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안녕!
아침은 먹고 다녀? 바빠서 아침 먹을 시간이 없다고? 아니, 밥보다 잠을 5분이라도 더 자는 게 좋다고? 그렇다고 여행 가서도 안 먹진 않을 거 아냐! 안 먹을 수도 있지. 이해해. 잠을 충분히 자야 돌아다닐 기력이 생기니까!
다들 여행 다닐 때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계획대로 알차게 돌아다니는 편이야, 아니면 그냥 조금 느긋하게 일어나서 발길이 닿는 대로 돌아다니는 편이야? 후자의 여행도 나름대로 즐거울 것 같은데, 계획을 세웠으면 무조건 지키겠다는 약간의 강박증이 있는 나는 대부분 전자라서 아침은 뭐라도 챙겨 먹는 편이야. 많이 걸어다녀야 하니 에너지 충전할 겸!
오늘은 일본 여행을 준비하며 뭘 먹을지 고민 중이라든지, 언젠가 일본에 가면 아침을 뭘 먹을지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본 적이 있거나 호텔 조식에 질릴 대로 질린 구독자에게 아침 식사 선택지를 몇 개 제안해 볼까 해. 🥸
참! 도쿄우체국에서 보내는 편지는 오늘로 무사히 열 번째를 맞이했어. 🥳🎉 이게 다 구독자 덕분이야.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특별히 편지가 아닌 소포를 부쳤어! 열심히 고르고 포장했으니 천천히 뜯어보길 바라!
- 일본의 조식 문화가 나고야에서 시작한 거라고?
- 도쿄우체국 pick! 일본에서의 아침 식사 메뉴 추천
- 호텔 조식 뷔페에 질렸다면, 체인 킷사텐으로!
🥚 일본 카페의 조식, '모닝 서비스'
오늘 소개할 일본에서의 아침 식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하나는 아침에 먹기 좋은 '메뉴' 추천에 가깝고, 하나는 킷사텐(喫茶店)에서 즐길 수 있는 '모닝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할까 해.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킷사텐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의 다방이야. 당연히 체인 카페랑은 다른 매력을 지녔지. 그리고 '모닝 서비스(モーニングサービス)'라는 말은 일본식 영어(和製英語)야!
🥜 있나요 커피 한 잔 가격에 빵도 받아본 적
'모닝 서비스'라고 하면 보통 음료 한 잔 가격에 빵이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경식(軽食)이 같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돼. '엥... 아니 커피 한 잔 주문한 게 전부인데, 덤으로 식빵을 준다고?! 커피 가격에 빵도 포함되어 있는 거 아니고?' 하고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커피 한 잔 가격에 식빵이랑 발라 먹을 잼도 같이 줘. 이렇게 퍼줘도 되나 싶은 모닝 서비스의 역사는 약 80년 전에 시작됐어. '모닝 서비스'를 줄여서 '모닝'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때 시작했다고 해.
🍞 알아두면 쓸데없는 모닝 서비스의 역사 🍞
요새는 가게나 지역에 따라 모닝 서비스의 형태가 달라. 여전히 커피 한 잔 가격에 빵까지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특정 세트 메뉴가 아침에만 조금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경우, 아침에만 판매하는 메뉴가 별도로 있는 것도 전부 모닝 서비스에 해당돼.
🏯 나고야에 유독 킷사텐이 많은 이유
나고야에는 킷사텐만 무려 3,000여 곳 있다고 해. 이건 2016년 기준인데, 수치가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나 봐. 왜 이렇게 많냐면, 1) 다른 지역에 비해 땅값이 저렴한 편이고, 2) 나고야 기업의 절약 정신 때문이래. (🔗 이 기사를 참고했어!)
1) 도시지만 저렴한 땅값 → 지금이 바로 창업 타이밍!
- 1960~70년대는 그야말로 너도나도 누구나 킷사텐을 여는 시대였어. 나고야도 나름 도시지만 부동산 시세는 낮았고, 회사를 그만둔 직장인이 개인으로 가게를 열기에 어려움이 없었던 거지.
2) 기업의 절약 정신 → 단골손님이 되어줄 귀한 분!
- 일본에서는 종종 '나고야 사람들은 구두쇠'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해. (일반화하려는 건 아니니까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만 알아줘!) 그래서 나고야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뭐 큰돈 들여가며 회사에 응접실을 따로 둬야 하나? 그냥 요 앞 킷사텐 가면 되는 그만이여~!" 하며 외부 손님은 킷사텐에서 만났다고 하더라.
- 게다가 응접실처럼 이용하는 거면, 킷사텐을 한 번만 이용하겠어? 킷사텐에서 판매하는 '10잔 커피 티켓'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 회사 사람들이 곧 미래의 단골손님이 되겠지.
