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는 구독자님 거예요.

🐰 구독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구독자님에게는 혹시 2023년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기쁜 소식이 있나요? 먼저 주간영화의 소식을 전해드리자면, 에디터 혀기가 올해부터 잡지에 글을 연재하게 됐어요! 

어떤 글인지 구독자 님도 궁금하시다고요? (뻔뻔) 그럴 줄 알고, 오늘 주간영화에서는 <월간 공군>에 연재하고 있는 에디터 혀기의 글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새해를 맞이해 기쁜 소식을 맞이한 주간 영화처럼, 구독자 님에게도 새해를 맞이해 곧 좋은 소식이 찾아갈 거예요.  

분노를 넘어 연대와 화해로

블랙팬서가 죽었다. 앤디 위어의 SF 소설 <마션>의 그 유명한 충격적인 첫 문장처럼,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의 시작도 꽤나 충격적이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자 ‘블랙팬서’라는 수호신을 잃은 국가적 위기의 상황. 주변 국가들은 와칸다의 지휘관이 부재하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 와칸다 왕국의 핵심 자원인 ‘비브라늄’을 탐내는 데다가, 와칸다 왕국의 존폐를 위협하는 ‘탈로칸’이라는 새로운 세력까지 떠오른다.

블랙팬서 역을 맡은 배우 채드윅 보스먼의 사망 후, 마블의 팬들과 대중들은 입을 모아 블랙팬서의 미래를 물었다. 그로부터 2년이나 지난 후 개봉한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그 모든 의문들에 대한 마블의 대답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외계인의 침략과 내부의 분열을 간신히 이겨냈던 와칸다 왕국이 맞서야 하는 이번 상대는 네이머(쿠쿨칸)가 이끄는 탈로칸 왕국이다. 블랙팬서도, 어벤저스도 없이 와칸다 왕국은 또다시 한번,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들의 터전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블랙팬서가 없는 마블, 채드윅 보스먼이 없는 블랙 팬서. 그동안 물음표만 남겼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해답을 영화는 2시간 동안 찾아 나선다. 그 답을 찾아가는 주인공은 바로 선대 블랙팬서 트찰라의 동생인 슈리다. 모든 영웅의 탄생이 으레 그렇듯이, 영화는 신흥세력의 등장이라는 난세에서부터 시작된다. 슈리는 이 난세 속에서 블랙팬서로서의 자질과,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시험받는다.

전작 <블랙팬서>가 킬몽거라는 안타고니스트를 뚫고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트찰라의 여정을 담아냈다면, <와칸다 포에버> 역시 인물만 달라졌을 뿐 전작의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트찰라에서 슈리로, 킬몽거에서 쿠쿨칸 (네이머)로. 시련을 통해 성장하는 영웅이라는 매우 정석적인 스토리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독특한 외형과 ‘쿠쿨칸’이라는 이름에서 이미 눈치를 챈 관객들도 있겠지만, 탈로칸 왕국과 쿠쿨칸은 멕시코의 마야 문명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블랙팬서라는 히어로는 단순히 ‘흑인’이라는 인종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 아프리카 문화 그 자체를 상징하는 히어로이기도 하다. 마야 문명과 아프리카 문명의 만남. 서로 다른 문명의 인물들이 만나는 이번 작품은 마블 최초의 ‘전쟁영화’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국가와 국가 간의 갈등이 그 여느 때보다 가장 주요한 갈등으로 등장한다.

서구 열강의 식민지라는 비슷한 역사를 걸어온 두 국가지만, 영화는 평화라는 공통된 가치를 위해 다른 방법을 선택한 두 왕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와칸다가 선택한 ‘개방’이다. 전작 <블랙팬서>에서 다른 나라와의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약속했듯이, 와칸다 왕국은 구호 시설을 설립하며 자신들이 숨겨왔던 힘을 선한 가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사한다.

반면 탈로칸 왕국이 택한 방식은 ‘폐쇄’다. 두 눈으로 자신의 사람들이 스페인의 침략자들에게 비참하게 학살당하는 순간을 목도한 네이머는 다른 나라들과 고립된 채 철저히 자신의 터전과 사람들만을 위한 길을 택한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른 방법을 택한 두 세력은 결국 충돌을 피하지 못한다.

영화는 이 갈등 속에서 히어로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슈리의 선택에 집중한다. 킬몽거와 ‘분노’트찰라의 ‘고결함’, 그리고 어머니 라몬다 여왕의 ‘희생’. 슈리는 주변인들이 남긴 저마다의 가치를 통해 리더의 공백을 채우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침내 슈리는 자신의 원수를 복수하는 대신 놓아줌으로써, 자신만의 가치를 결정한다.

