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건 [효진]

프롤로그

2024.04.04 | 조회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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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괜찮다

<같이 써요, 책> 챌린지에서 만난 여러 명의 작가들이 써내는 매일의 일상을 공유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함께 기차 여행을 하던 중 역무원이 노숙자에게

모진 욕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들 속

노숙자 아저씨의 마음이 그 노숙자 아저씨의 표정에서 느껴졌다.

노숙자에게 모진 말을 내뱉는 역무원과 맞서 싸우고, 노숙자 아저씨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사드렸다.

나에겐 너무도 당연한 밥 한 그릇이었지만, 그 노숙자 아저씨에게는

그 한 끼가 너무도 소중하다는 걸 느꼈고, 그때부터 사회 취약 계층을

도와주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그 후 나는 많은 직업을 탐구하다가 “막연하게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회복지사”란 직업의

매력에 이끌러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하였다.

그때부터 여러 시설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봉사활동을 하며, 직접 기관에 승인을 받아 재능기부로장애인들에게 일일 강사가 되어

수업을 하기도 하고, 장애인 시설에 있는 아이들처럼 비장애인인 내가 그 아이의 장애를

체험해 보면서 시설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직접 알아갔다.

그리고 해외 봉사활동을 경험도 하고 싶었던 나는 세계 교육기관에서 3개국 나라

언어를 배워 우간다, 키르기스스탄, 베트남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약 10주 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나의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걸로

알려주었다.

그런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은 자소서를 적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20대 초중반

나는 어느 시골 마을에 있는 신설된 노인복지관에 사회복지사로 취업을 도전하였다.

같은 사회복지를 전공한 친구들은 사회복지사로 취업이 너무 어렵다고 하였지만,

나는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으로 인해 사회복지사로서 취업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연하게 누군가를 도와주겠다는 목표로 사회복지사가 된 나는 하루평균

이용 어르신 600명이 넘는 복지관에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어르신과 나와 세대 차이였다.

어르신들은 “젋은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겠니?”라며 상담도 거부를 하셨고, 어르신들은

새로 온 사회복지사인 나를 무척 경계하였다.

그 경계를 누구의 힘도 빌릴 수 없었고, 오로지 스스로 어르신이 경계하는 나를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하여야 했다.

그런 어르신들을 보며, 해외 봉사활동 경험을 떠올렸다.

국적이 전혀 다르고,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매우 컸지만, 그 아이들과 그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친한 언니동생처럼 시간을 보내었다.

 

그렇게 가능했던 이유는 “노력과 진심”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상대방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없다.

그래서 그때부터 어르신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나만의 껍질 속에서 나와 새로운 나로

변신하기 위해 사투리도 배우고, 춤도 배우고, 어르신들이 부르는 옛 노래도 들으면서

연습하였다.

그렇게 노력으로  경계를 조금씩 무너뜨리면서 어르신들은 나에게 젊은 사회복지사,

사회초년생사회복지사,예쁜 사회복지사,노래하는 사회복지사, 춤추는 사회복지사 등등

수많은 수식어를 붙어주었다.

그러나 그런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도 “소진”이 찾아왔었다.

학부 때 교수님께서 “사회복지사의 가장 큰 벽은 소진입니다”라고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나의 소진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자신을 부정하기 시작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할 때면 “너무 힘들다”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와도

애써 괜찮은 척하면서 나를 포장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그러나 끝까지 나의 소진을 외면하긴 버거워졌고, 에너지는 완전히 소진이 된

상태가 되었다.

그런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찾기 시작하였고, 그중에서도 책을 읽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  찐 친구인 책을 읽으면서 소진을 극복하였다.

그리고 나의 직업인 사회복지사에 대해 한번 더 고민을 하였다.

내가 사회복지사로서 오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막연하게 누군가를 도우겠다는

가치를 바꾸기로 하였다.

내가 생각한 사회복지사의 직업적 가치는 “어느 한 사람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삶을 만들어주자”라는 가치를  마음속에 새겼다.

그리고 나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들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매년 3~4개의 새로운 사업들을 나는 구상하고, 그 사업을 수립하고, 그 사업을 직접

실천하기로 하였다.

매년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실적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만 한다면  직업적 가치는

없어질 것이고, 또  소진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진을 경험을 하면서 나의 뒤를 잊는 후배사회복지사들에게  작은 길잡이

역할이 되어주고 싶었다.

사실 서점에 가서 사회복지사 관련 책을 찾아보면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들려주는 사회복지 이야기들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경험을 바탕으로 나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글로 남기면서 책으로 출판하여

내가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서 사회복지 현장에 없더라도 초보 사회복지사나 소진을

경험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책이 작은 길잡이역할을 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어르신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요즈음이다.

사회복지사가 되어서도 사회복지사 경력이 매우 높으면서도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사회복지사는 많은 현실이다.

이렇게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대한민국 사회복지사들을 붙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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