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몸의 변화, 척추와 근육이 말해주는 이야기

"임신 중에 키가 커진다고? 정말?"

2025.09.30 | 조회 109 |
0
|
코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엄마 이야기의 프로필 이미지

코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엄마 이야기

출산 후, 몸과 마음의 중심이 조금 흔들린 것 같나요? 우먼코어는 당신이 잃어버린 힘과 자신감을 ‘코어’에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함께 숨을 고르고, 다시 나답게 살아갈 힘을 찾아가요.

아이를 낳은 후 신발장 앞에서 한번쯤은 의아해하셨을 거예요. 분명 임신 중에는 평소 신던 신발이 작아져서 한 치수 큰 걸 샀는데, 출산 후에는 또 헐렁해지더라고요. 발만 그런 게 아니에요. 키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신 중에 키가 0.5~1cm 정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현상은 생각보다 흔해요. 물론 뼈가 진짜 자라는 건 아니고,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적응 과정 때문이죠. 마치 스펀지가 물을 머금으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척추 사이사이의 추간판이 수분을 더 많이 머금게 되면서 미세하게 높아지는 거예요.

이 모든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릴락신'이라는 호르몬입니다. 출산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 몸이 분비하는 이 호르몬은 골반 인대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데, 척추를 둘러싼 인대들도 함께 유연해집니다. 덕분에 추간판은 평소보다 더 많은 수분을 저장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키가 조금씩 커지는 거죠.

허리가 아픈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요

"임신하면 배가 나와서 허리가 아프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요. 물론 앞으로 나온 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바뀌는 건 맞지만,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숨어있거든요.

우리 몸을 건물에 비유해볼게요. 척추는 기둥이고, 복근과 등 근육들은 이 기둥을 단단히 잡아주는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해요. 그런데 임신 중에는 이 버팀목들이 하나둘 느슨해지기 시작합니다.

첨부 이미지

특히 '다열근'이라는 작은 근육들이 있어요. 척추뼈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잡아주는 이 근육들은 마치 피아노 현처럼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어야 하는데, 임신 중에는 이 조율이 서서히 흐트러집니다. 배가 앞으로 나오면서 허리가 과도하게 휘게 되고, 그러면 다열근은 기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죠.

연구 결과를 보면, 출산 후 여성들의 다열근 두께가 임신하지 않은 여성보다 얇아져 있고, 근육이 수축할 때의 힘도 약해진다고 해요. 마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고무줄이 탄성을 잃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광배근의 억울한 사연

첨부 이미지

등 운동을 해본 분들이라면 '광배근'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겨드랑이 아래쪽부터 허리까지 넓게 펼쳐진 이 큰 근육은 평소에는 팔을 당기고 상체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임신 중에는 이 광배근이 참 애매한 처지에 놓여요. 갈비뼈가 벌어지고 배가 앞으로 나오면서 광배근도 덩달아 늘어나게 되거든요. 마치 고무줄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탄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광배근도 길이가 늘어나면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됩니다.

실제로 임신 후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근전도 검사에서는 광배근의 활성도가 평소보다 15~20% 정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근육은 분명히 있는데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인 셈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몸은 다른 근육들에게 더 많은 일을 떠넘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어깨나 목 주변 근육들이 과로에 시달리게 되고, 이것이 임신 중 어깨 결림이나 목 통증의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해요.

복횡근과 다열근, 몸속 깊은 곳의 동맹

아마 많은 분들이 '골반저근' 운동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을 거예요. 산후 조리원에서도, 산부인과에서도 꼭 하라고 하는 그 운동 말이에요. 하지만 골반저근만큼 중요한 또 다른 근육들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바로 '복횡근'과 '다열근'입니다. 이 둘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함께 움직이면서 우리 몸의 중심부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해요. 복횡근은 코르셋처럼 몸통을 둘러싸고 있고, 다열근은 척추뼈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조절합니다. 평소에는 이 둘이 완벽한 호흡을 맞춰가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몸을 지탱해주죠.

그런데 임신 중에는 이 완벽한 팀워크에 균열이 생깁니다. 배가 커지면서 복횡근이 늘어나고, 척추 정렬이 바뀌면서 다열근의 효율도 떨어져요.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주요 연주자들이 박자를 놓치기 시작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에요.

이런 이유로 산후 회복 운동에서는 골반저근 운동과 함께 복횡근과 다열근을 다시 깨우는 운동이 정말 중요해요. 단순히 복근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몸속 깊은 곳의 안정화 시스템을 다시 활성화시켜야 하는 거죠.

우리 몸은 정말 현명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임신이 몸을 망가뜨리는 건가?"라고 걱정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우리 몸이 새로운 생명을 품고 키우기 위해 선택한 현명한 적응 과정이에요.

척추가 유연해지고 근육들이 느슨해지는 것도, 골반이 벌어지고 갈비뼈가 확장되는 것도, 모두 아기가 자랄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몸의 배려입니다. 마치 집을 증축할 때 기존 구조를 일시적으로 변경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중요한 건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적절한 시기에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산후 6개월까지는 릴락신 호르몬이 어느 정도 몸에 남아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잘 활용해서 올바른 운동과 관리를 한다면 임신 전보다 더 건강한 몸을 만들 수도 있어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요? 거창한 운동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보세요.

가장 기본은 올바른 자세입니다. 의자에 앉을 때는 등받이에 허리를 대고, 발을 바닥에 평평하게 놓으세요. 서 있을 때는 양 어깨를 자연스럽게 펴고, 배를 살짝 집어넣는 느낌으로 서보세요.

호흡도 중요해요. 하루에 몇 번이라도 깊고 천천한 호흡을 의식적으로 해보세요. 숨을 들이마실 때 갈비뼈가 옆으로 벌어지는 것을 느끼고, 내쉴 때는 복부가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껴보세요. 이런 호흡만으로도 복횡근과 다열근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할 거예요.

임신과 출산은 우리 인생의 큰 전환점이에요. 몸의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대신 이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이 얼마나 놀라운지, 그리고 우리가 우리 몸에 대해 얼마나 더 잘 알아갈 수 있는지 깨달아보세요. 작은 관심과 꾸준한 노력이 모여서 더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예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코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엄마 이야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코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엄마 이야기

출산 후, 몸과 마음의 중심이 조금 흔들린 것 같나요? 우먼코어는 당신이 잃어버린 힘과 자신감을 ‘코어’에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함께 숨을 고르고, 다시 나답게 살아갈 힘을 찾아가요.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