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텀타입니다.
광고를 돌리다 보면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리포트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클릭 수는 평소의 몇 배로 뛰었는데, 정작 구매나 문의 같은 실제 전환은 거의 0에 가까운 경우죠. 대시보드만 보면 캠페인이 잘 돌아가는 것 같은데, 매출 쪽은 조용합니다.
보통 이럴 때는 상세 페이지나 가격, 타겟팅부터 점검하게 됩니다. 거기서 원인이 나오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이것저것 다 손봤는데도 클릭과 전환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한 가지 가능성을 더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 클릭, 사람이 누른 게 아닐 수도 있거든요.
오늘은 이 '가짜 트래픽'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내 광고비가 거기로 흘러가며, 내 리포트에서 그걸 어떻게 걸러낼 수 있는지를 차례로 짚어보려 합니다. 복잡한 도구 없이 광고 관리자 안에서 오늘 바로 점검할 수 있는 영역이라, 끝까지 읽어두시면 분명 도움이 되실 거예요.
🕳️ 클릭은 터지는데 전환은 0건
먼저 이 이상한 리포트의 정체부터 짚어볼게요.
최근 광고 시장에서는 사람이 거의 방문하지 않는, 오직 광고 노출과 클릭만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들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생성형 AI로 저품질 콘텐츠나 비슷한 구조의 사이트를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찍어내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여기에 사람의 행동을 흉내 내는 AI 봇까지 더해지면, 대시보드에는 분명히 '유입'으로 기록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상품을 보지 않은 트래픽이 쌓이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트래픽이 숫자상으로는 멀쩡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클릭도 있고 방문도 있으니 지표는 오히려 좋아 보이죠. 그러다 보니 광고비가 어디로 새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예산만 소진되는 일이 생깁니다.
🤖 AI가 찍어내는 '광고 수익용' 가짜 사이트
오직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그 사이트들을 업계에서는 MFA(Made for Advertising)라고 부릅니다. 콘텐츠를 보여주려고 만든 게 아니라, 검색·광고 유입을 대량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콘텐츠 품질보다 페이지뷰와 광고 노출 수를 우선시하는 사이트죠.
전형적인 MFA 사이트는 자극적인 낚시성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한 뒤, 페이지 곳곳에 광고를 빽빽하게 깔아둡니다. "저렴한 노트북 추천" 같은 키워드로 유입을 모은 뒤, 정작 알맹이 있는 정보는 적고 광고만 잔뜩 노출하는 식이에요. 화면을 가리는 팝업, 스크롤을 따라다니는 동영상 광고, 본문 중간중간 박힌 배너까지. 글을 끝까지 읽으려면 페이지를 여러 번 넘기게 만들고, 넘길 때마다 새 광고를 띄워 수익을 끌어올립니다. 한 사례에서는 페이지 로딩 15초 안에 100개가 넘는 광고가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사이트는 있었지만, 생성형 AI가 보급되면서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사람이 하나씩 만들던 저품질 사이트를 이제 AI가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게 됐거든요. 여기에 사람의 마우스 움직임이나 체류 시간까지 흉내 내는 AI 봇이 가짜 클릭을 자동으로 발생시키는 구조가 얹힙니다. 정리하면 'AI가 만든 가짜 사이트'에 'AI 봇의 가짜 클릭'이 결합된 셈이에요. 사이트도 가짜, 그 안의 클릭도 상당 부분 가짜인 거죠.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미국 전국광고주협회(ANA)의 프로그래매틱 투명성 연구에 따르면, MFA 사이트가 전체 광고 노출의 21%, 광고비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액으로는 연간 약 13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됐고요. 쉽게 말하면 광고가 다섯 번 노출되면 그중 한 번꼴로 이런 가짜 지면에 실렸다는 의미입니다.

