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FPS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의 세계대회인 알지에스(ALGS, Apex Legends Global Series)가 1월 29일 삿포로에서 개막했습니다. 알지에스는 에이펙스의 개발사 리스폰 엔터테인먼트(Respawn Entertainment)와 퍼블리셔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가 주최하는 대회로, 전 세계 5개 지역에서 선발된 40개 프로팀이 약 30억 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e스포츠 대회입니다.
참가 지역은 북미,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APAC North(아시아 태평양 북부), APAC South(아시아 태평양 남부), 남미입니다. 이번 대회는 일본 최초 개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프나틱(FNATIC)과 레그나이트(REGNITE) 등 일본 팀들의 성적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알지에스는 연간 3회(4월/9월/1월) 개최되는 세계대회입니다. 직전 대회는 2024년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독일 만하임에서 열렸으며, 2017년 미국에서 창단된 스페이스스테이션 게이밍(Spacestation Gaming)이 우승을 차지해 30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스테이션 게이밍은 우승 직후 알지에스 경쟁 부문에서의 철수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회사 측은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개최 중 팀 내부 문제가 발생했다"며, "다음 대회가 2025년으로 예정된 가운데, 선수들과의 계약이 24년 말에 종료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미래를 고려할 때 지금이 철수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SIEGE GG). 에이펙스 프로팀 철수는 비단 스페이스스테이션 게이밍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닙니다. 같은 해 4월에는 강호 옵틱 게이밍(Optic Gaming)이, 10월에는 나비(NAVI)가 에이펙스 부문 해체를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철수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비즈니스적 이유"가 주요 원인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e스포츠, 특히 프로리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미국의 페이즈 클랜(FaZe Clan)은 2021년 유니콘 기업 평가액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2022년 7월 상장까지 달성했습니다. TSM(팀 솔로미드)은 2022년 포브스지 조사에서 e스포츠 기업 중 최고 가치 기업으로 선정되어 기업 가치 5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업계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팀들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페이즈 클랜은 2022년에 5,3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주가도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2021년 설립되어 최근 쇼피파이(Shopify)의 e스포츠 조직 리벨리온(Rebellion)에 인수된 모이스트 e스포츠(Moist Esports)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Esports Insider).
에이펙스에 참여 중인 팀들 역시 유사한 재무적 과제에 직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에이펙스와 프로팀 간의 관계가 지속가능한지 비즈니스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프로리그에서 게임 퍼블리셔와 프로팀의 관계
먼저 프로리그/대회의 맥락에서 게임 운영사인 퍼블리셔와 프로팀 간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e스포츠 생태계에는 여기서 다루는 관계 외에도 스폰서와 서비스 제공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합니다.
프로리그/대회는 게임 퍼블리셔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와 제3자 기업(TO: Third party Organizer)에 위탁하는 경우로 나뉩니다(아래 차트의 1). 알지에스는 EA와 리스폰이 주최하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가 운영하는 오버워치 2(Overwatch 2)의 프로리그는 e스포츠 토너먼트 운영회사 ESL 페이스잇 그룹(ESL FACEIT Group)이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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