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BGM이 바뀔 때마다 책 읽는 그대를 힐끔 훔쳐보았다. 자세를 바꾸어도 보고, 고개가 뻐근한 듯 이리저리 풀어보기도 하면서. 옷매무새가 단정했던 그대는 자세도 반듯했고, 그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같이 책 읽자고 불러낸 어처구니없는 나지만 흔쾌히 응해준 그대기에 오늘은 창문을 좀 더 활짝 열어두어야겠다. 책에서 무엇을 읽었느냐 물어본다면 그대의 어려운 이름을 읽었노라 말하겠다. 잊지 못해 수백 번은 소리 없이 불러보았다고. 혼자 하는 사랑이 사랑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반문할 작정이다. 혼자 하는 사랑은 왜 사랑이 아닌 거죠? 더 세차게 내려줬음 좋겠다. 방에 물이 차고 벽에 곰팡이가 슬어도, 내가 떠내려가고 숨이 막혀도 좋으니 더 세차게. 창문을 부숴도 좋으니 계속 찾아와주면 좋겠다.
*고치지 않을 용기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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