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치골 통증, 혼자만 아픈 게 아니에요 없음

참지 말고 이해하고 관리하는 법

2025.10.07 | 조회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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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엄마 이야기

출산 후, 몸과 마음의 중심이 조금 흔들린 것 같나요? 우먼코어는 당신이 잃어버린 힘과 자신감을 ‘코어’에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함께 숨을 고르고, 다시 나답게 살아갈 힘을 찾아가요.

얼마 전, 한 수강생분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저 사실 걸을 때마다 치골 쪽이 아파요. 임신 중에도 그랬는데 출산하고 나서도 가끔 그래요. 이거 정상인가요?"

순간 가슴이 뜨끔했어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겪는 여러 통증들 중에서도, 치골 통증은 정말 많은 분들이 경험하시는데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주제거든요. "다들 그러니까 참아야지" 하고 넘어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치골 통증에 대해 다시 공부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알게 된 건, 이게 단순히 "임신했으니까 어쩔 수 없는" 통증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왜 생기는지 알고,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면 훨씬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문제더라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보려고 해요.

치골 통증, 생각보다 정말 흔해요

먼저 이것만은 꼭 알아두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만 유난히 약해서, 혹은 운동을 안 해서 치골이 아픈 게 아니에요. 유럽척추학회지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약 45%의 여성이 골반 및 요추 부위 통증을 경험한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분들이 약 25%나 된다고 하고요. 네 명 중 한 명 꼴이에요.

더 놀라운 건, 출산 후에도 이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가 꽤 많다는 거예요. 몸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셨을 텐데, 실제로는 산후 몇 개월, 심지어 몇 년이 지나도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세요. 특히 둘째, 셋째 임신 때 더 심해지는 경향도 있고요.

그러니까 "이 정도 통증으로 병원에 가도 되나?", "이런 거 물어봐도 되나?" 하는 고민은 이제 그만하셔도 돼요. 여러분의 통증은 충분히 중요하고, 관리가 필요한 문제예요.

왜 치골이 아플까요?

치골은 골반 앞쪽 중앙에 있는 뼈예요. 정확히는 좌우 두 개의 치골이 중간에서 만나는 '치골결합'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평소에는 강한 인대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어요.

그런데 임신을 하면 우리 몸에서 '릴락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요. 지난 뉴스레터에서도 언급했던 바로 그 호르몬이죠. 이 호르몬은 출산을 준비하기 위해 골반 인대들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치골결합을 잡아주는 인대도 예외가 아니에요.

인대가 느슨해지면 치골결합이 약간 벌어지게 되고, 평소보다 움직임이 많아져요. 마치 문짝을 연결하는 경첩이 헐거워진 것처럼요. 그러면 걸을 때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심지어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도 이 부위에 미세한 움직임과 마찰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거예요.

여기에 더해서 배가 커지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골반 정렬이 변하면서 치골결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도 커져요. 게다가 복부 근육들이 늘어나고 골반저근이 약해지면서 골반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힘이 떨어지죠.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치골 통증을 만들어내요.

많은 분들이 "배가 앞으로 나와서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니까 아픈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치골 통증은 골반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었느냐보다는 골반이 얼마나 불안정한가가 더 중요해요. 골반이 뒤로 기울어져 있는 분들도 치골 통증을 충분히 겪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골반이 뒤로 기울어진 상태에서는 둔근이 과하게 긴장하면서 골반을 뒤로 당기고, 햄스트링이 짧아져 있고, 복직근만 과도하게 사용하는 패턴이 생기기 쉬워요. 이런 상황에서도 걸을 때마다 한 발씩 교대로 체중이 실리면서 치골결합에 비틀림과 전단력이 가해지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골반의 각도가 아니라, 골반을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는 근육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예요. 그래서 내전근, 복횡근, 골반저근 같은 심부 안정근들이 약해지면, 어떤 골반 자세를 갖고 있든 치골 통증이 생길 수 있는 거죠.

치골결합이개, 알아두면 좋아요

대부분의 치골 통증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변화 과정에서 오는 불편함이에요. 하지만 때로는 좀 더 심각한 상황도 있어요. 바로 '치골결합이개'라고 불리는 상태예요.

비임신 여성의 정상 치골결합 간격은 4-5mm 정도예요. 임신 중에는 릴락신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영향으로 평균 2-3mm 더 벌어져서 7-8mm 정도가 되는데, 이건 정상적인 변화예요(Parker & Bhattacharjee, 2009,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이, 10mm 이상 벌어지기도 해요. 이 정도가 되면 의학적으로 '치골결합이개'로 진단하고(Keriakos et al., 2011), 단순한 통증을 넘어서 걷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돼요.

