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노트
비대면진료 이용자 4명 중 1명은 처방전을 받고도 약을 못 받았어요. 지난주 복지부는 이 문제를 풀겠다며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약 배송 전면 확대 논의를 시작했고요. 그럼 물어야죠. 인구 10만 명당 약국이 41개인 나라에서, 배송이 새로 얻는 효용은 얼마나 될까요?
이번 호의 답은 한 문장이에요. 전면 확대가 새로 얻는 건 항목 하나인데, 새로 생기는 문제는 책임·보안·정보·비용 통째예요. 약 배송은 생각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단순하게 열어버리면 되돌리기 어렵고, 배송이 만든 문제를 막으려는 장치가 하나씩 덧붙으면서 체계만 복잡해져요. 그래서 이번 호는 배송 대신, 지금 있는 시스템으로 같은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까지 가요.

📰 3분 브리핑
▪ 비대면 플랫폼 도매상 겸영 금지법, 본회의 통과 재석 178명 중 찬성 95, 반대 34, 기권 49였어요. 향정신성의약품을 조제할 때 DUR로 투약 이력을 확인하게 하는 조항도 함께 담겼고요.
▪ 정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 대상 '약 배송' 논의 착수 법 통과 당일 나온 발표예요. 12월 24일 제도화 때는 섬·벽지, 장기요양, 장애인, 감염병·희귀질환자만 배송 대상이고, 전면 확대는 별도 법 개정이 필요해요. 대한약사회는 다음 날 성명을 내고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어요.
▪ "약은 약사에게 AI는 셀빅에게" — 약사업무지원 AI 구축 계약 대한약사회가 셀빅과 계약했어요. 약사의 판단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의약품 정보 확인과 복약지도를 지원하는 게 목표예요. 이번 호 마지막 꼭지와 이어져요.
한 주에 나온 세 소식이 하나의 질문을 가리켜요. 약국을 우회할 것인가, 이미 있는 약국으로 풀 것인가.
🔍 딥다이브
배송이 새로 얻는 효용부터 재봅니다, 항목 하나예요
전제부터 확인해요.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약국이 41개로, OECD 평균 29개의 1.4배예요. 대부분의 국민에게 약국은 이미 생활권 안에 있어요. 약준모가 읍·면 거주자 502명에게 물었을 때도, 응급실은 멀어도 약국과 병·의원은 생활권 안에 있다는 응답이 다수였어요.
사각지대는 있어요. 머니투데이가 2024년 행정동 단위로 전수 분석했더니, 약국도 상비약 편의점도 없는 '무약촌'이 573곳이었어요. 여기 사는 인구는 116만 명, 전 국민의 2.3%고 평균 연령은 60.3세예요. 배송의 효용이 가장 큰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에요. 그리고 12월 시행안은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 수급자, 장애인을 이미 배송 대상에 넣어뒀어요.
그럼 나머지에게 전면 확대는 무엇을 더할까요. 4명 중 1명이 못 받은 원인을 보면 답이 나와요. 원산협이 비대면진료 경험자 1,051명에게 물었어요. '약국에 전화해 조제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게 불편하다'가 66.0%, '처방약이 없어 조제를 못 받았다'가 54.3%였어요. 약사 쪽도 같아요. 서울시약사회 조사에서 약사가 조제를 거절한 이유 1위는 '처방약이 없어서' 48.5%였고, '처방전 진위 확인 불가'가 38.2%였어요. 재고와 처방전 문제예요. 배송이 닿는 건 '약국까지 이동하고 대기하는 게 부담' 55.6%, 이 항목 하나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효용이 정말 큰 2.3%에겐 문이 이미 열려 있고, 나머지에게 전면 확대가 더하는 건 항목 하나예요. 그 하나를 얻는 대가가 무엇인지가 다음 꼭지예요.

약 배송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새 문제가 통째로 생겨요
두 상황으로 나눠 봐요. 첫째, 약국이 없는 지역이에요. 약국이 멀수록 배송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약이 관리 온도를 벗어나는 시간도 늘어요. 이건 이미 실측됐어요. 미국에서 우편 배송을 그대로 따라 한 2023년 연구에서, 배송 시간의 68.3%가 관리실온(20~25도)을 벗어났어요. 일본 도호대가 2024년 여름 우체통에서 부친 약은 최고 47.5도까지 올라갔고요. 후생노동성 연구에서는 냉장 택배조차 설정 온도(0~10도)를 벗어났어요. 인슐린처럼 2~8도를 지켜야 하는 약은 전용 수송 수단 없이는 어렵다는 결론이에요. 그럼 전용 수송 설비는 경제적일까요. 그 비용을 환자가 전액 낼지, 건강보험이 일부 낼지, 정부는 아직 말하지 않았어요.
