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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플

애플의 인공지능 전략, 애플카 포기, 낮아지는 아이폰 판매량

2024.03.11 | 조회 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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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플 made by DALL-E 3
위기의 애플 made by DALL-E 3

Magnificent 7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미국 주식이 좋은게 아니라, 이 일곱 기업의 주가가 좋은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S&P500 대비 Magnificent 7 기업의 주가가 월등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3년 S&P500 대비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 추이
2023년 S&P500 대비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 추이

하지만 여기에서 유난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Apple입니다. 2023년 연간 주가 상승률이 50%에도(?) 못 미쳤습니다.

게다가 올해 1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며 미국 주식 시가총액 1위의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맹아인 OpenAI를 등에 업고 달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대비되어 애플은 주력 시장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고난의 행군을 걷고 있습니다.

출처: 이투데이
출처: 이투데이

하지만, 여기서 끝날 애플이 아니죠!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애플이 직면한 도전들과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환점, 그리고 애플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애플의 넥스트는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최근 애플이 만난 악재는 크게 세 가지 입니다.

1. 애플카 프로젝트 중단

애플이 10년 동안 한화 13조 이상을 투자한 애플카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로젝트 중단의 배경에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꼽히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애플이 실패한 궁극적인 이유가 단순히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2014년 팀 쿡은 일론 머스크와 Tesla 인수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애플은 테슬라 인수 금액을 고려하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지금와서 보면 정말 아쉬운 선택이었죠.

내부 리더십의 문제

하지만 어제 블룸버그의 Mark Gurman이 내놓은 심층 기사에 따르면, 원인은 결국 애플 내부에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블룸버그는 애플카 프로젝트는 10년 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잘못된 운명을 안고 있었다며 완전한 자율주행차로 세상을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애플은 자동차 시장 진출 난이도를 너무 과소평가했고 한 번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고자 무리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팟 등 제품이 초기 모델부터 차근차근 발전해온 것과 같이 애플카도 낮은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부터 상용화 과정을 밟았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더군다나 개발이 늦어짐에 따라, 직원들의 관심은 내부 정치로 쏠렸다고 합니다.

개발팀은 애플의 CEO 팀 쿡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잘 짜여진 데모 시연에만 9개월을 소비했고,

프로젝트 리더들은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즉각적으로 운전을 맡을 수 있도록 '조건부 자동 운전'을 목표로 개발하고자 했으나 팀 쿡을 비롯한 애플 임원진들은 데모 시연을 너무 마음에 들어한 나머지, 컴퓨터가 모든 상황에서 운전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의 정교함(full suite of self-driving sophistication)을 추구했습니다.

결국, 애플은 한 번에 큰 혁신을 만들려는 욕심 때문에 무려 10년, 13조원이라는 큰 비용을 치르고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2. 유럽연합 과징금 18억 4천만 유료 부과

유럽연합이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며 18억 4천만유로 (한화 약 2조 7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애플 전세계 매출의 0.5%에 이르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는 애플이라는 거대 기업의 방향을 뒤흔들만한 큰 타격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구글도 지난 2017년 온라인 검색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24억 유로의 과징금을 받았고, 2018년에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지배력 남용을 이유로 43억 4천만 유로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뿐만아니라 메타도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의 반독점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즉, 유럽연합은 예전에도 이랬고 앞으로도 이럴 것이며 심지어 애플만 혼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이라면 의례 세금처럼 지나가야 하는 관문이라고 생각됩니다.

3. 중국 판매 부진과 가격 인하 압박

중국 시장이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수요도 위축되고, 외국산 제품보다는 자국 브랜드를 사용하자는 이른바 '애국 소비'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그동안 거대한 중국 시장의 수요에(빨대를 꼽고) 성장했던 미국 기업들이 차례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며칠 전 발표된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첫 6주간 중국 내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7%나 줄었습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하지만 애플의 경우 상대적으로 타격이 더 컸습니다.

애플의 빈 자리는 중국 브랜드 화웨이가 차지했습니다.

