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스튜디오 위주였던 드라마, 영화 콘텐츠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습니다. 19일 미국 텔레비전 분야 최고 권위상 중 하나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최초로 드라마와 미니시리즈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OTT 서비스로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졌습니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될 때만 해도 프랑스 영화계가 '온라인 스트리밍 되는 넷플릭스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반대했던 것도 이제 옛날입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적 영화제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도 마찬가지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 작품 7편을 영화제서 선보였습니다.
넷플릭스의 성공 비법은 '콘텐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입니다. 올해 초 넷플릭스는 전년도 번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인 5,500억 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했습니다. 이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한 이후 번 금액인 7,700억 원의 70%에 달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매우 과감한 선택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비교적 자유로운 제작환경과, 과감한 투자로 인한 자본이 자연스럽게 국내 OTT 플랫폼의 발전과 영화 드라마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좀비물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2019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킹덤', 국내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 '승리호', 학생 성매매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주목을 끈 '인간수업', 괴물 드라마라는 새로운 충격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온 '스위트 홈' 등 기존 극장가와 TV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소재와 스케일의 콘텐츠들이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먼저 D.P는 기존 플랫폼에서는 다루기 어려웠던 '군대 부조리'라는 소재를 있는 그대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받았는데요. D.P(군무 이탈 체포조)의 실제 탈영병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병영 생활을 연상하게 하는 세트장과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군필자들의 이른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골목게임 오징어에서 따온 '오징어 게임'은 국내에서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데스게임 장르물로, 456명의 막대한 채무를 지고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456억의 상금이 걸린 데스 게임에 초대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등 어린 시절에 실제로 유행했던 게임들을 데스게임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는데요. 공개 첫날 넷플릭스 전 세계 드라마 순위 4위, 21일에는 한국 드라마로서는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OTT들 역시 참신하면서 흥미진진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웹예능 '환승연애'는 연애를 하고 싶은 남녀들이 나오는 기존 예능과 달리, 연애에 지친 혹은 문제가 생긴 남녀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었는데요. 누구나 공감할 법한 연인들 간의 이야기로 인해 한달만에 MZ세대들에게 급속하게 입소문이 퍼지며, 지난 7일 유튜브, 네이버TV 포함 총 3천291만 뷰를 달성하며 대박 콘텐츠로 흥행 중입니다.
💬올해 초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서 OTT 플랫폼 순위 변동 논란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나온 콘텐츠들이 다시 주목을 받으며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역시 플랫폼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잘 만든 콘텐츠'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OTT는 무엇이고,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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