🎯 내 광고는 왜 하필 그 가짜 지면에 실렸을까
가짜 사이트가 많다는 건 알겠는데, 왜 하필 내 광고가 거기 실리는 걸까요? 이유는 요즘 광고를 사람이 일일이 배치하지 않고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배분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구글 P-MAX나 메타의 자동화 광고는 광고를 어디에 노출할지 알고리즘이 알아서 결정합니다. 이때 기준은 대체로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노출과 클릭을 얻을 수 있는가'예요. 방향 자체는 합리적입니다. 문제는 이 '효율'이라는 기준이 지면의 품질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에요. 알고리즘은 '이 지면이 신뢰할 만한 매체인가'보다 '여기 노출하면 숫자가 잘 나오는가'를 먼저 보거든요.
그런데 MFA 지면이 이 조건에 딱 맞습니다. MFA 사이트는 노출 단가(CPM)가 일반 매체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요. 일부 업계 분석에서는 일반 사이트보다 약 30~40% 낮은 경향이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광고를 워낙 빽빽하게 싣는 구조라 노출 자리가 많고, 그만큼 단가를 낮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죠. 자동화 알고리즘 입장에선 저렴하게 노출되는데 클릭까지 잘 나오니 '효율 좋은 지면'으로 판단해 광고를 더 몰아주게 됩니다. 사람이 보면 '이거 이상한 사이트인데?' 싶은 곳도, 알고리즘은 숫자만 보고 좋은 지면이라 볼 여지가 있는 거예요.
여기에 AI 봇의 가짜 클릭, 가짜 체류 시간까지 섞이면 왜곡은 한 단계 더 깊어집니다. 알고리즘이 '여기 반응 좋네' 하고 받아들여 그 지면에 광고를 더 태우는 쪽으로 학습할 수 있거든요. 잘못된 긍정 신호를 학습하는 셈이죠. 그래서 글 초반의 상황인 '클릭은 좋아 보이는데 전환은 따라오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오히려 지표 숫자가 너무 예쁘게 나올 때 한 번 더 들여다볼 이유가 생기는 거예요.
🛠️ 내 리포트에서 가짜 트래픽을 걸러내는 2가지 방법
그렇다면 그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일은 실제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 구글과 메타 모두 내 광고가 실제로 어디에 노출됐는지 보여주는 리포트와, 원치 않는 지면을 제외하는 기능을 함께 제공합니다.
1️⃣ 배치(Placement) 리포트를 직접 들여다보기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건 내 광고가 어떤 사이트와 앱에 실렸는지 목록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구글 애즈에서는 '통계 및 보고서 → 광고가 게재된 시간 및 위치 → 광고가 게재된 위치' 리포트에서 노출된 웹사이트·앱·유튜브 채널과 지면별 노출 수를 볼 수 있어요.

목록에 우리 타깃과 무관한 엉뚱한 해외 사이트나 처음 보는 양산형 매체, 게임 앱이 눈에 띄면 제외 목록에 등록하면 됩니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P-MAX는 개별 지면을 캠페인 단위로 제외하기 어려워 계정 수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거예요.
메타에서는 '모든 도구 → 브랜드 가치 보호 및 적합성'에서 게재 보고서로 노출 지면을 확인하고, '퍼블리셔 차단 리스트'에 차단할 앱·페이지·도메인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가짜 트래픽 이슈가 자주 거론되는 오디언스 네트워크 지면도 이 리스트로 관리할 수 있고요.

2️⃣ 클릭률(CTR)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배치 목록을 봤다면, 그다음은 '이 클릭이 진짜인가'를 판단하는 단계입니다. 보통 CTR이 높으면 좋은 지면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지면보다 유독 CTR만 튀는데 전환은 거의 없는 지면이라면 클릭의 질을 의심해볼 만합니다. 사람이 관심 있어 누른 게 아니라 실수로 눌렸거나 봇이 발생시킨 클릭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클릭 수나 CTR만 보는 대신, 그 지면에서 들어온 방문자가 사이트에 얼마나 머물렀는지(체류 시간), 얼마나 스크롤했는지, 전환까지 이어졌는지를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클릭은 많은데 체류 시간이 0초에 가깝고 스크롤도 거의 없다면, 그 클릭의 상당수는 진짜 관심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이 두 가지는 결국 '클릭 수'라는 하나의 숫자에서 벗어나, 어느 지면에 실렸고 그 지면의 클릭이 체류·스크롤·전환까지 이어지는지를 교차로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봐야 할 건 클릭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얘기죠.
다만 이 판단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광고 지면 데이터와 내부 행동 데이터가 같은 기준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어떤 경로로 들어온 사용자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맞춰볼 수 있는 데이터 구조가 갖춰져 있을 때, 비로소 가짜를 걸러내는 작업이 가능해집니다. 거창한 작업은 아니에요. 우선 광고 플랫폼(구글 애즈·메타)과 회사에서 사용 중인 분석 도구(GA4 등)들이 제대로 연동되어 있는지, 유입 경로(소스/매체)별로 체류 시간·전환이 분리되어 보이는지부터 점검해보면 됩니다. 이 연결이 끊겨 있으면 광고 리포트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반쪽짜리 검증에 그치기 쉽거든요.
💬 AI 시대, 가짜를 잘 걸러내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다시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볼게요. 클릭은 터지는데 전환은 따라오지 않던 그 리포트요.
이제 그 간극의 원인 중 하나로 '사람이 아닌 트래픽'을 의심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AI가 찍어낸 가짜 사이트, 그 안에서 발생하는 봇의 가짜 클릭, 그리고 그걸 효율 좋은 지면이라 받아들이는 자동화 알고리즘까지. 클릭과 전환 사이의 간극은 우연이 아니라 이런 구조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조금 역설적이죠. AI가 정교해질수록 광고는 더 똑똑하게 최적화될 것 같지만, 동시에 그 AI가 가짜 사이트와 가짜 클릭을 더 빠르고 정교하게 만들어내기도 하니까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가 들여다보는 데이터의 순도는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대시보드 숫자를 그대로 믿기보다, 한 번 더 의심하고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어떤 지면에 실렸는지 들여다보고, 비정상적인 신호를 걸러내고, 표면 지표를 내부 데이터와 대조하는 것. 흔들리는 데이터 속에서 광고비가 새는 길목을 막는 출발점은 의외로 거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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