화웨이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급증했습니다. 2023년 8월 출시된 고가폰 '메이트60'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메이트60의 가격은 6,999위안(약 130만원)에 달하며, 아이폰15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은 5,999위안(약 111만원)에 달합니다. 아이폰이 비싸기 때문에 덜 팔린게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애플은 1월 말 설 특수를 맞아 중국에서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가를 6~8% 할인했습니다. 유통업체가 아닌 애플이 자체적으로 가격인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애플의 미래 먹거리는?

비전프로와 인공지능

하지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이 이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거라 믿습니다.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미래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 Vision Pro

어찌 되었던 애플은 하드웨어 회사입니다.

애플의 매출 스트림
애플의 매출 스트림

2023년 기준, 애플은 $383B의 매출을 거두고 $97B의 순이익을 남겼습니다. (이익률 25%)

  • Gross profit margin: 44%
  • Operating income: $114 billion, or a 30% operating profit margin
  • Gross profit margin: 44%
  • Net profit: $97 billion, or a 25% net profit margin

이 숫자들을 보니, 왜 버핏이 애플을 좋아하는지 알겠네요.

매출은 크게 제품 매출 78% 서비스 매출 22%로 구성되며,​ 이를 제품/서비스별로 보면 iPhone 52%, Mac 8%, iPad 8%, Wearables, and accessories(애플워치, 에어팟 등) 10%으로 구성됩니다.

출처: https://www.forrester.com/blogs/apple-sales-and-profits-analysis-for-fy-2023-top-10-insights/
출처: https://www.forrester.com/blogs/apple-sales-and-profits-analysis-for-fy-2023-top-10-insights/

즉, 애플 매출의 절반(52%)가량이 아이폰 판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서비스 매출도 아이폰에서 동작하는 앱 결제가 대부분이니 아이폰과 연계된 매출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애플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애플의 23년 매출은 전년대비 -2.3% 감소했고, 아이폰 매출도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2%가량 하락했습니다.

애플 매출 추이
애플 매출 추이
아이폰 매출 추이
아이폰 매출 추이

이를 아이폰의 출하량과 비교해서 보면 그 의미를 더 잘 알 수 있는데요.

아이폰의 출하량은 이미 2015년 피크를 찍었습니다. 시장 점유율은 19%로 높아졌지만 아이폰의 판매량 자체는 15년의 최고치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 년째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제품 다각화(애플워치 2015년 출시, 에어팟 2016년 출시)와 서비스 비즈니스 매출 덕분에 전체 매출은 계속 증가 시켜왔습니다. 이번 23년에도 유일하게 서비스 부문만이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첨부 이미지

그러나 23년 내내 매출 정체를 보인만큼, 애플의 투자가들은 iPhone next를 간절히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후보 중 하나였던 애플카는 지난달 공식적으로 프로젝트가 중단되었고,

이제 남은 희망은 Spatial Computing (공간컴퓨팅)을 지향하는 AR/VR 기기 Vision Pro 뿐입니다.

비전프로의 공간컴퓨팅
비전프로의 공간컴퓨팅

애플의 비전프로는 지난 2월 2일 공시 출시되어, 전세계 IT 얼리어답터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관련 후기)

사전예약 기간동안 이미 20만대가 팔린 비전프로는 올해 35만대 출하량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심슨
미래를 내다보는 심슨

애플 VR 헤드셋의 첫 번째 모델인 비전프로는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아직 무겁고 배터리 기술도 완전하지 않고, 무엇보다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거의 없지만 혁신의 애플이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분명 문제가 많을 첫 모델에 기꺼이 $3,500 달러를 내고 스스로 실험자가 되어주는 20만명의 팬을 보유한 애플이 대단하지 않나요?

애플의 독점적인 아이폰, 독점적인 앱 생태계, 한 번 기기 하나를 구매하면 떠나기 힘든 하드웨어 생태계, 사용자들의 높은 충성심애플은 워렌 버핏이 좋아하는 독점 기업의 모든 자격 요건을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출처: '워런버핏이 애플에 투자한 진짜 이유' 하미플에릭 뉴스레터

 

잠시 간단한 계산을 해 볼까요?

