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학원을 그만뒀어

2022.10.23 | 조회 256 |
0
|

사랑하는 너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얘기하는 사는 얘기

오늘의 추천 음악 : IU💚💛
IU - unlucky

하하 구독자 안녕? 오늘은 좀 갑작스러운(?) 얘기로 너를 찾아왔네. 응, 나 학원을 그만뒀어. 내 의지 반 정도 섞인건데, 잘... 모르겠다. 인생 잘 살고 있는 건지도, 이게 아닌거 아는데 나도 내 몸이 내 맘대로 안되더라.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고, 근데 평생 하고싶은 거 하고 살고 싶은데 하기 싫은 것도 해야해서 너무 머리가 아파. 

그래서 도피처로 조지오웰의 책을 읽기 시작했어. 서문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며 본문으로 들어갔는데, 책이 너무 더러워서 읽기 불편한 거 있지? 그래서 그것도 그만뒀어. 그리고... 뭐 했더라? 아마 카톡을 했을거야. 영어 관련 방에서 카톡을 하다가 frequency list 라는 걸 알게됐고, 영어를 원어민만큼 하려면 1.5만개의 영어를 알고 있어야하는 것도 알게됐지. 그리고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카톡을 하다가... 로록이가 나보고 좋은 말도 해줘서 힘내고 공부를 했지. 

모의고사 하나를 봤거든? 근데 예전하고 틀린 개수 차가 많이 나서 멘탈이 흔들렸어. 그래서 편지를 쓰는 중이야. 모르겠다 모르겠어. 나는 실수투성이야. 하지만 그래서 매력있지 :) 여튼 다음 얘기 시작할게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누군가 내 머리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사람이 거짓

누군가 내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한대도 순진한 나는 그 말을 다 믿어버릴 거야. 어쩔 수 없지, 열 가지 진실과 한가지 거짓이라면 믿을 수밖에. 불행한 상황이겠지만 뭐 어때 나는 좀 잡을 수 없는 내 머릿속 열 가지 실마리를 얻은 것 걸.

이런 종잡을 수 없는 머리는 보통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는 데(너무 심하면 일상에 불편하니까) 문제는 매번 상담 때마다 내 상태를 들춰보기 힘들다는 거야. 그냥 내 진술에 의지해야 하지. 그 점이 좀 불편한 것 같아. 가끔 나도 내 증세가 문제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이 정도는 너무 사소한 것 같아서 넘어가면 알고 보니까 아닌 거였고 그렇더라. 너네도 문제가 있다면 꼭 병원에 가는 걸 추천해.

그럼에도 완벽하군 나의 여인 이라고 토닥여주는(진짜로 그런 적은 없지만 그럴 것 같은) 너희가 좋아. 생각보다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 행복한 일이지.

그래서 말이야, 조금 느리고 답답해 보여도 난 나의 보폭으로 가려고. 뭐든 되겠지. 도망치는 게 주특기인 내가 도망쳐서 나온 곳이 어딘지 내 몸으로 구르고 깨져서 결국 오래 걸리더라도 나의 길을 찾고 싶어. 이 얘기를 거의... 초등학생 때부터 했으니까 오래 걸리는 건 맞지만, 난 그래도 나의 보폭으로 걷고 싶네. 

하지만 도망치고 싶더라도 참아야 할 때가 있어. 근데 그게 난 잘 안돼. 그래서 너무 고민이야. 나는 도망치고 싶은 게 아닌데 몸은 도망치고 있더라고. 그러니까 학원을 그만두는 행위 같은 거... 나는 그만두고 싶었던 게 아닌데, 몸은 안가기 시작하더라고. 왜 이러는지 참, 이건 의사 쌤한테 말해야겠다. 


여전히 무수한 빈칸들이 있지, 끝없이 헤맬 듯해

모의고사를 봤는데 너무 놀아서 그런지 망했어. 앞으로 편지는 자제할까봐.

요즘 사건·사고가 잦아. SNS가 그걸로 불타더라. 작은 바람이지만, 너에게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사람은 언젠가 죽지만 너희는 꼭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으면 해. 누군가에 의해서, 안타깝게, 이런 수식어가 너희에게는 없었으면 해. 조금 이기적인 생각 같긴 하지만, 이건 편지니까 내 사람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모두가 행복하게 해달라고 할 만한 위인이 아니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랄까.

가끔은 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지. 실은 모두가 울고 싶을지 몰라. 하지만 울 수 없기에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울고 있는 거지. 비록 화내는 길이라도. 마치 하루하루가 삐뚤은 동그라미 같아. 하지만 어쩌겠어, 이게 우리의 삶인걸. 네가 있기에 삐뚤빼뚤한 우리는 조각을 맞춰가며 사는 것 같아. 태엽이 돌아가듯이. 그들도 누군가에게 태엽이었겠지.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러면 지루해지고 무엇보다 노래에 어울리는 일상 얘기가 아니라서 이만 줄인다. 


그럼 오늘도 좋은 밤 되었길 바래.

 

사랑하는,

내가

 

 

 

친구들에게 쉽게 편지를 보내려고 시작한 이벤트입니다. 친구가 느는 일은 언제나 즐거우니 편하게 구독해주세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사랑하는 너에게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사랑하는 너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얘기하는 사는 얘기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