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15

구독자 님께

2023.06.01 | 조회 517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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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보고 안아주는

노래하며 사는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낼게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어떻게 지내셨어요.
실은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이 때때로 답하기 어렵다는 걸 알아요. 제가 그렇거든요. 그래도 안부를 궁금해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말로 '어떻게 지냈니'만한 말이 없다 싶어요.

저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여러분의 안부를 물을 수도 있을까요. 얘기 시작해볼게요.  노래 [곁에 있어도 될까]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떤 날짜나 숫자가 주의를 끌때가 있어요두어달 전쯤에 5 31일이 마음에 쑥 들어오더라고요왜지뭔가 의미가 있는 날이었는데 뭘까생각하다가 [곁에 있어도 될까] 발매일이라는걸알았어요. 2021년 5월 31일에 이 노래를 발매했습니다. 


곁에 있어도 될까

이 노래를 노래하면요, 잠시 제가 다른 사람이 되는 기분이에요. 음원을 들을 때도 노래하는 사람이 나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제가 바라는 바가 그건지도 모르겠어요. 누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내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는 바람. 내가 나에게 해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마음은 내 곁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 

곁에 이런 사람이 있기를 바란다면, 내게 욕망이 있다는 알아차려야하고, 그런 사람이 곁으로 다가올 있게 제가 마음을 열어야할 같아요.

마음을 연다는 무엇을 하는 걸까요. 지금 생각으로는, 자기 속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꺼내기 부끄럽다 생각했던 이야기, 나를 깎아내리는 거라 생각했던 이야기, 사소한 거에 집착하는 거라 생각했던 이야기, 너무 오래되서 이제와 얘기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은 이야기 같은 것들이요. ‘그때 무슨 일이 있었다에서 그치지 않고그래서 그때 마음은 이랬고, 지금은 또 어떻다까지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비오는 날 안개, 23년 5월 28일
비오는 날 안개, 23년 5월 28일
아. 쓰다보니 알겠다… 이것이 바로 그 ‘연약함 드러내기’ 인가봐요. 넷플릭스에 [스터츠]라는 인터뷰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어요. 배우 조나 힐이 자신의 테라피스트(상담가) 필 스터츠와 만나온 시간이 너무 좋아서, 그 선생님께 배운 것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제작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러닝타임의 중간 쯤 왔을까요. 조나 힐이 필 스터츠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요. 이 영화를 만드는 중의 복잡한 마음에 관해서요. (앞으로 영화를 볼 분들을 위해 구체적인 것은 생략합니다). 그러니까 말하면 안될 것 같았던, 말해서 다 망칠 것 같았던 것을 꺼낸거예요. 연약한 부분을 드러냈어요. 영화는 이후로 비약적으로 달라집니다. 눈이 번쩍 뜨이고.. 이게 진짜구나, 생각할 만큼이요. 변화의 양상과 그것에 대해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가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곁에 있어도 될까]는 ‘아무 말 하지 않을게’라고 말하죠. 노래 앞의 너에게 무슨 일이냐고, 무엇때문에 힘드냐고 말하기를 재촉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저는 그만큼의 심리적 거리를 두면서 살아왔어요. 다정하고 친하게 지내지만 아주 가까워지지는 않는 사람. 아마  어떤 친구들은 저를 그렇게 느껴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자신은 그것에 만족하며 지낸다고 생각해왔어요. 너무 가까이 오는 싫어. 이만큼이 좋아. 마음에는 이상으로 가까이 오면, 쟤는 나에게 질릴 거야, 나를 싫어할 거야.’라는 두려움이 있었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반대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어요. 이상 가까이 가기는 싫어 내가 감당할 없으면 어떡해? 쟤에게 질리면 어떡해? 조금씩만 다가가야지. 지치지 않을만큼만 가야지. 생각했어요.

관계에는 적정한 거리와 온도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안에는 뜨겁고 너덜너덜한 마음도 있다는 모르고 지내다가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저도 모르게 이야기를 해요. 연약한 부분, 여러 이유로 숨기고 지냈던 것들에 관해서요. 아무에게나는 아니에요. 오늘은 구독자 님께 말하고 있네요.



[곁에 있어도 될까] 발매하던 2 전에는.. 어쩌면 내쪽에서의적절한 거리 생각하며 노래했다면, 이제 정말로 상대가 원하는 만큼의 거리를 생각하고 존중하며 노래할 있을 같아요. 이제 저도 가까워지기를 원하거든요. 이전보다 열렬히요. 거리를 두는 사람이 원하는 거리와, 가깝게도 가본 사람이 원하는 거리는 다를 같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느낀답니다.



인스타라이브 시와일요일 - 26주간의 라이브

일요일 밤마다 하는 인스타라이브. 지난 일요일 5월 28일에 7번째 방송을 했어요. 이번주 방송은 일요일 공연 일정으로 토요일에 하려고 해요. 6월 3일 토요일 10시에 인스타 라이브로 오세요. 

매주 하는 인스타라이브, 유튜브에도 올려두고 있답니다.


그럼 이만,

편안한 밤과 낮 보내셔요.
또 인사할게요

23년 6월 1일 시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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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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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라토리

    1
    11 months 전

    아...다가가기 두렵고 다가오는것이 두려웠던 그 마음에 제 마음도 포개요. 서로의 다름이 만나는 지점에서 말하기 두려웠던, 관계가 깨질까 두려웠던 제 맘도 생각나고요. 더 가까워져요 우리. 다른 부분, 속살을 더 만나봐요. 이렇게 말하면 부담될까 주저할때도 있었는데 이 댓글에선 그러고 싶어졌어요♡ 더 가봐요 우리♡ 그래도 괜찮을거예요~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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