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그기 어떻게 하는 겁니까?

오늘 레터의 제목,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바로 작년 화제의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 진양철 회장님의 명대사를 오마주 해봤는데요. 아마 구독자 님도 한 번쯤은 이 대사를 따라 해 보셨겠죠?

그런데 아무리 말투를 열심히 흉내 낸다고 해서, 우리가 이성민 배우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연기에도 아무리 따라 해도 따라 할 수 없는 연기들이 있다고 해요. 나만의 독보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법, 에디터 우기가 준비한 오늘의 레터에서 만나보세요.

배우 지망생이 알려주는 연기의 세계

테크닉. 아마 많은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일 것이다. 테크닉은 쉽게 말해 기술이다. 대사를 어떻게 전달할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등 말 그대로 연기를 마치 하나의 기술을 배우는 것처럼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캐릭터를 해석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가슴에서 나오는 연기가 아닌, 계산 되어 나오는 연기에 집중하게 되고 연기에 생기가 덜할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즉각적이고 생기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바로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메소드 연기'가 그 답이 될 수 있다. 메소드 연기는 쉽게 말해 비슷한 과거의 경험을 끌어내어, 극 속에서 표현하려는 감정을 연기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사실 여기에는 커다란 하나의 단점이 있다.

바로 씬을 진행할 때마다 감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매번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감정이 격한 씬을 표현하려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끌어내야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정신적으로 후유증이 상당한 작업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선 굉장히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롭 라이너 감독의 명작 <스탠 바이 미>의 후반부 캠프파이어 씬을 촬영하던 중 배우 리버 피닉스가 감정을 이끌어 내는 것을 유독 힘들어하자, 롭라이너 감독이 '과거 어른에게 상처받은 경험을 떠올려보라'는 조언을 건넸고 그 디렉션에 맞춰 명연기를 선보였다는 유명한 에피소드도 있다.

이렇게 메소드 연기 방식은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상황에서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그러면 그에 대한 대안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필자가 아는 액팅 코치가 활용하는 방식이 있는데 바로 ‘차크라’라는 몸의 부분들을 사용하는, 요가와 연계된 훈련 방식이 있다.

차크라는 몸의 에너지가 응집되어 있는 부위이며 각 종류의 에너지가 모여 있는 부위인 만큼, 신체와 정신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목이 아프면 단순히 자세가 잘못된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있어서 이 부정적인 에너지가 고통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바라본다.

이런 에너지를 연기에 접목시키는 것이 이번 주에 소개할 연기 훈련법이다. 훈련 방식은 몸을 7개의 부분으로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7개의 부분은 각각 머리 꼭대기(crown), 눈썹 부분 (third eye) , 목 (throat) , 가슴 (heart) , 상복부 (solar plexus) , 하복부(sacral) , 꼬리뼈(root)로 나뉘며 각 부위마다 연결된 감정들이 있다.

각각 나열해 보자면 꼭대기 - 자아, 눈썹 - 판단, 목 - 진실 또는 진심을 막으려는 행동, 가슴 - 사랑, 상복부- 자만, 하복부 - 성, 꼬리뼈 - 용기로 이루어져 있다. 세세하게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일단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리가 할 것은 앞으로 연기를 할 때 각 부위에 신경을 쓰기만 하면 된다. 앞서 나열한 각각의 신체 부위를 일종의 연기 버튼이라고 생각하고, 버튼을 누를 때마다 해당하는 감정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판단하는 연기를 한다면 눈썹 부위에 있는 제3의 눈에 신경 쓰고, 자만에 가득 찬 연기를 할 때는 상복부에 집중하는 식으로 몸을 활용하는 것이다. 필자는 요가에 대한 상식이 부족해서 차크라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여러 가지 감정을 신체 부위와 연관 지어서 필요시에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은 굉장히 센세이셔널 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런 방식은 메소드 연기와는 달리, 정신적인 집중을 요하는 과정 없이 즉각적으로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방식이기에 굉장히 효율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만약 앞으로 연기에 도전할 일이 생긴다면, 앞서 소개한 훈련법들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노하우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싶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이번 주 볼거리

이번 주에 소개할 작품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스파이더버스 시리즈의 최신작,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다.

실험적인 연출이 돋보였던 1편 이상으로 이번 작품 역시 독특한 연출을 많이 사용했는데, 한 프레임 프레임을 배경화면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미적감각이 대단한 작품이다. 일부 장면은 초현실적인 배경을 써서, 색감만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애니메이션에서만 해낼 수 있는 기발한 연출이 넘쳐난다.

그리고 의외로 히어로물치고 드라마성이 짙은 작품인데, 작품의 초반부는 액션씬을 최소화하고 아예 인물 간의 서사에 집중한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이런 방식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음악을 활용한 연출은 1편이 더 나았다. 1편은 <Sunflower>, <What’s up danger>등 메인 OST들을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해서 뇌리에 박히게 한 반면, 2편에선 딱히 기억에 남는 곡이 얼마 없다.

그리고 결말이… 많이 아쉽다. 3편을 위한 빌드 업인 작품인 만큼, 클라이막스에서 작품이 딱 끝나버린다. 마일즈 모렐러즈의 이야기가 워낙 대서사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가 너무나도 좋았기에 좋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두 시간 반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게끔 하는 경이로운 연출을 보기 위해서라도 꼭 극장에서 관람하길 바란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배우만큼이나 한껏 벌크업 중인 마동석 유니버스의 최신작이다. 개봉 1주 만에 600만 관객을 달성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우선 이 시리즈의 핵심이자,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빌런의 존재감이 영 신통치 않다. 시종일관 자신의 극악무도함을 어떻게든 관객에게 보여주려는 듯, 불필요하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요소들이 과하게 드러난다.

장첸, 강해상 등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빌런들이 여유로움 속에서 강함이 묻어났던 캐릭터들이기에 이번에 등장한 '주성철' 캐릭터의 아쉬움이 더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또한 전작부터 계속 제기됐던 사운드의 문제도 유독 튄다고 느껴진다. 이미 마동석 액션의 시그니처가 된 묵직한 맛의 액션을 더 살리려는 건지, 아니면 어설픈 액션을 덮으려는 건 진 모르겠지만 액션에 비해 사운드가 과하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그동안 가뭄과도 같았던 시리즈 형 한국 영화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범죄도시3>의 흥행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변화 대신 안정성을 택한 것 같아 아쉬움이 드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