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화제가 된 일본 미술관에 숨겨진 비밀 🤫

열두 번째 편지,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한 일본 건축가의 궁리

2024.02.10 | 조회 1.5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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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우체국

매주 토요일 아침, 일본의 문화 소식을 담은 편지 한 통을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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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안녕!

 혹시 이런 적 없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 인상 깊었던 작품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작품은 잘 안 보이고 작품을 보호하는 유리에 비친 내가 더 선명하게 보이는 상황... 이럴 때마다 에스파의 '블랙 맘바' 가사가 생각나. '거울 속의 나는 네가 아닐까? 일그러져버린 환영인 걸까?' 무슨 ae-구독자도 아니고 말이야.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긴 한데, 건축 좋아해? 건축학도는 아니지만, 신기하거나 독특한 건축물을 보면 바로 검색해 보곤 해. 안도 타다오 등 유명한 일본 건축가도 많으니까 알아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도 했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건축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유명 건축가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도 하고. 유명한 건축물 중에서는 미술관이 특히 많으니까!

응! 오늘은 미술관에 담긴 건축 이야기를 하려고 해! 트위터를 아주 뜨겁게 달군 한 미술관부터 도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미술관 두 곳까지! 얼른 본론으로 넘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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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터에서 9만 명이 좋아요를 누른 화제의 일본 미술관
  • 도쿄 근교 미술관 전시실에 담긴 건축의 비밀
  • 일상 속에서 건축을 즐기기 좋은 도쿄의 미술관 2곳

😣 수상할 정도로 투명한 유리창

지난달 말, 일본에서 화제가 된 트윗을 하나 보여줄게. 일본의 한 트위터 사용자가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 위치한 미술관에 방문하여 이런 트윗을 남겼어.

🔗 일본의 한 트위터 사용자의 트윗
🔗 일본의 한 트위터 사용자의 트윗
더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빛 반사율이 낮은, 미스테리한 유리를 사용한 MOA 미술관. 유리가 너무 투명한 탓에 도대체 유리창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니 뻥이겠지?' 싶을 정도로 안 보임. 이 사진도 작품 앞에 큰 보호용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이마 부딪치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웃겼음.
🔗 일본의 한 트위터 사용자의 트윗 스레드
🔗 일본의 한 트위터 사용자의 트윗 스레드
여기에도 보호용 유리창이 있어서 설명 캡션을 직접 만질 수는 없다는 점. 진심 머리에 버그 생길 것 같음.

모두가 이마를 부딪치며 볼 정도로 투명하다 못해 수상하기까지 한 유리창을 설치해 둔 이 미술관 트윗은 무려 2만 개가 넘는 리트윗, 9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어. 그런데 정말 사진상 유리가 있을 거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해. 나 같아도 더 자세히 보려고 머리를 내밀다가 정말 이마를 부딪칠 것 같아... 🥹

 

🫧 투명한 유리 구슬처럼 보이지만~

위 트윗의 리트윗이나 좋아요 숫자만 봐도 알겠지만, 저 정도면 공식 계정을 운영하는 담당자가 모를 리 없는 숫자야. MOA 미술관의 공식 X 계정 담당자가 위 트윗을 인용하며 이런 글을 남겼어.

🔗 MOA 미술관 공식 X 계정의 인용 트윗
🔗 MOA 미술관 공식 X 계정의 인용 트윗
사실은 관람객 분들이 부딪치지 않도록, 저반사 유리에 작은 표시를 해 두었어요. 참고로 저희 직원들은 '쌀알'이라고 부른답니다. 전시실에서 꼭 찾아보세요!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면 모르고 이마를 부딪칠 수도 있을 정도로 투명한 저반사 유리라, 유리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아주 작은! 표시를 해 두었다고 해. 정확히 무엇으로 만든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직원들은 '쌀알'이라고 부른대. 너무 귀여워! 진짜 쌀알이라고 해도 믿겠어. 😭

그런데 이 미술관, 단순히 반사율이 낮은 저반사 유리만 활용해서 이렇게 투명한 건 아니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소개할게!


