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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글이 유창한 인간의 주절주절
뉴스레터
하지까지 얼마나 남았더라
단정하고 규칙적으로 입는 재미에 푹 빠진 봄이었다. 이를테면 삼 곱하기 삼 빙고판 같았다. 1열에 아이보리 트렌치코트, 가죽 블레이저, 네이비 재킷을, 2열에는 검은색 얇은 울 니
인디언 사전에 말더듬이는 없다
길을 걷고 있는 당신. 달려오던 자동차가 물웅덩이를 밟아 당신의 신체 일부에 흙탕물이 튀었습니다. 어디에 튀었을까요? 초등학교 6학년 영어 시간이었다. 담임은 (실명을 쓰고 싶지만
사연 없는 책은 없다
“내가 뽑기 맞추면 할아버지 싸대기 한 대 맞아.” 2021년 가을, 학교 앞 문구점 앞에서 벌어진 대화였다. 뽑기 할아버지는 못 들은 체했지만 10살 남아들은 뽑기 도구들을 발로
디디와 이츠키 (4)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사랑은 정말 향기를 남겨. 옛말이 다 맞아.” 이츠키는 키오를 귀한 친구로 여겼다. 보아의 오랜 팬이기도 했던 그는 소문자와 대문자의 쓰임새 그리고 점을 사용해 대체할 수 있는
여름의 애교
자귀나무에 홍색 꽃이 폈다. 거미는 건너편 가로등까지 정성스레 무늬를 뜨는 중. 불빛에 반짝이는 거미줄을 구경하다 그대로 끈적, 얼굴이 잡혔다. 여름은 이런 사소한 좌절을 끼얹곤
일오삼
정릉 지나 북악터널에 다다르면 마음이 부푼다. 하늘과 수평으로 내달리던 버스는 느긋하게 속도를 줄이고, 승객들은 이때다 싶어 홍지문을 바라본다. 홍지문이 붉고 노랗던 계절에도 푸르
디디와 이츠키 (3) 어쩌면 사랑
디디는 왼쪽 가슴에 누운 사람을 어쩌면 사랑을 가만히 살폈다. 리모컨을 들고 조심히 딸깍, 일시 정지를 눌렀다. 잠잠해진 방 안에 도드라진 ‘포-포-’하는 잠든 하나의 숨소리를 디
BIRDS OF A FEATHER
“따라혀봐. 버즈 어브 어 페더, 위 슈드 스틱 투게다 아이 노우.” 돌연 시작된 할아버지의 영어교실. “아이 세드 아이드 네버 씽크 아이 와전트 베터 얼로운. 얼른. 리피트혀.”
반품 요령 (2)
“긴 잠이었어요. 눈을 떴는데 아빠가 보였어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어떻게 알고 방콕까지 혼자 오셨지 싶었죠. 아빠는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대해주셨어요. 가시덩굴이
반품 요령 (1)
“살아 있는 거 반품시켜본 적 있어요?” 우진은 산낙지에 초장을 부으며 말했다. 초장에 휩쓸린 흡반은 삼키는 듯 토해내는 듯 분주히 뻐끔댔다. 이수는 초장 그릇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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