Vision Pro의 첫 모델, 거의 시제품에 가까운 이 기기의 가격은 $3,500달러부터 시작합니다. 벌써 20만대가 팔렸고, 계획대로 35만대 모두 판매된다면 올해 매출이 무려 $1,225M (한화 1.6조원)에 달합니다. 애플 팬덤의 힘이 정말 대단하죠!

하지만 과거 iPad나 Apple watch의 출시와 비교해보면 Vision Pro의 출발은 상대적으로 조촐합니다.

과거 아이폰은 출시 후 2년 만에 2천만 대가 팔렸습니다. 아이패드는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출시 4개월 만에 같은 수량인 2천만 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출시 후 첫 9 분기 동안의 기기 출하량 추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 후 첫 9 분기 동안의 기기 출하량 추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Vision Pro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아니라, 반드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거의 아이폰과 같은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므로,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어쩔 수 없이 느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ision Pro의 미래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플이 이전에 선보인 혁신적인 제품들이 처음에는 시장에서 비웃음을 샀지만(콩나물 같은 에어팟... 스마트폰 있는데 시계를 왜 사냐...), 결국에는 시장을 혁신하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장을 열었습니다.

Vision Pro도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이렇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주지 않을까요? 우리가 아직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방식으로 말이죠.

 

🤖 AI

두 번째, 애플의 미래는 인공지능에 달려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화두가 된 2023년 내내 빅테크 기업 중 유난히 애플이 조용하지 않았나요?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Siri는 2011년 10월 출시된 iPhone4s에 처음 탑재되었습니다. 그러나 Siri 이후 애플의 AI 기술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소소하게 사진의 누끼를 따거나, 사진에서 얼굴을 인식하거나 문자를 인지하는 기능 등을 아이폰 업데이트를 통해 접할 수 있긴 했습니다.

애플은 유난히도 AI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처럼 비전이나 AI 전략을 선포하기 보다는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며 AI 기술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이 조용하다고 기술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애플은 빅테크 중에서도 가장 많은 AI 기업 인수합병을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 10년간 애플은 총 32개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왔습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진행한 인수 건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정말 조용하게 AI 사업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투자를 지속한 셈입니다.

애플은 빅테크 중 가장 많은 수의 AI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출처: CB Insights
애플은 빅테크 중 가장 많은 수의 AI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출처: CB Insights

다만, Apple이 인공지능에 대한 방향성이 적절한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애플이 그동안 투자해온 AI 분야가 요즘 핫한 분야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애플의 Siri는 딥러닝 강화학습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나, 이는 LLM 기술의 근간이 되는 Transformer 기술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또한, 애플이 인수한 AI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 음성 디자인, 음악 생성, 이미지 인식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2017년 이후 애플이 인수한 기업 리스트 중 일부출처: https://qz.com/apple-may-be-quiet-on-ai-but-it-s-also-the-biggest-buy-1850872570
2017년 이후 애플이 인수한 기업 리스트 중 일부
출처: https://qz.com/apple-may-be-quiet-on-ai-but-it-s-also-the-biggest-buy-1850872570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대는 전세계 13억명이 사용하는 아이폰과 애플 생태계에 있습니다.

애플 생태계는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얻어지는 데이터와 다양한 디바이스,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iOS 시스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앱스토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애플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AI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애플은 이미 가장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난 2월 1일 실적발표에서 팀 쿡의 발언에 관심이 갑니다.

그는 애플이 AI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말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미래를 형성할 이러한 기술들에 계속 투자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계속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인공 지능이 포함되며, 우리의 세부 사항을 공유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올해 말에 해당 분야에서 진행 중인 작업입니다.

팀 쿡, 2024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루머에 따르면 Apple의 iOS 18 소프트웨어 출시가 여러 AI 기능을 포함하며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기에 이미 탑제되어 있는 Siri를 개선하여,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LLM (대규모 언어 모델)을 Siri에 통합하고 여러 앱과의 통합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 합니다.


 

💡 최근들어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주고, 질주하는 엔비디아에 가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동안 여러 영역에서 혁신을 만들어내었고, 항상 우리가 원하는지 조차 몰랐던 미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주가가 주춤한 때가 오히려 애플의 현재와 미래를 공부하기에 적기라 생각하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관심이 많은 언타랩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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