치골결합이개를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들은 이래요. 한 발로 서기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거나, 침대에서 다리를 모으거나 벌리는 동작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초음파나 MRI로 실제로 얼마나 벌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거든요.

치골결합이개는 조기에 발견해서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골반 벨트 착용, 물리치료, 그리고 적절한 운동 처방이 도움이 되고, 심한 경우에는 출산 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오늘은 일반적인 치골 통증 관리에 집중할게요. 치골결합이개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할게요.

내 통증은 어떤 통증일까?

치골 통증은 사람마다 느끼는 양상이 조금씩 달라요. 어떤 분들은 "뭔가 뻐근하고 찌릿한" 느낌이라고 하시고, 어떤 분들은 "뼈가 갈라지는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이라고 표현하세요.

보통 이런 동작들에서 통증이 나타나요. 걸을 때, 특히 보폭을 크게 해서 걸을 때 치골 부위가 아프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를 올리는 순간 찌릿하거나, 침대에서 돌아누우려고 할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차에 타고 내릴 때 다리를 벌리는 동작이 불편하거나, 오래 서 있거나 걸은 후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만약 이런 증상들이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여러분은 지금 치골 통증을 경험하고 계신 거예요. 그리고 다행히도, 이런 통증들은 적절한 관리와 운동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들

급성 통증이 심할 때는 일시적으로 치골결합에 무리가 가는 동작들을 조심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통증을 완전히 피하기만 하는 것보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적절히 움직이면서 골반을 안정시키는 근육들을 깨우는 것이 더 중요해요.

침대에서 일어날 때는 다리를 무리하게 벌리기보다는 옆으로 돌아서 천천히 일어나세요. 차에 탈 때도 엉덩이를 먼저 앉힌 다음 다리를 모은 채로 회전시키는 게 편할 거예요. 계단을 오를 때는 난간을 잡고 천천히 한 계단씩 오르면서,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임을 유지하세요. 통증이 허용하는 만큼만 움직이되, 완전히 활동을 멈추는 것은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어요.

앉을 때는 너무 푹신한 소파보다 적당히 단단한 의자가 좋고,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는 자세보다는 의자에 앉는 게 편할 거예요. 바닥에 앉을 때는 벽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구부린 자세가 골반에 부담이 덜해요.

골반 벨트도 큰 도움이 돼요. 치골 바로 아래쪽에 적당한 압력으로 감아주면 치골결합을 물리적으로 지지해줘서 통증이 확실히 줄어들어요. 하루 종일 착용할 필요는 없고, 걷거나 활동할 때 착용하시면 돼요.

잘 때는 옆으로 누워서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는 게 좋아요. 이렇게 하면 골반이 비틀리지 않고 정렬을 유지할 수 있어서 밤사이 통증이 덜해져요.

근본적인 해결은 역시 운동이에요

물론 이런 대처법들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골반을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는 근육들을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특히 세 가지 근육군에 주목해야 해요.

첫 번째는 내전근이에요. 허벅지 안쪽 근육들인데, 이 근육들이 치골에 직접 붙어있어서 치골결합을 안정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간단한 운동으로는 누워서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우고 꾹꾹 눌러주는 동작이 있어요.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할 수 있고, 효과도 좋아요.

두 번째는 복횡근이에요. 지난 뉴스레터에서도 언급했던 그 근육이죠. 코르셋처럼 몸통을 감싸면서 골반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해요. 복횡근을 깨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깊은 호흡이에요.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배꼽을 척추 쪽으로 부드럽게 당기는 느낌으로 연습해보세요.

세 번째는 골반저근이에요. 골반의 바닥을 이루는 근육들로, 골반 장기를 받쳐주고 골반 자체의 안정성에도 기여해요. 케겔 운동이 대표적이지만, 단순히 조이는 것보다는 골반저근과 복횡근을 함께 사용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더 효과적이에요.

이런 운동들은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할 수 있고, 출산 후 회복에도 필수적이에요. 다만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하지 말고, 통증이 줄어든 후 천천히 시작하는 게 좋아요. 혼자 하기 어렵다면 산전·산후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강사나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저도 산후 여성의 코어를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과정이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참지 말고 관리하세요

치골 통증은 "임신했으니까 당연한 것", "조금만 참으면 되는 것"이 아니에요.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출산 후에도 계속 불편함이 남을 수 있고, 다음 임신 때는 더 심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원인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조심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예요. 여러분의 몸은 지금 놀라운 일을 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함을 무조건 참기보다는, 현명하게 관리하면서 편안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시길 바라요.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여러분의 건강과 편안함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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