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셨나요? 오늘의 주간영화는 조금 슬픈 소식과 함께 시작하려고 해요. 😢아쉽지만 오늘이 기나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거든요. 휴..그래도 우리에게는 주말이 있잖아요?
에디터 우기가 맡은 오늘의 주간적인 영화썰에서는 '창작자에게 꼭 필요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어때, 조금은 관심이 생기셨나요? 흐르는 눈물은 닦고, 주간영화와 함께 재밌는 시간 보내 보아요!
창작자로 살아간다는 것
배우이자 감독으로 유명한 케네스 브래너 경은 배우들을 '세상에서 가장 유치하면서도 경이로운 존재'라고 했다. 여기에 '그들은 성장할 줄 모른다’는 말을 덧붙이면서까지 말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그 말을 한 케네스 본인조차도 평생을 배우로 살아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오히려 배우로서 일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배우들의 사고방식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게 아닐까도 싶다. 누군가에겐 배우들을 비하하는 표현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케네스의 말은 비단 배우뿐만이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필요한 시선이기도 하다.
영화, 더 나아가 예술은 우리가 마치 어린이가 되어 세상을 처음으로 보는 것과도 같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 영화를 볼 때마다 관객은 새로운 세상과 조우하고, 처음 보는 인물과 함께 여정을 떠나며 그들을 점차 알아가면서 함께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우리와 여정을 함께 해온 영화 속의 인물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리고 그와 함께 관객도 조금은 달라진 사람이 되어 극장을 나온다.
그러한 작품들, 관객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선 세상을 선입견 없이, 마치 아이가 세상을 보는 것 같은 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우리는 유아기 때부터 자라나면서 사회에 자신을 맞추는 것을 먼저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나온 작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연출한 다니엘스 감독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는 연출을 이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뜻하고 인류애가 가득한 작품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예시로 들어보자.
영화가 시작되면 관객은 캘리포니아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에블린, 그리고 그녀의 가족을 만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와 가족 간의 관계(그녀는 남편인 웨이먼드를 무시하고, 딸의 성적 지향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아버지와의 관계도 좋지 않다.)를 알게 되고 그녀가 처한 상황도 알게 되면서 우리는 연민을 느끼게 되고 점차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영화의 스토리가 나아가면서 우리는 그녀와 함께 차원을 넘나드는 모험을 하고 우리는 그녀의 남편, 그리고 딸에 대해 그녀와 함께 알아가게 된다. 결말에 다다르면 우리는 에블린과 함께 남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운다. 실제로 이 작품이 삶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에에올>과 다르게, 실패한 작품들도 많다. 많은 영화들은 도전을 하기 두려워한다. 실제로 많은 마블 영화들이 이 범주에 점점 빠지는 것 같다. ‘무난함’에 포커스를 맞춘 팝콘 영화이기에 어쩔 수 없는 점이지만, 처음으로 <아이언맨>을 봤을 때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함께 팀을 이루는 모습을 봤을 때의 쾌감을 최근 작품에선 느낄 수 없었다.
반대로 도전을 하더라도 너무 많이 가서 오히려 관객을 놓치는 영화들도 제법 있다. 필자가 직접 보진 않았지만 최근 작품 중 <테넷>이 이런 종류의 작품인 것 같다.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 내야 하는 건 감독들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배우들은 연기 훈련을 할 때면 사회에서 쌓인 고정관념과 관습을 깨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 모든 일상적인 행동 전에 ‘왜?’를 붙이고 하나하나 자신을 재구성 해낸다.
새로운 것을 창작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남들과 다른 시선에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마침내 그 비전에 동의하는 관객들을 만나면 창작자로서의 쾌감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이번 주 볼거리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사랑했던 새미 페이블맨의 꿈은 영화감독이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가정을 파탄 낼 수도 있는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는 영화를 통해서 삶의 탈출구를 찾으려고 한다.
이번 주 소개할 작품은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인 영화, <더 페이블맨즈>다. 스필버그 자신과, 부모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인데 스필버그 자신 스스로를 투영한 캐릭터 ‘새미’의 시점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스필버그는 그동안 일반인의 이야기에 판타지적 요소를 섞어 왔다면, 이번 작품은 일반 가정의 드라마에 온전히 집중한다. 영화는 스필버그가 왜 영화를 그토록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가 겪어왔던 삶을 청춘 영화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연출과 배경 때문인지, 80년대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는 매력적인 영화다.
완성도도 좋고, 감독의 진심이 담겨있는 작품이지만 아쉽게도 흥행 성적은 좋지 못했다. <바벨론>과 함께 처참한 흥행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는데, <더 페이블맨즈>의 실패로 인해 이런 영화인들에 대한 영화들이 앞으로 등장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된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현빈과 유해진, 여기에 다니엘 헤니까지 세트로 돌아왔다. 영화 <공조2>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난'이다. 전작 <공조>를 통해 세워진 캐릭터성은 여전하며, 서사의 흐름과 스케일도 전작보다 조금 더 국제적으로 변했을 뿐, 여전히 우리에게 익숙한 '그 순서'로 흘러간다. 전작과 너무나도 유사하다는 평을 피하기 위해 그나마 투입한 다니엘 헤니의 역할도 제2의 현빈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반대로 무난하다는 점은 크게 거슬리는 단점 또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작과의 관계를 충실하게 이은 캐릭터들의 매력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다. 오히려 뻔하게 흘러가는 영화의 스토리보다, 캐릭터 쇼를 보는 듯한 드라마 씬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는 건 배우들의 역량이 그 여느 때보다 더욱 빛났다는 게 아닐까 싶다.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5개.
최근에 거금을 들여 닌텐도 스위치를 장만해
남 부럽지 않은 게임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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