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웨덴 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
다들 즐거운 미드썸머 보내셨나요?🍓 이제 정말로 드디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이맘때야말로 스웨덴에 사는 게 가장 행복하게 느껴지는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특히 한국의 푹푹 찌는 무더위와 장마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선선하고 여유로운 이 곳의 여름 날씨에 더욱 감사하게 됩니다.
이번 위클리스웨덴에서는 외레순 다리(Öresundsbron)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소식과 고틀란드 여행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그럼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덴마크에서 시작해 스웨덴에서 끝나는 달리기 대회- Broloppet 2025🏃♀️
by Bani
스웨덴에서 덴마크를 육로로 가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말뫼와 코펜하겐을 잇는 외레순 다리(Öresundsbron) 역시 지나가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2층으로 지어졌는데 아래층에는 기차가 다니고 위층에는 자동차가 다니지요. 말뫼-코펜하겐 간 기차는 20분 간격으로 밤새 다니는 데다 코펜하겐 공항에도 기차가 서기 때문에 스코네에 사는 사람들은 코펜하겐 공항✈을 애용하고요, 기차로 두 나라 사이를 매일 통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말뫼에서 출발해 코펜하겐을 지나 독일 북부까지 차로 다섯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저렴하게 술을 사러 독일에 다녀오기도 하고요. 여하튼 외레순 다리는 스웨덴 남부와 유럽을 이어주는 중요한 관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이용하는 외레순 다리이지만 이 다리가 개통된 것은 불과 25년 전의 일입니다😮 다리를 짓자는 아이디어는 이미 1800년대부터 나왔다고 하고요, 1991년에 제시되었던 안은 말뫼-코펜하겐, 헬싱보리-헬싱외르 이렇게 두 개의 다리를 짓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드는 만큼 말뫼-코펜하겐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공사가 시작되었고, 2000년 7월 1일에 드디어 다리가 개통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기차가 서는 Hyllie, Triangeln 역이 개통된 것도 비교적 최근인 2010년의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스웨덴에서 코펜하겐 공항으로 어떻게 갔을까요? 예전에는 말뫼에서 공항으로 배🛥를 타고 가거나, 기차🚅를 타고 헬싱보리에 가서 페리로 해협을 건넌 후, 헬싱외르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고 하네요. 특히 말뫼-코펜하겐 공항 사이에 다니던 것은 차를 실을 수 없는 여객선이었기 때문에, 차를 타고 덴마크에 가려면 헬싱보리-헬싱외르 구간 페리에 차를 싣고 이동해야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다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지난 6월 15일 일요일, 외레순다리 개통 25주년을 맞아 ‘외레순 다리 달리기 대회(broloppet)’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가 열렸던 것은 다리가 개통되었던 2000년, 2002-2006년, 그리고 2010년이었고요, 15년만에 열리는 행사인데다 4만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다보니 티켓팅이 아주 어려웠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 남편이 티켓팅에 성공했고, 저는 이 행사가 궁금해서 취재할 겸 다녀왔습니다.
