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위기를 말할 때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2022년엔 그렇게 물가를 가지고 말이 많더니, 올해는 모두가 미국 일자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남의 나라 일이 ‘뭣이 그리 중헌디’ 싶지만, 미국이 단순히 ‘남의 나라’는 아니니까요.

지난주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건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였는데요. 비농업 부문 고용자가 22만3000명 증가해 예상(20만명)을 웃돌았습니다. 11월(25만6000개)보다 둔화했지만, 역대 최저 수준(3.5%)인 실업률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미국 고용은 탄탄하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네요. 연준(Fed)은 물가 하락의 전제 조건이 고용 시장의 둔화라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용이 좋다는 건 임금 상승 요인이고, 이는 물가를 자극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겠죠.

예상보다 고용 상황이 좋았으니까 Fed가 더 ‘타이트’하게 움직일 거고, 당연히 증시에도 악재였을 텐데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수치가 나온 지난주 금요일 S&P500을 비롯한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2% 이상 뛰었거든요. 시장은 고용 수준보다 임금 상승률 증가세가 꺾였다는 점에 더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3% 상승해 예상(0.4%)보다 낮았는데요. 전년 동월 대비는 4.6%.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아직 물가를 자극할 만큼 충분히 높은 수준’ ’ VS ‘실업률 급등 없이 임금 상승률이 낮아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전문가 사이에도 해석이 엇갈리는데요. 다만 이정도의 지표가 19명 전원이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강경한 Fed의 생각을 흔들 정도인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월 지표는) 내 전망을 전혀 바꾸지 못했다”(CNBC 인터뷰)며 단호박 같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금리의 행로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침체는 점점 더 뚜렷하게 형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KDI는 최근 내놓은 ‘1월 경제동향’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는데요. 한달 새 ‘둔화 가능성’이 ‘둔화 가시화’로 바뀌었죠. 그럴 만도 한 게 일단 수출부터 석 달 연속 역성장(12월 전년 동기 대비 -9.5%) 중.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 되는데요. 반도체 수출이 12월에만 29.1%나 감소했으니까 전체 수치도 좋을 리 없죠. 반도체 수출은 올해도 11.5% 감소할 전망(한국수출입은행)입니다. 식품이나 자동차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황이 비슷합니다. 소비 부진도 시작됐죠. 소매 판매가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마트나 편의점 같은 곳은 아직 괜찮은데 백화점이 많이 빠졌습니다. 꼭 필요한 거는 사지만 애매한 건 참는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 듯.

정리하고 보니 죄다 안 좋은 소식 같네요. 이럴 땐 스파이더맨이든 아이언맨이든 좀 등장해야 하는데 마땅한 모멘텀이 없는 게 더 문제 같습니다. 그 엄혹했던 지난해에도 ‘태조이방원’(물론 성적표는 딱히 좋지 않았습니다만) 같은 조어가 있었는데요. 요즘은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라 할 만한 것도 잘 안 보입니다. 그나마 리오프닝주(국민연금도 잔뜩 샀다고 합니다)에 눈길이 가는데 중국의 상황이 정확히 어떤 지 정보가 없습니다. 많이 오르기도 했고요.

일단 연말 증시를 뒤덮은 냉기는 새해에도 이어졌습니다. 코스피 지수 자체는 소폭 상승. 그러나 첫 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4200억원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나 감소한 건데요. 주가 하락 요인을 제거한 시가총액 회전율(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 역시 지난해 1월 0.53%에서 0.36%까지 하락했습니다. 여러분, 다들 어디가셨나요…

위기인 것도 맞고, 불안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침체의 존재가 주가 하락의 확실한 근거인 건 아닙니다. 지난 3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국내 주요 증권사 사장들의 생각도 비슷했는데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만 최악은 지나가는 것 같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다 나쁘다고 했을 때 나쁜 적이 없었고, 다 좋다고 해도 좋은 적이 없었다. 곧 변곡점이 올 것이다.” “겨울이 되면 여름이 없을 것 같지만 여름은 또 온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여름에 바닷가에 가려면, 겨울에 운동을 시작해야죠. 좋은 투자자는 바로 지금 같은 때 씨를 뿌립니다.

이번주 The JoongAng Plus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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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인 공자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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