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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좋아해? 그야말로 돈가스의 나라인 일본인데, 이제부터는 일본 발음 그대로 '돈카츠(とんかつ)'로 표기하도록 할게! (아주 정확하게는 '통카츠' 발음에 가까워!) 등심 부위 로스카츠, 안심 부위 히레카츠부터 돈카츠 카레인 카츠카레, 카츠산도까지 다양하잖아. 난 최근에 '어제 뭐 먹었어?'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다가 돈카츠 덮밥인 카츠동(カツ丼)에 빠졌어. 😂
한국은 이제 대학교 개강까지 한 달 조금 안 되게 남았나? 일본은 지금이 딱 수험 시즌(受験シーズン)이거든! 일본의 수능인 '공통 테스트'는 1월 중순에 막 끝났고, 대학 입시가 전형별로 진행되고 있어. 이미 끝난 전형도 있고 말이야. 그나저나 수험생들 다들 돈카츠 먹었으려나!
일본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그중에서도 특히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이 시험 전날 카츠동이나 카츠산도를 먹곤 해. 한국에서는 수능 떡이나 엿이 있는 것처럼! 오늘은 일본의 대학 입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일본에서 합격을 기원하며 먹는 음식에 대해 소개할게.
- 일본의 수능, 센터 시험과 공통 테스트
- 시험 보기 전, 돈카츠를 먹는 이유
- 킷캣이 수험생을 응원합니다! 코알라도요!
🈴 일본의 대학 입학 시험
한국 수능은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치러진다면, 일본의 수능에 해당하는 대학 입시 시험은 1월 13일 이후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에 걸쳐서 치러져.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센터 시험(センター試験)'이 바로 일본의 수능인데, 이 센터 시험은 2020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되어 '대학 입학 공통 테스트(大学入学共通テスト)'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어. 이름이 길어서 '공테', '共テ(쿄-테)'라고 줄여 부르기도 해!
위 사진은 드라마 2019년에 방영한 드라마 '처음 사랑을 한 날에 읽는 이야기'에서 나온 '센터 시험' 장면이야! (불량한 고등학생이라 머리가 핑크색일 뿐이야! ㅋㅋ) 그리고 이때는 아직 센터 시험 폐지 전이기도 하지.
🤔 공통 테스트는 어떻게 이루어지냐면
- 국어, 지리와 역사, 사회, 수학, 이과, 외국어 총 6개 교과 아래 30개의 과목 중, 희망하는 학교와 학과에 맞춰 과목을 선택해서 보면 돼.
- 일본의 국·공립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조건 이 공통 테스트를 봐야 해. 국·공립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5교과, 사립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최소 3교과를 선택해서 봐. 문과, 이과, 예체능 계열 등에 따라서 필수 교과를 잘 확인해서 선택하는 게 중요하고.
- OMR 카드 같은 마킹 시트에 연필 혹은 샤프로 마킹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시험 출제 범위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2학년까지 배우는 교과 내용이야. (당장 내년인 2025년 공통 테스트는 교육 과정 방침 변경에 따라 변동이 있을 거래.)
📺 입시를 다룬 일본의 드라마 및 영화
대학 입시가 주요 내용인 영화부터, 입시만이 주된 내용은 아니지만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드라마까지, 일본의 입시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영상 작품을 몇 개 적어둘게!
- 영화
-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2015)
- 드라마
- 고쿠센 시즌 1(2002)
- 장난스런 Kiss~러브 인 도쿄(2013)
- 수험의 신데렐라(2016)
- 처음 사랑을 했던 날에 읽는 이야기(2019)
- 드래곤 사쿠라(2005), 드래곤 사쿠라 시즌2(2021)
🐷 돈카츠를 먹으면 합격한다
일본에서는 돈카츠를 'とんかつ'라고 히라가나로 적기도 하고, '豚カツ'라고 한자와 가타카나를 혼용해서 적기도 해. 오늘 소개할 건 경양식 돈가스가 아닌 일식이라 꼭 '돈카츠'라고 적도록 할게! 이 발음이 정말 중요하거든.