🏛️ 바다가 보이는 미술관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약 1시간, 전철이나 차로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곳,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 위치한 MOA 미술관이 바로 그 화제의 주인공이야. 아타미가 해안과 맞닿아 있는 지역이라 미술관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훌륭하기로 유명해!

🔗 MOA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 MOA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 MOA 미술관 📍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 운영시간 | 9:30~16:30 (마지막 입장 시간 16:00) 😴 휴관일 | 매주 목요일 휴관 (단, 공휴일인 경우 정상 운영) 💴 입장료 | 성인 1,600엔 / 고등학생 및 대학생 1,000엔 / 중학생 이하 무료 / 65세 이상 시니어 1,400엔 / 장애인 할인 800엔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하면 200엔 더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어! 대신 미술관이 산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아타미역 버스 터미널에서 미술관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거나 택시를 이용해서 가야 해. 🥲

 

🔗 MOA 미술관 공식 X 계정
🔗 MOA 미술관 공식 X 계정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야! 아타미(熱海)라는 한자만 봐도 알 수 있는 게, 뜨거움과 해변의 도시라는 점! 화산지대에 위치해 온천으로 유명하고, 바다를 낀 해안 도시라 한국에서도 다들 관광하러 많이 찾아가더라고. (온천으로 정말 유명한 하코네 근처야!) 일본의 '생생 정보' 같은 아침 방송이나 정보 방송에서도 아타미를 자주 찾아가기도 해!

 

🧐 사람이 비치지 않도록 설계한 전시실

반사율이 낮고 투과성이 강한 유리를 사용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진짜 비밀은 작품 맞은편의 '벽'에 숨어있어. 이 비밀은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현대 사진작가 스기모토 히로시(杉本博司)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榊田倫之)의 손길로 탄생했어. 둘이 2008년에 함께 건축설계사무소인 '신소재연구소'를 설립했거든.

🔗 MOA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 MOA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작품과 벽이 함께 찍힌 사진을 보여줄게. 전시실이 전반적으로 조금 어둡지? 작품의 건너편이자 전시실 중앙에 위치한 벽에 회반죽(漆喰, 싯쿠이)을 바른 게 이 건축물에 담긴 비밀이야. 어두운 회반죽을 바름으로써 반사율을 한 단계 더 낮춘 거지. 벽이 더 밝은 색이었더라면 아무리 저반사 유리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비쳤을 거야. 그뿐만 아니라 작품이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해. 

 

옛것이 가장 새것!

MOA 미술관은 이 전시실에 바른 회반죽 외에도 큐슈 지역 야쿠섬 삼나무(屋久杉)나 다다미(畳) 등 일본의 전통 재료를 활용해, 작품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공간으로 만들었어. 이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의 말을 빌릴게. (일본어 전문은 여기서 읽을 수 있어!)

'전통적인 기술이나 재료가 가장 새로운 것이다.' 스기모토 히로시와 내가 설립한 신소재연구소의 생각은 이러하다. 일본 고유의 전통 기술과 공법, 재료를 그저 옛것이 아닌, 미래에 남기는 중요한 자원으로 다루자는 것이 설계의 이념이다. (중략)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회반죽과 기와는, 공장에서 다 똑같이 찍어낸 듯한 현대 재료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것만의 존재감을 지닌다. 이를 우리의 설계 방법으로 삼고 현대적인 디테일을 더해, 예스러움과 현대 감각의 공존을 시도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더하는 일은 곧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기존의 건물에 경의를 표하고, 교훈을 얻어 새로운 것을 설계하는 일. 창립자의 이념, 미술관에서 배움을 얻도록 하는 것이 우리 설계의 이정표가 되었다.

MOA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사카키다 토모유키

 

 

🌊 여담! 아타미 간접 체험하기

이건 정말 여담 중 최고 여담이니, 관심이 없다면 넘어가도 좋아! 아타미가 아무래도 도쿄에서 거리도 있고, 아타미 안에서도 이동하기 쉽진 않아서 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나도 가보지 못했거든. 대신 아주 짧게나마 아타미가 잘 담긴 영상을 하나 공유할게! 