출발지는 코펜하겐 공항 근처 Øresundsparken이었습니다. 저희는 전날 공항 근처 호텔에서 숙박 후 걸어가서 괜찮았지만, 말뫼에서 이동했던 친구 말로는 기차가 Triangeln역을 무정차로 지나는 바람에 부랴부랴 자전거를 타고 Hyllie역에 가서 셔틀버스를 탔다고 하네요. 사진만 봐도 사람이 참 많죠?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과 응원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고 인터넷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_< 여기서 저는 남편의 짐을 갖고 스웨덴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출발지에서 짐을 보내고 도착지에서 받는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료의 말에 의하면 짐을 찾는 데만 두세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아주 귀찮았지만 남편의 짐을 가지고 가서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 스웨덴 쪽의 첫 역인 Hyllie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역에서 여권검사를 당하는 건 참 오랜만이었어요. 그래서 문득 ‘다리 건너 국경을 넘는 사람들은 다들 여권을 가지고 뛰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대회 홈페이지 FAQ에는 ‘여권을 가지고 달릴지 아닐지는 본인 책임이다’라고 애매하게 써있더라고요… 어쨌든 무사히 역에서 빠져나와 근처 쇼핑몰 옥상에서 다리를 바라보며 남편을 찾아보았습니다. 역시나, 다리 위 사람은 보이지 않더라고요^^;
도착지는 Sibbarp kallbadhus가 위치한 공원이었는데 저처럼 가족을 마중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어서 버스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습니다. 덴마크-스웨덴 셔틀버스 뿐만 아니라 Sibbarp으로 가는 버스 노선도 좀더 늘렸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람들을 환영하는 밴드공연, 각종 음료를 나눠주는 부스, 푸드트럭 등이 축제분위기🎉를 연출했고, 다들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겼습니다. 저도 아이와 앉아 간식을 먹으며 남편을 기다렸는데, 정작 21킬로를 달려 바다를 건너온 남편은 그런 분위기를 느낄 상태가 아니었죠^^;
레이스는 크게 터널구간, 인공 섬인 페파홀름 구간, 그리고 다리 위를 달리는 구간 이렇게 세 구간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4킬로 남짓 되는 터널 구간은 완전 찜통♨이었고, 터널을 지나 다리 위로 올라가서 달리는 건 그나마 나았지만 역풍이 불어서 힘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두시간 반 정도 후에 들어온 친구 말에 의하면 그 시간대에 들어온 사람들이 많아서 결승점 앞에서 15분 넘게 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쉬운 달리기대회는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그럼에도 외레순 다리를 두 다리로 건널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보니 인생에 한 번 쯤은 해볼 만 했다는 것이 제 주변 참가자들의 생각입니다! 다음 대회는… 개통 50주년일까요? 아니면 5년 후인 30주년일까요? 저도 체력을 키워서 다음 대회에 도전해보리라 다짐합니다.
🎓외레순 지역에 대한 깨알 상식!
Q. 스웨덴 영주권/비자가 있으면 덴마크에서 일할 수 있나요?
워낙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저 역시 덴마크에서 일을 구해볼까 생각했었는데요, 덴마크에서 일하려면 덴마크 취업비자가 있어야 합니다. 스웨덴에서 상당기간 거주 후 Long-term EU residence permit을 발급받으면 EU 대부분의 나라에서 따로 취업비자 없이 일할 수 있지만, 덴마크는 아쉽게도 예외입니다ㅠㅠ (에잇!)
Q. 기차타고 덴마크에 다녀올 때 여권과 거주허가카드를 들고 가야하나요?
네, 비행기타고 외국 다녀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매번은 아니지만 가끔 여권검사를 하고요, 거주허가카드를 보여달라고 한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헬싱보리-헬싱외르 페리 구간도 마찬가지예요.
Q. 코펜하겐-말뫼 지하철이 생긴다는 게 사실인가요?
언제 지어질 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말뫼 시와 코펜하겐 시가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통근러들의 편의를 위해 1분 30초마다 운행되는 메트로🚊를 만들겠다고 하네요. (출처: https://oresundsmetro.com/en/about-the-oresund-metro)
분홍색으로 표시된 것이 현재 운행되고 있는 메트로 노선이고, 거기에 저 보라색 노선과 말뫼로 가는 외레순메트로 노선을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바다를 건너는 노선 중에서도 실선으로 표시된 것이 현재 외레순다리인데요, 기존 철로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 루트를 만들어서(파란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 메트로를 운행하겠다는 것입니다. 과연… 몇 년이 걸릴까요?🤨 언젠가는 ‘외레순 메트로 달리기 대회’가 열릴 수도 있겠네요.
스웨덴의 제주도, 고틀란드에 다녀왔어요🌿
by 스투라미
스웨덴에 살면서 유럽 이곳저곳 여행하고 싶은 곳은 정말 많았어요. 파리, 바르셀로나, 베네치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도시들 속에, 어쩌면 살짝 묻혀버린 고틀란드(Gotland)🏝.
하지만 어느 여름, 잠깐의 여유를 틈타 다녀온 이후로 고틀란드는 제 여행 리스트의 숨은 진주로 당당히 올라왔답니다. 오늘은 그 고틀란드의 매력을 여러분께도 소개해 드릴게요.