일본어로도 표기가 다양한 돈카츠지만 그중 '豚カツ'를 살펴볼게. '돼지 돈(豚)'과 가타카나 '카츠(カツ)'가 합쳐진 건데, 카츠는 커틀릿의 일본 발음은 '카츠레츠(カツレツ)'를 줄인 거야. 말 그대로 돼지고기로 만든 커틀릿인 거지!
그리고 일본어 단어 중 '勝つ(카츠)'라는 동사가 있어. '이길 승(勝)'을 써서 '이긴다'는 뜻을 지녔지. '승부에서 이긴다'는 말은 '勝負に勝つ(쇼-부니 카츠)'라고 해. 어어, 대충 감이 온다고? 천잰데?! 😎 맞아. 돈카츠의 '카츠'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야. "돈카츠 먹고 시험에서 이기고 오렴!" 이런 의미가 담겨있는 셈이지.
🥪 시험장에 챙겨가기 좋은 '카츠산도'
돈카츠도 덮밥이나 정식 등 정말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데, 왜 카츠산도인지 궁금할 법도 해. 카츠산도는 돈카츠로 만든 샌드위치인데, 수저 없이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간편한 '경식(軽食)'이기 때문이야!
공통 테스트 날이나 시험을 보러 가는 날, 점심으로 간단하게 챙겨가는 경우도 있어. 혹은 공부하는 중간에 간식으로 챙겨 먹기도 하고. 다만, 튀긴 음식이다 보니 체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서 당일보다는 전날 먹는 경우도 많아. 전날 저녁 식사로 돈카츠 덮밥인 '카츠동'을 먹는다든가!
🥪 카츠산도로 유명한 '마이센'
'카츠산도'로 정말 유명한 식당이 있어. 아오야마에 본점을 둔 '마이센'이라는 식당인데, 식당 말고 도시락이나 카츠산도만 판매하는 마이센 점포가 일본 지역 곳곳에 있거든! (주로 역이나 백화점 지하 1층에 위치해!) 하루에 약 3만 개 이상 팔린다고 할 만큼 유명한 카츠산도라, 연예인들이 촬영장 간식으로 자주 찾기도 하고! 수험 시즌에 카츠산도를 사러 가면, 수험생을 위한 '필승 기원 부적' 스티커를 붙여줘! 꼭 이 시즌에만 판매하는 건 아니니까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도록 해!
🍫 초콜릿 '킷캣'은 일본어로?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마다 돈키호테(드럭스토어)에서 구매한 녹차맛 킷캣과 딸기맛 킷캣을 나눠줬던 게 생각이 나. 일본에서도 킷캣 자주 먹냐고? 음... 워낙 초콜릿 제품이 많으니까 이것저것 먹겠지만, 그래도 수험 시즌에는 역시 킷캣이지!
'킷캣'은 일본어로 'キットカット'고, '킷토캇토'라고 읽어. 발음이 '카츠'랑 비슷하다는 걸 눈치챘어?! 자 그럼 발음에 집중해서 읽어 봐! '반드시 합격할 거야!'라는 뜻의 '킷토 카츠요!(きっと勝つよ!)'를 일본의 큐슈 지방 사투리로는 '킷토 카츠토-(きっと勝つとぉ)' 라고 하거든. 히라가나로 놓고 보면 거의 비슷해서, 2000년대 초반부터 수험생의 부적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해.
2023년 말에 나온 킷캣의 CM이야! '수험은 결코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야. 너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어.'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며 수험생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어. '분명', '반드시'라는 의미를 가진 부사 '킷토(きっと)' 앞에 붙이면, '분명 잘될 거야', '너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거야!' 이런 문장을 만들 수 있거든. 수험 시즌에 킷캣을 사면 뒷면에 응원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칸이 있어. 수험생을 응원할 수 있도록! 🥹✊
🙏 코알라처럼 착! 붙길 응원해!