트찰라의 수트 대신 자신만의 기술로 만들어 낸 슈리의 새로운 수트는, 블랙팬서라는 전통의 유물을 그 누구의 기준도 아닌 자신만의 가치로 해석하겠다는 슈리의 태도가 담겨있으며 그 어떤 누구의 블랙팬서도 아닌 자신만의 블랙팬서가 되기로 정한 슈리의 성장담이 압축되어 있는 결과물이다.

<와칸다 포에버>는 슈리의 성장 서사를 통해 세대와 세대 간의 갈등과, 개인과 개인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의 사회에도 적용 가능한 메시지를 남긴다. 슈리가 그랬듯이, 창 대신 주변인의 손을 잡으며 화해와 연대를 통한 회복만이 오로지 이 증오의 사슬을 끊어 낼 수 있다고 말이다.

이런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무난하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여전히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만약 미국이 비브라늄 독점국이었다면 어떤 꼴이었을 것 같냐고 항변하는 로스의 노골적인 대사는 비록 와칸다에게 목숨을 구한 로스 개인의 발언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식민지와 지배 국가로서의 관계를 단순히 뒤바꾸기만 한 아쉬운 처사다. 굳이 와칸다를 절대적 선으로, 서방세계를 악으로 표현하면서까지 이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마블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는 지금까지의 와칸다 왕국을 완성한 핵심 공신인 배우 채드윅 보스먼에게 바치는 헌사 또한 빼놓지 않는다. 오로지 블랙팬서로만 채워진 오프닝 크레딧으로 시작해 슈리의 눈물로 마무리되는 결말까지, 마블의 팬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선물이 없다.

또한 설정상 마블 유니버스 내 최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그동안의 비판을 의식했는지 이를 갈고 만든 듯한 와칸다 왕국의 풍경과 각종 첨단 기기의 사용은 이제야 블랙팬서라는 히어로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만든다. 와칸다는 흔들리지 않으며,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증명해 낸 마블의 수작.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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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이 끝나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드라마를 찾는 중. 

🍿 이번 주 볼거리

크리스마스 이브 날, 세 명의 노숙자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발견하고, 아이를 부모 품으로 되돌려주기로 결심한다.

이번주에 소개할 작품은 저번 편에 이어 연말에 보기 좋은 영화인 곤사토시 감독의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다.

곤 사토시 감독은 지난번 <퍼펙트 블루>로 주간영화에서 한번 소개하기도 했는데, 그로테스크한 스릴러인 전작과는 달리 이 영화는 코믹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따뜻한 가족영화다.

곤 사토시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편집, 그리고 스토리를 대사만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닌 비주얼 스토리텔링으로 강렬하게 풀어내는 몇몇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그중에서 (아주 약 스포일러 주의) 한 캐릭터의 죽음을 굉장히 담담하고 씁쓸하게 보여준 장면이 있는데, 초반에 개그로 쓴 장면을 나중에 복선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면 왜 사람들이 곤 사토시 감독을 천재라고 부르는지 알 것이다.

평소에 보던 영화들과 조금 다르면서도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러닝타임도 너무 길지 않아서 가족과 함께 보기 딱인 영화.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최근 한 아이돌 그룹의 가사에서도 등장하듯이, 마랄린 먼로 같은 섹스 심볼들의 삶은 항상 대중의 편견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고달픈 삶이다. 나 역시 스칼렛 요한슨을 <아이언맨2>에서 처음 봤을 때만 하더라도, 그 역시 그저 한 시대를 풍미하는 섹시 스타로만 알고 있었다. 

<조조래빗>은 스칼렛 요한슨을 향한 그런 환상과 선입견을 완전히 벗게 해 준 작품이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로. <조조래빗>에는 두 가지 세계가 등장한다. 10살이지만 나치에 푹 빠진 소년 조조가 사는 환상과, 그런 환상을 비웃는 듯 한 없이 잔혹한 현실의 세계.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로지'는 단순히 조조의 엄마가 아닌, 이 두 세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영화의 주요한 흐름들을 도맡아 이끌어 가는 역할이다. 

그리고 스칼렛의 연기는 이 무거운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그동안 섹시스타라는 색안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스칼렛의 깊은 감정 연기와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를 증명해 내는 그녀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스칼렛 이야기만 너무 많이 했다. 영화 자체도 훌륭하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유쾌한 유머로 나치와 반유대주의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말랑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름이 익숙할지도 모르겠는데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한 감독이자 코르그 역할을 맡은 바로 그 사람, 맞다.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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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거금을 들여 닌텐도 스위치를 장만해 

남 부럽지 않은 게임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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