🚢 가는 길부터 힐링이 되는 여정
저는 스톡홀름에서 고틀란드까지 기차와 배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일단 스톡홀름 남쪽의 뉘내스함(Nynäshamn)으로 펜델톡(Pendeltåg)🚈을 타고 갔고요. 기차역에서 내려 선착장까지는 도보 몇 분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뚜벅이 여행자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어요.
뉘내스함에서 고틀란드로 가는 페리 요금은 조금 일찍 예약하거나 성수기를 피하면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갈 수 있어요. 고틀란드 공식 선박 사이트에서 숙박 + 배편 패키지도 종종 판매하니 destinationgotland.se에서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페리⛴는 생각보다 크고 쾌적했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마음까지 탁 트이게 해줬답니다! 게다가 렌트카나 자가용🚗을 배에 싣고 갈 수 있는 옵션도 있으니 자유롭게 섬 구석구석을 누비고 싶다면 이 방법도 추천드려요. 고틀란드는 차 없이도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긴 합니다.
이 방법 말고도, 스톡홀름에서 고틀란드까지 항공✈으로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빠르게 이동하고 싶으시다면 참고하세요.
🗓 언제 가야 좋을까?
고틀란드는 여름🏖이 아름다운 섬입니다. .그 중에서도 7~8월은 날씨도 좋고 해도 길어서 여행하기 딱 좋지만, 북적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셔야 해요. 특히 몇몇 주간은 꽤 혼잡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Week 26–27: 정치인과 정당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는 Almedalsveckan
- Week 29: 스톡홀름 상류층들이 모여 파티👗 삼매경에 빠지는 Stockholmsveckan
- Week 31–32: 중세 복장을 하고 거리를 누비는 Medeltidsveckan, 중세 축제 주간⚔이에요.
위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면 이 기간 중에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조용한 여행을 원하신다면 살짝 피해서 6월에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 중세가 살아있는 섬
고틀란드에 처음 도착한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라는 첫 인상을 받았습니다. 유럽에서 일어났던 이런저런 전쟁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덕분에, 섬 곳곳에 중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더라고요.
특히 비스뷔(Visby)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잘 보존된 중세 마을인데요, 돌담길을 걷다 보면 성곽이 보이고 고풍스러운 창문과 골목이 영화 속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도시와 바다가 가까워서 잠깐 걸어 나가면 푸른 해변이 펼쳐지는 그 풍경…🏖 중세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곳, 흔치 않죠.
아, 그리고 여기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녀 배달부 키키> 배경이 된 섬이라는 것입니다.
영화를 미리 보고 가면 풍경 하나하나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고, 여행 후에 보면 그 장면들이 다시 떠올라 감동이 배가 된답니다.
🍴고틀란드도 식후경
고틀란드는 양고기 음식🐏으로 유명해요. 그러니 맛있는 양고기 요리를 꼭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잡내 없이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또 하나의 별미는 고틀란드에서만 먹을 수 있는 디저트, 노랗고 향긋한 사프란 팬케이크(Saffranspannkaka)! 위에 딸기잼이나 크림을 얹어 먹으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져요🍰.
무엇보다도 이 섬에는 예쁜 카페가 정말 많아요.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 힐링이 되는 그런 소중한 시간을 이 섬으로부터 선물받은 느낌이었습니다.😊
🧳 마치며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고틀란드는 사실 제 마음 속에서 계속 밀리던 여행지였어요. 유럽의 화려한 도시들에 비하면 덜 알려졌고, 꼭 가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한 번 다녀오고 나니, “왜 진작 안 왔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크게 유명하지 않아 더 조용하고, 손때가 덜 묻어 더 정겹고, 그 속에서 오래된 시간과 자연이 함께 흐르는 고틀란드는 제주도와 같은 매력을 가진 섬이었답니다.
스웨덴 안에서 특별한 여행을 찾고 계신다면, 고틀란드에 꼭 한 번 다녀오시길 자신있게 권해드립니다! 🌿
의견을 남겨주세요
ㅇㅇ
고틀란드 여행관련 정보가 참 좋네요. 정보를 보니 이곳으로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위클리 스웨덴
스웨덴 국내만 해도 가볼만한 곳이 꽤 많은 것 같아여!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Bani 드림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