마지막으로 소개할 합격 기원 음식은, 1984년에 탄생한 롯데의 '코알라 마치(コアラのマーチ)'라는 과자야! 호주에 주로 서식하는 '코알라'라는 동물을 떠올리면, 나무에 찰싹 붙어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거야. 그 모습을 따서 만든 게 바로 이 '코알라 마치' 초콜릿 과자고, 맛은 칸쵸를 생각하면 돼! (찾아보니 칸쵸도 1984년생이래. 심지어 초기에는 캥거루 캐릭터였다고 해. 🫢) 코알라 캐릭터의 이름이 마치라서 '코알라 마치'고, 일본어로는 '코아라노 마-치'라고 읽어.
유칼립투스 나무에 딱 붙어서 잘 때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코알라처럼, 원하는 학교에 딱! 붙으라는 의미에서 수험생에게 선물하기도 하는 과자야. 실은 나도 대학 입시를 일주일 앞둔 날, 함께 입시 준비를 해 주신 일본인 선생님께 이 과자를 받은 적이 있거든. 🥹 그 이후로 이 코알라 마치를 볼 때마다 참 반가워! 그런데 이 '코알라 마치'의 패키지, 유칼립투스 나무를 모티브 삼아 만든 거라 원래는 기본 육각형 모양인데, 매년 수험 시즌마다 특별한 패키지로 변신하거든.
바로 수험생을 응원하는 '합격의 마치(合格のマーチ, 고-카쿠노 마-치)'로 변신해! 그리고 육각형이었던 패키지가 이때만 잠시 오각형으로 바뀌는데, 이유는 '합격(合格, 고-카쿠)'과 '오각(五角,고카쿠)'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야! 합격을 기원하며 패키지 모양도 바꾼 거지. 그리고 한참 입학하는 시기에 벚꽃이 피기 때문에 벚꽃 패키지인 거고!
올해는 중학교 입시 이야기를 다룬 만화 '2월의 승자'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두 버전의 코알라 마치를 출시했어. <벚꽃 버전>도, <2월의 승자 버전>도 둘 다 '한정판'으로, 온라인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었어. 🥲 하지만 오리지널 코알라 마치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은 전해지니까! 주변에 일본어 시험이나 유학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이 있다면 가볍게 선물하기 좋을 거야.
⛩️ 세상에 학업의 신이 있다면
이름만큼은 다들 정말 익숙할 부적, '오마모리(お守り)'에 대해 짧게 소개할게! 오마모리의 종류도 꽤 다양하고, 이 오마모리를 판매하는 신사마다 판매하는 오마모리의 종류도 다양해. 그중 학업과 관련된 소원을 빌 수 있는 '학업 오마모리'가 있어.
학업의 신을 모시는 신사인 후쿠오카의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満宮)'는, 일본 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명소로도 유명해! 10~11월이나, 5월 등 수학여행 시즌에 다자이후 텐만구에 가 보면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볼 수 있어. 지망하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합격을 빌거나, 자격시험 합격, 성적 상승 등을 비는 학업 오마모리는 가방에 달고 다니거나, 필통에 달고 다니는 게 제일 좋다고 해. 시험장까지 들고 가기도 하고! 무엇보다 합격 발표가 나올 때까지 부착해 두어야 효과가 있다더라.
신사에서 따로 구매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서 선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앞서 소개한 드라마 '장난스런 kiss~러브 인 도쿄'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응원하려고 밤새 만든 부적을 주기도 했으니까!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수험생에게 선물하기 좋은 음식이나 물건을 소개했지만, 꼭 이 모든 게 수험생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니까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다면 관심있게 봐 줘! 😁 언젠가 오마모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소개할게.
그럼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일본 이야기를 담아 부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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