🥰 내가 사랑했던 모든 조식들에게
사실 고백할 게 하나 있어. 일본에 살면서 제대로 된 '모닝 서비스'를 먹은 적은 딱 한 번뿐이야. (❗️) 너무 솔직해서 미안. 킷사텐에 가면 드립 커피를 주는데, 내가 그 정도로 드립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았거든. 그 외에도 먹을 게 많기도 했고! 대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최애 아침 메뉴 3개를 소개할게. 사진 앨범을 열어보니 참 자주도 먹었더라고. 킷사텐의 모닝 메뉴만큼 신선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에는 없는 메뉴들이니까 일본에 갈 일이 있다면 살펴봐 주길!
🥪 백종원 추천, 한국에는 없는 맥모닝 메뉴!
내가 편지를 통해서도 맥그리들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이야! 부업이 맥그리들 전도사거든, 하하하. 일찍 일어난 새가 맥모닝을 먹는다고, 아침 일찍 일어난 날이나 시간이 되는 날, 조조 영화를 예매해 둔 주말 아침 등 여유만 있으면 맥도날드를 자주 찾았어. 그리고 일본에서는 맥모닝을 '朝マック(아사맠쿠, 아침에 먹는 맥도날드)'이라고 해. 항상 먹는 메뉴만 먹다 보니 다른 메뉴는 잘 보지 않는데, 어느 날 'マックグリドルソーセージエッグ'라는 엄청난 문자가 눈에 읽히더라고! 긴 가타카나를 봐, 대박임. 집에 가자마자 얼른 '맥그리들'을 검색했어. 🤓
검색해 보니 맥그리들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한정된 국가에서만 판매 중인 메뉴고, <집밥 백선생3>에서 백종원 선생님이 극찬을 했다는 걸 알게 됐어. 게다가 핫케이크 번이라고 하니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다다음날 달려갔지.
맥머핀은 번이 잉글리쉬 머핀이라면, 맥그리들은 푹신하고 도톰한 핫케이크 번이라는 거야. 슬프게도 칼로리는 무시할 수 없겠지만, 핫케이크도 먹고 싶고 맥머핀도 먹고 싶은 날은 맥그리들이라는 선택지가 있어 정말 다행이라 느꼈어. 맥그리들 메뉴가 한국에 아예 없었던 건 아닌데, 잠깐 상륙했다가 떠났거든. 작년에 부활했다가 한 달 만에 사라진 맥그리들이지만 또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궁금하다면 일본에서 한 번 도전해 보는 거 어때? (먹게 되면 후기 남겨 줘! 😉)
약 3주 전부터 새로 방영하기 시작한 맥모닝 CM 영상도 두고 갈게. 가수이자 배우인 V6의 오카다 준이치와 배우 야마다 안나가 출연한 이 CM은 보통의 맥머핀이 아니라 메가 맥머핀을 먹고 있어. 이 메뉴도 한국에는 없더라고! 언젠가 일본 맥도날드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알차게 이용하는 꿀팁을 전수하러 돌아올게! 😎
🌭 매장에서 먹으면 5배 맛있는 스타벅스 샌드위치
맥모닝만큼 자주 먹은 또 다른 메뉴를 소개할게. 바로 바게트 사이에 햄과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인 잠봉 뵈르! 잠봉 뵈르는 다리를 뜻하는 프랑스어 잠브(Jambe)에서 나온 말인 '잠봉' 햄과 버터의 프랑스어 '뵈르(Beurre)'가 합쳐진 말이라고 해. 과제, 작업 혹은 한국어, 일본어 과외를 하려고 스타벅스에 밥 먹듯이 갔거든. 비유가 아니라 정말 식사가 될 만한 메뉴를 찾았으니까!
바로 위 사진의 샌드위치가 그 주인공이야. 편의상 잠봉 뵈르라고 부르는 거고, 원래는 이탈리아식 바게트인 '필로네' 빵 사이에 햄과 마리보 치즈가 들어있는 샌드위치야. 프랑스인에게는 미안한걸... 이 샌드위치, 스타벅스 라떼랑 궁합이 정말 좋아! 무엇보다 매장에서 먹으면 '데워드릴까요?(こちら温めますか?, 코치라 아타타메마스카?)'하고 물어보거든. 이때 '네! 부탁드려요!' 하면 오븐에 데워줘. 갓 구운 따끈따끈한 샌드위치, 솔직히 매일 먹으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
내가 소개한 햄&마리보 치즈 외에도 비엔나 소시지 필로네, 테리야키 치킨 필로네, 키마 카레 필로네 등이 있어. 비엔나 소시지랑 테리야키 치킨도 먹어봤지만, 그래도 나는 햄&마리보 치즈가 정말 맛있었어. 🥹 푸드 메뉴는 아침에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아니지만 아침에 먹기 좋아서 이렇게 추천할게! 매장마다 진열됨 샌드위치가 다르기도 하고, 없을 때도 있다는 걸 참고해! 🥲
🥐 : 진실게임 하자... 좋아하는 크루아상 있어?
