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레터 NEWS LIST

[클립1] 공정한 입시 경쟁? 아이고 의미 없다~
<경향> 12월 30일 ; 모의고사 출제자와 문제 부정거래 ‘일타강사’ 현우진·조정식 등 기소
[베프의 몇 마디] 검찰이 ‘일타강사’로 불리는 현우진·조정식씨 등 사교육업계 인사들과 전현직 교사 등 46명을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문항을 부정하게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현씨는 EBS 교재 제작이나 모의고사 출제 등 업무를 하고 있는 현직 교사 3명에게 2020~2023년 문항 제작을 조건으로 총 4억여원을, 조씨는 같은 기간 교사 등에게 8,000만원을 주고 문항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추가적인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현직 교사 9명은 ‘문항제작팀’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활동하면서 문항 1개당 시가 10만~50만원으로 책정했고, 문항 20~30개를 묶은 세트 단위로 거래해왔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사회의 오래된 전통은 '공정한' 시험의 결과로 개인의 지위가 영구하게 확정된다는 것입니다. 시험을 잘 본 자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나, 그렇지 못한 자는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더욱 힘든 길을 걸어야 하죠. 한 사람 인생의 지위를 결정하게 되는 이러한 시험 제도는 과연 공정할 수 있을까요? 지배계급은 사교육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실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시험 문제 자체를 구매함으로써 시험을 통해 자신들의 지위를 재생산하며 확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시험을 통한 능력주의는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다음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공정함은 시험을 통해서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클립2] '로켓로비' 쿠팡, 정부가 제대로 잡을까
<경향> 12월 16일 ; 유통기업 쿠팡, 본업은 로비?···‘대관 인력’만 기형적 대규모, 꼬리 자르고 여론전 가나
[베프의 몇 마디] 쿠팡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이은 노동자 과로사, '블랙리스트' 작성, 퇴직금 미지급 꼼수, 어마어마한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에 속셈이 뻔히 보이는 보상안... 최근에는 산재 은폐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나름대로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쿠팡 잡기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청문회에서 쿠팡이 보인 '전략적 기억상실'과 '회피형' 태도는 국가권력을 주무를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정부와 국회 출신 퇴직 공직자 18명을 대관 업무 고위직으로 영입했고 이러한 대관 인력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내 로비도 열심입니다. 미국 공화당 인사들과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최근 한국 정부의 조치를 공개 비판하며 쿠팡의 로비에 화답했습니다.
사실 이미 민주당 정부와 검찰, 공정위는 쿠팡 밀어주기에 매몰돼 쿠팡의 문제를 오랜 기간 외면해왔습니다. 2017년 전·현직 쿠팡맨들로 구성된 쿠팡 사태대책위원회는 쿠팡이 쿠팡맨들의 정규직 전환을 막기 위해 대량 해고를 했다고 주장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화두로 내세운 문재인 전 대통령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기업인과의 회동 때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을 바로 옆 자리에 앉히며 우대했어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있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한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검찰과 쿠팡의 관계가 드러났었고요.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8월 쿠팡 하도급법 위반 의혹 사건에서 담당 심사부서와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쿠팡이 최근 대중의 미움을 크게 받으며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일어나자 정치권에서는 뒤늦게 쿠팡 때리기에 나서며 인기를 얻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쿠팡이 이렇게 ‘괴물’이 된 것에는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쿠팡을 잡겠다는 정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클립3] 법 시행령으로 법 셀프 무력화하는 ‘친노동’ 정부

<프레시안> 1월 6일 : "노란봉투법에 건 희망, 시행령으로 꺾었다" 하청 비정규직 반발
