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in a fiction baby

두두야 나 약속 지켰다

2024.06.10 | 조회 305 |
4
|
파랑이 오는 곳의 프로필 이미지

파랑이 오는 곳

그치만, 그래도, 어쨌던 외로운 건 외로운 거야.

오늘의 제목은 검정치마의 <Hollywood> 에서 따왔습니다. 언젠가 할리우드에 가서 할리우드 표지판을 바라보며 <Hollywood>를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최파랑입니다. 

다시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어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편지를 받아보는 분들도 계실테고, 처음 받아보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메일 구독이 처음이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을 해드리자면, 저는 작년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구독자께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저의 상념, 취향, 고민, 꿈 등 생각나는 것 전부를 형식 없는 편지로 적었습니다. 구독자를 파랑새라고 지칭했었고, 개명할 예정은 (아직) 없답니다. 편지는 이전처럼 공개 가능한 범위의 일들을 담은 자기고백성 일기가 될 것 같아요.

오랜만에 편지를 보내려 하니 어떤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이네요. 예전에도 딱히 수월하게 보낸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적으려 하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메일링 서비스를 중단했던 동안에 몇 가지의 질문들을 받아왔기에, 오늘은 그것에 대해 대답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시작~
시작~

Q1. 왜 인스타그램의 모든 게시물을 지웠는가?

A1. 

그냥 새로운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그냥 새로운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피드가 통일감 없이 중구난방해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고, 앞으로 진행할 작업과의 운율감을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주기적으로 드는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탓에 모두 보관함으로 옮겼습니다. 무슨 일 있느냐며 많이 걱정해주셨는데요, 전혀 걱정하실 일 아니랍니다. 그러나 지금 올라와있는 준혁이와 수빈이의 만화 또한 언제 내려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냅둘까... 지울까... 고민... 흠... 스읍...

장석주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문학동네시인선
장석주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문학동네시인선

Q1-2. 블로그에 없어진 게시물들 다시 살릴 계획이 있는지?

A1-2. 있기는 한데 게시물이 너무 많아서 다시 살리기가 막막합니다. 어떤 카테고리로 묶어야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솔직히... 블로그... 많이 읽으시는 것 같지도 않던데...)

Q1-3. 너가 모르면 누가 아는지?

A1-3. 지송합니다.

방긋파랑
방긋파랑

Q2. 메일링 서비스를 왜 다시 시작했는지?

A2. 친구가 하라고 눈총 줘서.

중간고사 끝나고였나, 학교에서 우연히 두두(가명)를 마주쳤습니다. 두두는 같은 과이자 같은 학번 동기고요, 늘 제 작업을 따스한 관심으로 바라봐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두두와 작업실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당시 인스타그램의 모든 게시물을 내리고 아무런 포스팅을 안 하고 있었는데요, 두두가 귀여운 눈총을 줬습니다.

"아~ 편지도 안 보내고 만화도 안 올리고 말이야. 삶의 낙 두 개가 몽땅 없어졌네."

This is her. 이 고양이의 눈빛이 그 당시 두두의 눈빛과 동일했습니다
This is her. 이 고양이의 눈빛이 그 당시 두두의 눈빛과 동일했습니다

그 순간 그에게 무한한 마음으로 고마움을 느낀 동시에 미안함과 부끄러움과 감동과 그의 어머니가 될 것 같은 마음과(왜?) 함께 여유가 생기면 곧바로 편지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두두는 이제야 좀 좋다는 듯 "그래!" 라고 말했고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죠. 불특정 다수에게 내 징징거림을 고백하는 일이 부끄럽고, 철딱서니 없고, 그런 내 모습을 마주보는 행위가 싫다는 이유를 어렵게 늘어놓으며 그만둬놓고, 친구의 사랑스러운 타박 하나에 무릎을 꿇고 참회하며 바로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다니. 웃기기도 하고... 모든 일은 관점 하나에 달렸구나 싶기도 하고... 메일링을 기다리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따봉두두야 고마워'라고 댓글을 달아주시면 두두가 깔깔마녀처럼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첨부 이미지

심리학자가 추천하는 정신 건강에 좋은 것들이라는 글을 보았는데요, 여기에 '편지를 받는 일' 항목이 있더라고요. 정신 건강을 목적으로 보내는 편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제가 홈 닥터처럼 정신 건강의 일부를 책임져드리고 있으니 이 글을 읽는 파랑새께서도 제 정신 건강을 위하여 편지 답장 보내는 것을 망설이지 말아주세요. 어떤 이유로 쓸까 말까 망설인다면 말이에요. 저는 활자 중독이라 어느 글이던간에 읽는 습성이 있거든요. 그럼 이만 여기서 마치구요, 미뤄둔 과제를 끝마치러 가보겠습니다. 다음주에 뵈어요.

추신1. 메일로 써주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편하신 쪽으로 보내주세요. 글감을 고르는 것은 늘 재미있습니다.

추신 2. 그나저나 메일리 정말 좋네요. 사진을 넣어도 안 깨지고 저장도 빠릿빠릿하게 잘 되고... 진작 할 걸 그랬네...

 

유월의 어느 날 사랑 담아 파랑 보냄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파랑이 오는 곳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4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낰낰의 프로필 이미지

    낰낰

    0
    over 1 year 전

    따봉두두야 고마워!

    ㄴ 답글
  • 프츠의 프로필 이미지

    프츠

    0
    over 1 year 전

    따두야 고마워〰️

    ㄴ 답글
  • 시계의 프로필 이미지

    시계

    0
    over 1 year 전

    따봉 두두씨 고마워요!

    ㄴ 답글
  • 도로로의 프로필 이미지

    도로로

    0
    over 1 year 전

    따두 ㄱㅅㄱㅅ !

    ㄴ 답글
© 2025 파랑이 오는 곳

그치만, 그래도, 어쨌던 외로운 건 외로운 거야.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