둘째, 약국은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경우예요. 여기서는 효용보다 새 질문이 먼저 생겨요. 누가 배달하나요. 일반 배달이라면 오배송·변질 사고의 책임은 누가 지나요. 향정약은 어떻게 지키나요. 복용 중인 약물은 건강정보인데, 배달 과정에서 누구에게 보이나요. 배송을 원하는 이용자조차 이 질문을 알고 있어요. 원산협 설문에서 약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포장을 요구한 응답이 57.0%였어요. 배송 추적과 책임 소재 명확화가 54.1%, 수령인 본인 확인이 52.1%였고요. 이 조건을 정할 하위법령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요.
이 질문들을 답하지 않고 열면 어떻게 되는지, 먼저 연 나라가 보여줘요. 영국은 병원약 홈케어 배송을 수십 년 운영했어요. 한 업체에서 2020년 10~12월 석 달 동안 환자 9,885명의 약이 누락되거나 지연됐어요. 업체 협회는 의회에 "98.8%를 정시에 배송했다"고 답했어요. 그런데 기준일이 의사가 처방한 날이 아니라 업체가 스스로 잡은 배송 예정일이었어요. 미국에서는 우편 배송을 발판으로 3대 보험약제관리회사(PBM) 계열 약국이 스페셜티 의약품 조제 매출의 68%를 가져갔어요. 동네 약국에서 처방이 빠져나갔고, 다니던 약국이 닫힌 환자의 스타틴 순응도는 3개월 안에 5.9%포인트 떨어졌어요.
💊 PBM(보험약제관리회사) · 미국에서 보험사와 약국 사이에서 약값 협상과 약국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회사예요. 대형 PBM은 자기 계열 우편·전문약국을 함께 소유하고 있어서, 환자를 계열 약국으로 유도할 유인이 생겨요.
여기서 영국이 보여주는 게 하나 더 있어요. 부작용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배송 실패가 지표 논쟁을 낳았어요. 지표 논쟁은 규제기관의 '부적합' 평가로, 다시 상원 조사와 독립 리뷰 권고로 이어졌고요. 2023년 상원 보고서의 결론은 이 제도가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투명성·규제·집행이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배송이 만든 문제를 막으려는 장치가 하나씩 덧붙으면서, 체계는 복잡해지고 행정 부담만 늘고, 되돌리긴 어려워져요. 한 번 열면 그 뒤는 땜질의 연속이에요.

그래서 지금 있는 시스템으로 풀어야 해요, 해법은 이미 있어요
앞 꼭지의 병목은 재고, 처방전, 복약 안전이에요. 접근성이 진짜 병목인 2.3%는 12월 시행안이 이미 담당하고요. 나머지 셋은 배송 없이 겨누는 해법이 있고, 전부 효과가 실증됐어요. 공통점은 새 인프라가 아니라 이미 있는 약국과 처방전달 체계를 손봤다는 거예요.
재고 병목은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 간소화가 겨눠요. 처방전에 적힌 그 상품을 갖춘 약국은 병원 근처에 몰려 있어요. 동네 약국에 같은 성분이 있어도, 상품명이 다르면 대체조제 절차 없이는 못 내주거든요. 약사들이 두 해 연속 1순위로 꼽은 과제예요. 2024년 5월 조사에서 65.8%,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64.9%였어요.
처방전 병목은 공적 전자처방전달이 겨눠요. 에스토니아는 모든 처방전을 중앙 처방센터에 저장하고, 약사가 시스템에서 직접 조회해요. 진위 확인 불가로 조제를 못 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안 생겨요. 대리 수령자의 신원번호도 그때마다 기록되고요. 한국은 아직 팩스 처방전에 의존하고,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6월에야 공적 전자처방전달시스템 계획 수립(정보화전략계획)에 들어갔어요. 대한약사회 8월 21일 성명 표현대로, 지금은 이 시스템도, 비대면진료 지원 체계도, 하위법령도 없어요.
복약 안전은 약사 곁의 도구가 겨눠요. 셀빅이 대한약사회와 만드는 AI가 그 자리예요. 계약 내용을 보면 약사의 판단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정보 확인과 근거 제공을 돕는 도구예요. 이 방향엔 근거가 있어요. 독일 약사 71명의 무작위 교차시험에서,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함께 쓰자 약물 문제 발견률이 50%에서 70%로 올라갔어요. 반대로 GPT-3.5가 퇴원 복약 안내문을 혼자 만들게 한 연구에서는 100건 중 18건에 위해 가능성이 있는 문제가 나왔어요. 용량이 처방의 두 배로 적힌 사례도 있었고요.
