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의시간 | Time,Silence

[01] 폐허 위에 의자를 놓는다

나의 세상은 망했다

2026.06.06 |

발행처 : Container Books  글: Space Tu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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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트로 ]

 

 

  나의 세상은 망했다.

아니, 엄밀히 말해 망하지 않았다.

다만 나의 두 발이 폐허 위에 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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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음의 시간 ]

 

© 2026.Drawing by L.D.
© 2026.Drawing by L.D.

 

    흔들 의자에 앉아있다.  

‘ 어머니가 죽었다.  내 기원의 징후가 사라졌다. ’ 문장 위로 민들레 씨앗이 날아와 사뿐히 놓인다.

 나의 무릎 위를  스치고 가라앉듯 바닥으로 떨어지는 찰나,  창가에서 줄을 타고 내려 온 거미가 재빠르게 시야 밖으로 사라진다.  

고양이가 테이블에 등을 대고 누워있다.  간혹 부는 바람에  보리밭처럼 흙색 털이 누웠다 일어난다.

새가 짖는다.  공기는 가라앉았고 비행기가 날며, 여러 가닥의 전선들이 전봇대에서 팔을 뻗어 흔들리며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있다.  비행기 소리는 멀리서 와서 내 머리 위를 지나 점점 사라진다.

어머니가 죽었다.  내 기원의 징후가 사라졌다.  내 세상은 망했다.  아니, 엄밀히 말해 망하지 않았다.

내 기원은 거칠고 검은 잔해,  내 발 아래 어머니가 누워있다.   나의 기원.

 

 

 

 

 

 

  © 2026. 일제곱미터 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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