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토지를 경작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지혜로운 일이다. 때로는 더 큰 일이나 비전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토지를 떠날 때가 있다. 가족을 놔두고 다른 이들에게더 집중하는 것도 비슷한 일일 수 있다. 겉보기에 이것들은 이타적으로 보이나, 자기의 토지를 경작해야하는 의무에서 도망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결과로 궁핍함을 경험한다.
그럴 때 자신의 토지를 경작하는 것에서 떠난 자신을 돌아보기 보다 알 수 없는 이유들을 탓하기도 한다. 그것을 신앙적인 시선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이유들이 아닌 자신의 토지를 경작하지 않은 이유로 궁핍함이 찾아올 때가 많다.
신앙 생활을 하며 이 딜레마에 빠진 적이 빈번하다. 내게 허락하신 현실이야 말로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인데, 그것에 충실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주창하며 실상 도피스러운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내가 가진 신앙적 프레임으로 하나님을 해석하기가 쉽다.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들어온 하나님의 섭리를 기준으로 하나님을 판단할 때도 있다.
요즘은 내게 주어진 이 현실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곳이라고 느낀다. 해석할 수 있고 없고와 상관없이 하나님이 이 현실을 주신 것은 사실이니까. 이 현실에서 정의를, 사랑을 실천해야한다. 이 현실에서 하나님과 함께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만든 하나님을 섬기게 된다. 그것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우상숭배다.
정말로 하기 싫은 일들이 많다. 도망치고 싶은 일들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현실을 주셨다고 믿는다. 여기서 어떻게 사랑을, 공의를 실천할 것이냐? 가 내게 주어진 문제다. 여기에 충실해야한다. 시험을 보기 싫다고 시험장에 가지 않아선 안된다. 그것을 풀어내는 것. 성공 실패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나의 본분이고 하나님께서 오늘 더 깨닫게 하시는 지혜이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이름 아래 도피행각을 많이 벌였다. 하나님의 뜻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이 현실에 충실하고 싶다. 거기서 부터 시작하고 싶다. 하나님이 계시기에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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