[베프의 몇 마디] 비정규직 노동자들(제철, 조선, 철도, 판매, 물류센터 등)이 지난 12월 29일부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점거하고 농성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의 본래 취지를 무력화하는 시행령*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입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본인들의 근로조건을 입맛대로 주무르는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 노동권 향상을 쟁취하도록 하자는 것인데요. 하지만 시행령은 하청 노동조합에서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시 원청 노동조합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필히 거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와 같은 시행령 도입은 현실에서 원청 노동조합보다 규모가 작을 가능성이 높은 다수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시행령 |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국회를 통하지 않고 직접 시행하는 준(準) 법률 |
| ** 교섭창구단일화절차 | 한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덩어리가 가장 큰 노동조합이 교섭, 파업 등의 권리를 대표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는 기존에도 문제가 많아 위헌 논란이 계속 있어왔습니다. |
애초에 노란봉투법을 통해 원청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원청 사용자가 이들의 교섭 요구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원청 노동조합이 하청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정된 노조법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인 ‘원청 노동조합과의 단일화를 통한 교섭’이 갑자기 시행령에서 튀어나온 것인데, 이렇게 취지를 무색하게 할 것이면 노조법을 왜 개정한 것일까요?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과 시행령 폐기 요구가 이어지는데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월 5일 하청 노동조합 지부장들이 모인 간담회에서 “시행령이 시행된 뒤 문제가 생기면 보완·재정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또, 원·하청 노조의 근로조건, 고용형태에 큰 차이가 있다면 교섭단위분리 신청을 하면 되고, 기존보다 완화된 조건으로 승인을 해주겠다며 ‘뭐가 문제냐?’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법 취지에 맞게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보장하지 않고, 왜 굳이 원청 노동조합과 단일화 절차를 거치도록 강제하는지 그 자체로 문제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청 노조가 배제되고 원청 노조가 '대리교섭'을 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이득을 보는 것은 결국 하청 노동조합과 교섭을 최대한 피하고 싶은 원청 자본입니다. 이렇게 애시당초 자본 입맛에 맞는 시행령을 도입하려는 정부가, 단일화 절차를 일단 진행하면 사태를 지켜보다 필요한 경우 하청노조와 원청노조의 교섭 단위 분리해준다고 하니 믿음 자체가 가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이재명 정부는 SPC와 쿠팡 때리기 등의 행보를 보이며 '친노동' 정권을 자임하지만, 정작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직접 싸우려고 할 때는 자본의 편에서 교섭의 방해물을 설치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노동청을 점거한 노동자들의 행동을 통해 정부의 말뿐인 ‘친노동’ 코스프레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베프의 이 주의 영상]
[트럼프] 나는 석유회사들을 만날 겁니다. ... (베네수엘라에) 시추할 것도 많고, 그럼 가격도 더 내려갈 겁니다.

[위클리 코멘트] 베네수엘라 공습에 대통령 납치까지 – 트럼프의 폭주를 멈추려면

새해가 시작된 지 3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하던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사람들 머리 위로 폭탄을 떨어트린 것입니다. 미군은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해 군 시설, 민간 건물 등 7군데를 공습했고, 현직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와 그의 부인을 납치해갔습니다. 우리 눈 앞에서 명백한 제국주의적 침략행위가 벌어졌습니다.
마약과의 전쟁? 지배와 약탈!
지난 가을부터 트럼프는 ‘마약과의 전쟁’, ‘마약의 위험으로부터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하겠다’ 등의 명분을 내세우며 베네수엘라의 선박을 공격해왔습니다. 정작 미국 내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펜타닐(마약 원인 사망자의 70%,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통계)은 주로 중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심지어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 시절 마약 조직 운영죄로 미국 감옥에 갇혔던 온두라스 전 대통령(후안 에르난데스)를 사면한 장본인입니다.
