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구독자 님을 위한 2023 아카데미 시상식 요약.ZIP

🏆"And the Oscar goes to..." 이맘때쯤이면 떠오르는 익숙한 멘트. 영화를 좋아하시는 구독자 님이라면 아마 벌써 알고 계시겠죠? 모든 영화인들이 그리는 꿈의 무대,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주 월요일 아침에 열렸는데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으로 화제가 됐던 92회에 이어, 이번 시상식에도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있었죠. 그중에서도 저는 특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키호이콴의 수상소감이 그렇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Dreams are something you have to believe in, keep your dreams alive!"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외치던 그의 말에 뜨거운 진심이 느껴졌던 이유는, 누구보다 그 말의 무게를 삶으로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오늘 에디터 우기가 준비한 2023 아카데미 시상식 돌아보기와 함께, 다시 한번 구독자 님도 그때의 뜨거움과 설렘을 저와 함께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톺아보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오스카를 수상한 2020년 이후로 가장 만족스러운 오스카였는데, 오늘 레터에서는 각 종목마다 수상작들이 수상한 이유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려고 한다. 

🏆특수 효과상 <아바타:물의 길>

🎞️후보 <서부전선 이상 없다>, <더 배트맨>,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 <탑건:매버릭>

사실 이번 결과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아바타> 시리즈는 영화 특성상 특수효과가 영화의 80%인, 스펙터클함을 중심으로 하는 영화라 이 부분에선 <아바타> 시리즈를 능가할 작품이 없었다.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는 1편에 비해 훨씬 나아진 특수효과를 보여줬지만, 결국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탑건:매버릭>은 오히려 특수효과 자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상을 하기엔 좀 애매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의상상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

🎞️후보 <바빌론>, <엘비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바빌론>의 의상은 화려하고 시대에 적절했지만, 다른 작품들의 개성에 비견될 만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에에올>이 후보에 오른 것이 의외인 것 같아 보였지만, 이는 생각해 보면 꽤나 말이 되는 선택이었는데 주연 에블린, 웨이먼드, 그리고 디드레의 의상들은 굉장히 일상적이면서도 비일상적인 면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특히 조부투바키의 의상은 많은 의미들을 담아내면서도,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조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의 수상은 어느 정도 납득은 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는 무난했지만 미술과 의상은 상당히 인상 깊긴 했다. 마야 문명을 기반으로 한 빌런 무리의 의상과 와칸다의 의상 모두 수상할만하다고 생각했다.

🏆편집상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후보: <이니쉐린의 밴시>, <엘비스>, <타르>, <탑건>

엘비스의 편집이 좋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에에올>의 과감한 편집을 이길 작품은 없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한 세계선을 한꺼번에 몰아쳐서 보여주는 편집은 정말 엄청났다.

🏆음향상 <탑건:매버릭>

🎞️후보: <서부전선 이상없다>, <아바타: 물의길>, <더 배트맨>, <엘비스>

<탑건:매버릭>의 비행 장면들을 보면 수상한 이유가 바로 납득이 될 것이다. 초반의 활공씬부터 기체가 이륙하는 소리, 톰 크루즈의 숨소리, 바람 소리 등 수많은 효과음을 잘 융합시켜 영화의 긴장감과 무엇보다 현장감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낸다.

다만 필자는 에에올도 후보에 오를 줄 알았는데 지명되지 못한 것이 의외였다. 극장에서 여러 회차 관람했을 때 눈에 띈 것 중 하나가 컷과 컷을 연결할 때 사용된 정밀한 효과음들이었는데, 수많은 컷들을 어색하지 않게 이어붙이는 사운드 디자인이 훌륭한 영화였기 때문에 수상은 못할지언정 후보에 오를법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촬영상 <서부전선 이상없다>

🎞️후보: <엘비스>, <빛의 시네마>, <타르>, <바르도>

필자는 개인적으로 <타르>가 상을 받길 바랐다. 절제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자, 중간중간 기술적으로 대단한 롱테이크들을 보여준다. 거기에다 토드 필드 감독의 오랜만의 복귀작이자 포커스 픽쳐스에서 나름 큰 예산을 들여서 만든 예술영화인 만큼, 오스카에서 빛을 보기 바랐는데 결국 <서부전선 이상 없다>가 수상했다. 필자는 아직 해당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예고편을 봤을 땐 적절하게 잘 촬영한 영화 같았다.

🏆음악상 - <서부전선 이상없다>

🎞️후보: <바빌론>, <이니쉐린의 밴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페이블맨스>

필자는 개인적으로 <바빌론>이 수상하길 바랐다. <라라랜드>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더 발전시킨 것 같은 영화의 음악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이다. 1920년대의 분위기를 모던하게 재해석해낸 'voodoo mama', 그리고 라라랜드의 미아와 세바스찬 테마곡과 비슷한 분위기의,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향을 받은듯한 ‘manny and nellie’s theme’ 모두 좋은 노래들이니 들어봤으면 좋겠다. <서부전선 이상없다>의 음악을 들어봤지만 오케스트라에 전자 음악을 특이하게 융합한 것 같았다.

이번 주에는 2023년 아카데미 수상작들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해 봤다. 다음 주에는 각본상, 그리고 주, 조연상, 마지막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들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도록 하겠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이번 주 볼거리

갓 전역한 데이빗은 군에서 죽은 친구 케일럽의 유언을 들고 그의 가족을 방문한다. 케일럽을 잃고 슬픔에 휩싸인 가족들은 데이빗을 따뜻하게 맞아 준다. 그런데 마을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기 시작하고 점점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번 주에 소개할 작품은 <더 게스트>다. 데스노트 실사영화의 연출자라는 불명예를 지닌 애덤 윈가드 감독이 저예산 영화를 연출하던 시절의 작품인데,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함이 녹아있다. 80년대 영화풍의 네온 색감과 신스음악,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서정적인 선곡이 인상적이다. 니콜라스 웬딩 레폰의 <드라이브>에 80년대 B급 감성을 한 스푼 넣은 느낌이다.

영화의 메인 캐릭터 ‘데이비드‘를 연기한 댄 스티븐스의 연기도 훌륭한데 영화의 ‘과한 쿨함’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중간중간 감정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연기도 무리 없이 보여준다. 스타일리시하고, 무엇보다 재밌고,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사실 전쟁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반전, 그리고 휴머니즘. 이 흔한 소재를 활용하기 위해선 색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비주얼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전쟁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내는 등, 전쟁영화의 익숙한 서사를 색다르게 담아내고자 했던 시도는 예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서부전선 이상없다>의 시작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숨막힐듯한 고요함 가운데서 시작된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그 흔한 '인공적인 소리' 없이, 침묵을 지키는 풍경 속에서 주인공인 인간은 한참 뒤에야 등장한다. 그것도 살아있는 유기체가 아닌 차가운 주검의 모습으로. 전쟁영화로서 손색이 없는 완벽한 이 오프닝을 보는 순간, 이 오프닝 씬 안에 전쟁의 덧없음과 휴머니즘이 모두 담겨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하나의 소품처럼 다뤄지는 인간의 모습들이다. 영화 속의 인간은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형체도 알 수 없는 채, 볼품없는 천 조각에 묶여 땅바닥에 구르고, 수레에 실려 어딘가로 끌려간다. 시신들의 옷은 다시 물에 씻기고, 수선을 통해 곧 죽어갈 누군가를 위한 군복이 된다. 대사 한 마디 없이, 전쟁이라는 비극을 이렇게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줬던 작품이 있었던가 싶다.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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