💊 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 약을 조제하거나 검토할 때 상호작용·금기 정보를 미리 정해진 규칙에서 찾아 보여주는 소프트웨어예요. 스스로 문장을 지어내는 생성형 AI와 달리, 정해진 자료 안에서만 답해요.
다만 아무 강화나 다 되는 건 아니에요. 약사 가정방문 무작위시험 8건(2,314명)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입원과 사망의 상대위험은 둘 다 1.01이었어요.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에요. 위의 세 가지는 실증됐고, 실증되지 않은 강화책까지 무작정 늘리자는 게 아니에요. 이미 효과가 확인된 강화책부터 쓰자는 이야기예요.
🔍 원문을 열어보니 — 지금 필요한 건 약 배송 전면 확대가 아니라, 이미 있는 약국으로 같은 문제를 푸는 일이에요.
효용이 정말 큰 2.3%에겐 12월 시행안이 이미 문을 열어뒀어요. 나머지에게 전면 확대가 더하는 건 '이동 부담' 항목 하나예요. 그 하나의 대가로 온도·비용·책임·보안·정보 문제가 통째로 생겨요. 먼저 연 나라에선 그 문제를 막는 장치가 덧붙으며 체계만 복잡해졌고요. 반면 재고·처방전·복약 안전 병목은 배송 없이 이미 풀 수 있어요. 성분명 처방, 공적 전자처방전달, 약사 곁의 의사결정지원시스템으로요. 이동 자체가 병목인 환자에게 동네약국 책임 아래 여는 제한적 배송은 그대로 지지하고요. 전면 확대는, 지금 있는 시스템으로 풀어본 다음의 이야기예요.
어떻게 확인했나 · 국회 통과안과 복지부 발표는 데일리팜·연합뉴스 원문으로 확인했어요. 영국은 상원 보고서와 2024년 5월 2일 본회의 회의록 원문을 읽었어요. 해외 연구는 전부 원문을 열어 수치를 대조했어요. 국내 수치는 서울경제·청년의사·데일리팜·약사공론·머니투데이·경향신문과 각 약사회 성명 보도로 확인했어요.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은 수치는 뺐어요.
👥 직군별 생각 포인트
💊 지역약국 — 협의체가 어떻게 흘러가든, 먼저 요구할 목록은 일본 후생노동성 사무연락과 같은 결의 문서예요. 일본은 2022년에 원칙을 정리해뒀어요. 약국 개설자의 품질·수령 책임, 약사 의견을 들은 사전 절차, 수령 확인, 온도 민감 약의 별도 대응까지요. 강화책 쪽에서 지금 밀 수 있는 건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 간소화예요. 약사 65.8%가 1순위로 꼽아온 과제니까요.
🏥 병원·임상약사 — 콜드체인 의약품이 시험대예요. 일본 실측에서 냉장 택배조차 설정 온도를 벗어났고, 인슐린은 전용 수송 수단 없이는 2~8도를 지키기 어려웠어요. 원내에서 나가는 처방 중 온도 민감 품목 목록을 지금 만들어두면, 배송 논의가 어느 방향으로 가든 병원의 발언에 근거가 생겨요.
🏛️ 공직·기관 — 배송 전면 확대에 앞서, 강화책부터 시범사업으로 붙여볼 수 있어요. 공적 전자처방전달체계나 대체조제 간소화처럼, 약사들이 1순위로 꼽고도 아직 없는 해법이 대상이에요. 시범지역과 아닌 지역의 약국 방문 횟수·수령 실패율을 비교하면, 배송 없이도 수령률이 개선되는지 숫자로 남아요.
📎 한 걸음 더
▪ 전국 16%는 약 살 곳 없는 '무약촌'(머니투데이 2024)배송의 효용이 정말 큰 2.3%가 어디에 사는지 지도로 보여줘요.
▪ 영국 상원 보고서 원문(HL Paper 269)배송 부작용이 어떻게 복잡한 체계로 굳어지는지 가장 자세히 보여줘요.
▪ 일본 후생노동성 조제약 배송 사무연락(2022)조건부 허용이 실제로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지 보여주는 실물 문서예요.
🎯 직접 확인해보기 · 원산협 설문 기사에서 안전조치 요구 항목을 직접 읽어보세요. 프라이버시 포장 57.0%, 온도 관리 56.4%, 추적과 책임 소재 54.1%, 본인 확인 52.1%예요. 배송을 원하는 이용자조차 이만큼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 푸터
여러분의 약국·병원에서 환자가 약을 못 받고 돌아간 마지막 사례를 답장으로 들려주세요. 원인이 재고였는지, 시간이었는지, 처방전이었는지 알려주세요. 그 한 줄들이 모이면, 어느 강화책이 먼저 필요한지 보여주는 첫 근거가 됩니다.
다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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