트럼프의 진짜 목적은 마약이 아니라 베네수엘라와 남미를 지배하는 것입니다. 공습을 시작한 후, 트럼프는 기자회견을 열고 베네수엘라가 “안전하고 적절하며 신중한 전환을 할 수 있을 때까지 …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정확히 누가 운영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자신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 손짓했습니다. “제 바로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 한동안 그럴 것입니다.” 또,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국 석유 회사들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베네수엘라는 1970년대 베네수엘라에 진출해있던 미국 석유 기업들을 쫓아내고 석유산업을 국유화했고, 2000년대에도 차베스 정권 하에서 국유화 조치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미국 정부와 그들이 내세울 새로운 친미극우 정부는 이제 미국 석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것이 분명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전부를 지배하기
그러나 석유 회사의 이권은 트럼프가 그리는 큰 그림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을 재천명했습니다. 1823년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는 유럽의 경쟁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남미를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의 지배 영역이니 손을 떼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역시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회복하고, 본토와 이 지역 전역의 주요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보호”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남미 대륙은 그린란드와 함께 서반구의 핵심 지역이고, 전 세계 리튬의 60%와 풍부한 석유, 희토류, 세계의 ‘허파’인 아마존, 전 세계 담수의 30%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가 지적하듯이, 트럼프에게 심각한 문제는 “서반구 밖 경쟁자들이 우리 서반구에 병력이나 기타 위협적 역량을 배치하거나 전략적 중요 자산을 소유 또는 통제할 능력”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은 라틴아메리카의 제1교역국 자리를 차지하고(2024년 총 교역량 약 5,200억 달러), 여러 남미 정부들과 긴밀한 경제적 협정을 맺어왔습니다. 2018년부터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의 리튬 채굴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110억 달러에 달합니다. 베네수엘라 역시 원유 수출량의 80%를 중국에 판매해왔습니다. 세계 자본주의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제 트럼프는 자신의 앞마당에서 얼쩡거리는 중국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입니다.
야만의 레트로에 맞서 싸우기
사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후반부 내내 미국은 남미에서 좌파들이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야만적인 일들을 숱하게 벌여왔습니다. 군사 쿠데타를 후원했고(과테말라,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백래시를 위한 내전도 전폭 지원했습니다(볼리비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특히 1989년에는, 며칠 전 일처럼 미군이 파나마를 침공해 대통령을 직접 제거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오랜 제국주의적 본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아무 문제 없이 자신의 지배를 확고히 하는 데 성공한다면, 비슷한 시도가 아마 쿠바나 콜롬비아에서, 그리고 다른 남미 여러 나라에서 반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미국의 노력이 언제나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21세기 초, 베네수엘라에서 이미 미국은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사회주의자 우고 차베스가 1999년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국은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2002년 쿠데타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쿠데타 48시간도 되지 않아 베네수엘라의 대중이 좌파 대통령을 지키자는 전국적 대규모 시위에 나섰고, 결국 미국과 베네수엘라 우익은 패배했습니다. 차베스의 귀환은 2000년대 거대한 남미 좌파 운동의 물결을 불러오는 신호탄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 미국의 침략 행위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과 규모로든 베네수엘라 대중의 반발이 뒤따를 것입니다. 물론, 차베스 정부와 마두로 정부 사이의 차이는 적지 않습니다. 마두로는 차베스의 계승자를 자처하지만, 그가 이끄는 세력은 관료주의와 부패가 만연하고 노동계급 기반은 취약합니다. 이들이 낸 성과는 초라했고, 마두로는 권위주의적 통치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마두로 정부를 규탄하고 이들을 권력에서 끌어내릴 권리를 가진 유일한 존재는 트럼프가 아닌 베네수엘라 민중들입니다. 트럼프의 행위는 오히려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평등을 심각하게 퇴보시키고 베네수엘라 운동의 전선을 복잡하게 교란시킬 것입니다. 그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베네수엘라 좌파 대중이 앞으로 해나갈 싸움에 대해, 침략에 반대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연대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트럼프를 끌어내리기 위해 싸우는 미국 노동계급이 그러한 운동의 일부가 될 때, 폭주하는 미국 제국주의를 멈춰 세울 진지한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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