨’과 ‘오휘’가 뒤를 받치는 구도입니다. 하이난섬을 비롯해 올해 중국 내 면세점 오픈이 집중돼 있는 것도 기대할 만한 포인트! 중국 외 지역에서도 실적이 괜찮습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미국 뉴에이본, 지난해 2월엔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했습니다. 아직은 돈 벌 단계가 아니지만 몇 년 후엔 훌륭한 무기가 되리란 관측.

화장품이 조금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습니다. 탄탄한 포트폴리오야 말로 LG생활건강의 강점. 매출 기준으로 화장품이 58%, 생활용품(HDB)이 23%, 음료가 19%인데요. 지난해 코로나 충격을 상쇄한 게 바로 HDB 부문. 탈모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 바디케어 브랜드 ‘벨먼’ 등이 효자. 코카콜라, 파워에이드, 조지아 등을 내세운 음료 부문도 무난한 성장이 예상됩니다.(배달 음식 늘자 탄산음료도!)

딱히 약점이 없고, 중장기적 성장성도 좋지만 지난해 워낙 선방했기 때문에, 오히려 부진했던 종목에 비해 관심이 덜할 수 있습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도 경계할 만한 이슈! 프로야, 위이쟈후이, 상하이쟈화 같은 업체들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나 SNS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특징인데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자국산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달라졌습니다. 중국 본토 자동차 브랜드도 다 그렇게 성장했죠.

LG생활건강 주가는 150만원을 오갑니다. 국내 종목 중 주당 가격이 가장 비싸죠.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선뜻 투자하기가. 당연히 액면분할 얘기가 나올 만합니다. 2018년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후 언급이 나오기는 했는데 당시 회사 측의 발언은 “검토한 적 없다”. 조만간 카카오가 액면분할을 하고, 엔씨소프트도 전망이 나오는 상황. LG생활건강도 결단?

포트폴리오에 이런 회사 하나 정돈 있어야…

쿠팡 상장으로 번 돈 전액 기부한 ‘베이비 버핏’

쿠팡이 미국 시장에 데뷔한 지 3주가 지났습니다. 데뷔 첫날 주가가 40% 이상 뛰면서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이후엔 주춤했습니다. 당분간 40~50달러 사이에서 오가리란 전망이 많네요.

일단 쿠팡이 상장하면서 꽤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됐습니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말할 것도 없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널리 알려져 있죠. 투자자 중엔 월가의 거물도 있었으니, 바로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 무려 2650만주나 보유한 것도 놀라운데, 그의 결단은 더욱 놀라웠습니다. 전액 기부!!! 현재 주가로 하면 대략 1조5000억원 정도네요.

빌 애크먼, 사실 꽤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에겐 흥미로운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베이비 버핏’. 1966년 생이니 버핏(1930년생)에 비하면 아기인 것 맞는! 하지만 나이 때문은 아니고, 버핏을 떠올릴 만큼 뛰어난 투자 안목을 가졌다고 해서 붙은 별명입니다. 실제로 버핏을 존경해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도 했죠.(지난해 매각!)

실제 투자법은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버핏과는 결이 안 맞습니다. 그는 대학(무려 하버드, 김 의장과는 경영대학원 동문) 졸업 후 고담 파트너스란 투자회사를 차려 월가에 뛰어들었죠. 지금의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를 창업한 건 2004년, 이후 애크먼은 행동주의 투자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지분을 산 뒤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투자법이죠.

애크먼은 특히 부실한 기업의 경우 돈 안 되는 사업을 매각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제대로 못할 거면 경영권을 내놓으라고 소리치죠. 그래야 주가가 오를 테니까. 유명한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과 흡사해 보이지만 실제로 둘의 사이는 별로라는.

애크먼은 지난해 초에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큰 돈(약 100배)을 벌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널리 알려진 CDS는 채권의 부도 위험에 베팅하는 상품. 회사채에 문제가 생겨야, 즉 부실 채권이 생겨야 돈을 법니다. 일찌감치 도산하는 기업이 많아질 거로 보고 투자한 거죠.

이쯤 되면 차가운 돈 벌레로 보이죠? 하지만 이번 기부에서 보듯 쓸 땐 따뜻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의 순자산은 22억 달러(2조50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이미 2012년 더 기빙 플레지(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자선단체)에 참여했습니다.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내놓겠다는 선언이죠. 실제로 이번에 순자산(22억 달러에 쿠팡 투자금은 포함 안 됨)의 절반도 넘는 규모를 내놓겠다고 나선 거죠.

자본주의의 극단이라는 금융 투자자지만 빈부 격차 해소에도 관심이 큽니다. 그는 지난해 한 주주서한을 통해 “부의 불균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자본주의의 ‘블랙스완’”이라고 말했습니다. 저소득층 임대주택인 어포더블 하우징에 직접 투자를 하고, 퇴직할 때까지 의무적으로 보유하는 비과세 투자 계좌를 제안하기도 했죠. 아무튼 여러 면에서 지켜볼 만한 행보네요.

by.앤츠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