ㄴ 📮 : 응 나는 폴 빵집 크루아상...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빵순이거든! 전에 프랑스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갔다온 직후에는 맛있는 빵의 기준이 확 올라가서 미치는 줄 알았어. 파리에서는 눈에 보이는 아무 빵집에 들어가 아무 크루아상을 집어 먹어도 버터 향이 진해서 맛있었단 말이지. 아쉬운 대로 대충 이 빵 저 빵 먹고 살고 있었는데, 동네에 프랑스의 국민 빵집 '폴'이 생겼어! 🕺
무려 1889년부터 지금까지 아주 긴 역사를 이어 온 폴 빵집인데, 가장 처음으로 해외에 점포를 낸 게 일본 나고야였다고 해! 😮 도쿄에는 2001년에 처음으로 생겼다고 하고. 폴 빵집에서는 크로와상 외에도 뺑 오 쇼콜라, 까눌레, 빨미카레, 빨미에, (진짜) 잠봉 뵈르, 크로와상 샌드위치 등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 나처럼 프랑스에서 먹은 빵이 그립거나, 일본에서 맛있는 빵을 먹고 싶다면 홈페이지에서 매장 위치를 확인해 봐!
그중에서도 도쿄 요츠야에 위치한 폴 빵집에서는 일요일 아침마다 조식 뷔페를 운영하고 있거든! 다만 예약 경쟁률이 상당해서, 벌써 2월 말까지 예약이 다 차 있더라. 2시간 동안 약 3,080엔에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어. 빵뿐만 아니라 샐러드, 파스타, 그라탕, 커피 등 음료에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는데 맛은 보장되어 있으니까 예약만 할 수 있다면 먹어보고 싶어. 🥹 그렇지만 간접 경험도 중요하지. 위에 첨부한 유튜브 영상이라도 같이 보자!
☀️ 일본의 체인 킷사텐에서 아침을
분위기도 있고, 오랜 전통도 있는 킷사텐을 찾아가는 것도 너무 좋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을 것 같다면 체인 킷사텐이라는 선택지가 남아있지! 체인 킷사텐은 정말 전국 각지 어디에나 있으니까!
☕️ 커피 한 잔만 시키면 빵까지 주는 곳이 있다?
혹시 코메다 커피 기억해? 전에 일본의 연말 문화 중 하나인 '후쿠부쿠로'를 소개하면서, 귀여운 와인 빛 토트백을 하나 소개했었는데! 빨간 소파가 특징인 곳! 그때 잠깐 얘기했던 조식 메뉴에 대해 알려주려고 해.
위에서 설명했던 '모닝 서비스', 줄여서 '모닝', 아직 잊지 않았지? 음료 한 잔 가격에 빵까지 주는 조식 말이야! 체인 킷사텐인 코메다 커피에서도 만날 수 있어. 오픈 시간부터 오전 11시 사이에 방문해서, 커피 등 음료를 주문하면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토스트나 빵도 함께 먹을 수 있어. 참고로, 커피 말고 콘 수프도 주문할 수 있다고 해. 그럼 어떻게 주문하는지, 뭘 고르면 되는지 간단히 설명해 줄게!
🍞 앗! 쉽다! 코메다 커피에서 모닝 서비스 먹기 🥖
어때, 진짜 쉽지? 커피 가격은 약 500엔~600엔대고, 음료도 500~700엔 정도 해! (점포마다 가격이 다 달라서 참고로만 봐줘!) 메뉴에 사진이 있을 테니,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주문하는 방법도 있으니 걱정 마. 😂 구글 맵에서 'komeda coffee'로 검색하면 매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그리고 지역에 따라 잼 선택지가 다르기도 해, 특히 나고야!
☕️ UCC가 운영하는 체인 킷사텐 우에시마 커피
일본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다면, UCC 커피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 바로 그 커피로 유명한 UCC가 운영하는 체인 킷사텐 '우에시마 커피'를 소개할게. 사실 'Ueshima Coffee Co.,Ltd. (우에시마 커피 유한책임회사)'의 앞글자를 따면 UCC가 되거든!
우에시마 커피에서는 코메다 커피와 달리, 총 8종류의 모닝 메뉴 중 하나를 먼저 고르고 세트로 마실 음료를 선택하는 방식이야. 전체적인 가격대는 약 600~800엔 정도로, 타마고 샌드위치, 샐러드, 그래놀라 요거트 같은 선택지도 있어. 120엔 추가해서 음료 사이즈 업도 가능하다고 해! 일본은 저 두툼한 식빵이 특히 맛있거든. 제일 무난하게 먹어보고 싶다면, 두툼한 버터 토스트(厚切りバタートースト, 아츠기리 바타- 토-스토)를 추천할게!
오늘의 편지, 아니 소포는 여기까지야!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
나만 알고 있기 아쉬운 정보들을 알려주려니, 받아보기에 부담스러운 분량이 되지는 않았을까 싶어! 그동안 총 열 통 (혹은 한 통이라도!) 편지를 받아보며 아쉬웠던 부분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저기 아래 '답장 보내기' 버튼을 눌러 편히 보내줘! 꼼꼼히 반영하도록 할게!
그럼 계속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본 이야기를 담아 부칠게! 다음 주에 보자!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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