시즈오카현에서 촬영한 투어스의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

올해 1월 중순에 막 데뷔한 보이그룹 투어스가 일본 시즈오카현 곳곳에서 멤버별 프로필 영상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참 다양하게 촬영했더라고! (어쩐지 동네가 낯설었는데 시즈오카라는 제보를 받았어. 고마워! 🥹) 1월 초에 발매된, izi의 '응급실'을 샘플링한 라이즈의 'Love 119' 뮤직비디오는 일본 도쿄에서 촬영했거든. 보통 이렇게 도쿄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로케지로 시즈오카라니! 참으로 신선한 초이스야. 일본에서도 어떻게 시즈오카를 고르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분위기야. 마치 제이팝 아이돌이 강원도랑 동해에서 촬영하고 간 느낌이랄까?

영상에 나오는 학교는 아타미 고등학교고, 그외에도 시즈오카현 미시마시, 칸나미시에서 촬영을 했다고 해. 스페셜 땡스에도 시즈오카의 도시 이름들이 올라와 있는데, 그중 미시마시에서는 촬영 간식으로 명물인 미시마 고로케를 전달했다며 귀여운 트윗을 남겼어!


👨‍🎨 도쿄에도 있다! 건축으로 유명한 미술관

카나가와도 아니고, 시즈오카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다고? 그 마음 잘 알아! 비록 같은 건축가는 아니지만 도쿄에서도 건축을 즐길 수 있는 유명 미술관 두 곳을 간단히 소개할게.

 

🗼 드라마에 등장한 '국립신미술관'

작년 4분기 드라마를 하나씩 짧게 소개했던 네 번째 편지 기억해? 그중 히로세 아리스와 미치에다 슌스케가 건축학도로 출연한 드라마 '마이 세컨드 아오하루' 1화 마지막 장면에서 롯폰기에 있는 이 건축물이 등장했어. 건축가 쿠로카와 키쇼의 작품이기도 해. 미술관의 곳곳을 소개한 프로모션 비디오도 있으니 참고해!

🔗 국립신미술관(NACT) 공식 홈페이지 (한국어)
🔗 국립신미술관(NACT) 공식 홈페이지 (한국어)
🏛️ 국립신미술관 (国立新美術館 NACT) 📍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 🕤 운영시간 | 10:00~18:00 (마지막 입장 시간 17:30) 😴 휴관일 | 매주 화요일 휴관 (단, 공휴일인 경우 정상 운영 후 익일 휴관) 💴 입장료 | 전시별 상이 🖼️ 다가오는 전시 | <헨리 마티스 기획전> 2월 14일~5월 27일 / 성인 당일권 2,200엔 (사전 예매권 2,000엔), 중학생 이하 무료 입장

 

🏡 도심 속 예술 산책, '네즈 미술관'

자연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쿠마 켄고는 '풍경 속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건축'을 하겠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도심 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많이 지었어. 도쿄 국립경기장, 후쿠오카 다자이후 스타벅스 또한 그의 작품이야. 네즈 미술관은 잘 가꿔진 정원과 미술관 안에 위치한 네즈 카페도 유명해. 그리고 2월 10일(토), 오늘부터 한국 도자기를 다룬 기획전을 한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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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즈미술관 (根津美術館) 📍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 🕤 운영시간 | 10:00~17:00 (마지막 입장 시간 16:3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및 연말연시 💴 입장료 | 성인 1,300~1,600엔 (사전 예매 시 100엔 할인), 중학생 이하 무료 입장 ☕️ 미술관 입장객에 한해 네즈 카페 이용 가능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다들 설 연휴 잘 보내고, 독감, 감기 조심해! 🤧 도쿄는 이번 주에 정말 이례적인 폭설이 쏟아져서 난리였는데, 갑자기 다음 주에는 봄 날씨일 거라더라. 거짓말 같지만 정말로 낮 기온이 18도~20도일 거라고 해. 조만간 일본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날씨 예보를 꼭 찾아보고 가길 바라!

그럼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일본 이야기를 담아 부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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