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서비스를 만들어 배포하고 첫 매출을 올리기까지 걸린 시간이에요.
지하철에 탈 때 고객의 문의가 왔고, 내리기 전에 돈이 입금됐죠.
현대차 그룹에서 15년을 보낸, 세 아이의 아버지 서인근 님의 이야기 입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스타트업에서 1인기업으로.
인근님이 창업 여정에서 배운 인사이트를 모두 담았습니다.

초기 아이템의 실패
인근님이 솔로프리너로서 처음 시도한 아이템은 유튜브 검색 서비스 <미스터트렌드> 였어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만들 때 레퍼런스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였죠. 그리고 새어나가는 구독료를 편하게 관리해주는 구독 관리 서비스 <컷잇>도 런칭 하셨고요.
그런데,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바이럴도 안 일고, 고객 반응도 미미했어요. 물론 기능은 잘 작동했어요. 기술적으로도 전혀 문제 없었죠.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쓰지 않았다는거죠. 이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많은 창업가가 여기서 멈춥니다. '창업은 내 길이 아닌가봐.'라고 하며 그만두죠. 하지만 인근님은 그 다음 스텝으로 넘어갔습니다.
나노바나나를 활용한 영정 사진 서비스
2025년 8월, 구글이 나노바나나라는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이미지 생성 기술과는 확연히 다른 성능이었죠. 인근님은 스레드에 이 소식을 공유했어요.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인근님은 여기서 힌트를 얻었죠.
"이 기술로 영정 사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영정 사진은 독특한 수요가 있는 아이템이에요. 장례나 제사에 사용되는데, 평소에는 잘 준비해놓지 않다가, 갑자기 찾으면 막상 적당한 사진을 찾기가 어려워요.
인근님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었죠.
실행부터 결과까지 단 3시간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근님의 실행 속도입니다.
"영정 사진 서비스는 3시간 만에 만든거에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제 서비스를 만들어 배포하기까지 단 3시간,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사실 인근님이 만든건 딱 이거 뿐이에요.
완벽한 웹사이트도 아니었어요. UI/UX는 투박하기 그지없었죠. 흔한 공유 버튼도 없었습니다. 오직 핵심 기능 하나만 구현한거에요.
서비스를 만들자마자 5060세대가 모여있는 단톡방에 공유했어요. 그리고 다음 일정을 위해 지하철을 탔습니다. 이동하는 중에 첫 문의가 왔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에 첫 결제가 이뤄졌습니다.
MVP: 미니멀 본질 프로덕트
우리는 흔히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빨리' 만들어서 내놓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요. 근데, MVP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에요. 본질의 문제입니다.
이렇게 재정의해보죠.
영정 사진 서비스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이 본질을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이 바로 MVP예요. 사진을 업로드하고 변환하고, 다운로드한다. 이것만 있으면 끝이죠. 예쁜 디자인, 회원 시스템, 공유 기능 등 다 본질과 무관합니다. 나중에 해도 되는 것들이죠.
인근 님은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에 3시간 만에 제품을 만들 수 있었어요. 만약 완벽한 서비스를 처음부터 내려고 했다면, 한달 이상 투자했을거에요.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도 전에 지쳐버렸을 수도 있죠. 사실 그렇게 완벽히 준비한다고 해도, 시장 검증이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첫 결제가 증명한 것
인근 님의 '영정 사진 서비스'는 실제로 고객이 돈을 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는 문자도 함께요.
이건 단순히 돈을 벌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제품의 시장 검증은, 실제로 고객이 지갑을 여는가에 달려있어요. 내 제품에 가치를 느끼고 돈을 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두 눈으로 목격하는 것이죠. 단체 채팅방을 이용했으니, 광고비도 0원이었죠.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 에너지만을 들이고 시장 검증에 성공한 겁니다.
인근 님의 사례를 보며 MVP, 미니멀 본질 프로덕트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본질을 빠르게 구현해서, 바로 시장 검증을 받는 방식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인근 님은 코딩이라면 MATLAB만 쓸 줄 아는 기계공학도였어요. 그는 어떻게 이런 웹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 있었을까요?
ChatGPT를 만난 MATLAB의 사나이
서인근님의 개발 배경은 독특합니다. 그는 기계공학 출신으로 MATLAB밖에 쓸 줄 몰랐어요. 주로 공학 분야에서 쓰이는 툴이죠. 웹서비스를 만드는 건 전혀 다른 것이었어요. 파이썬도, 데이터베이스도, 프론트엔드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2022년 11월, GPT 3.5를 만났습니다.
"마치 개발의 신을 만난 것 같았어요."
자연어로 설명하면 코드가 뚝딱 나왔죠.
인근님은 '무엇'을 '왜' 만드는지 알고 있었어요. GPT는 '어떻게'를 채워줬죠.
AI와 대화하며 개발하는 바이브코딩 시대. 현란한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어도 괜찮아요. 더 중요한건 문제 해결 능력과 비즈니스 감각입니다.
AI 차원의 확장,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인근님은 AI 기술 발전의 과정을 '차원 확장'으로 보고 있어요.
"AI의 아웃풋 형태는 1차원적 '텍스트'에서 2차원적 '이미지'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3차원적 '비디오'가 나오고 있어요."
"차원이 더해지고 있는 겁니다."
AI의 진화는 단순히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에요. '출력의 차원이 확장되는 것'이죠.
각 차원의 대표주자가 있어요.
인근님은 지금 떠오르는 영상 생성 AI를 바탕으로, 다음 창업을 준비 중이에요.
리얼타임 인터랙티브 비디오
"영상 생성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면, 웹페이지 자체가 개인화 비디오처럼 상호 작용하는 콘텐츠가 될거에요."
"마우스 클릭이나 이탈률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영상을 즉시 생성하는거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UI/UX가 탄생할 것입니다."
인근님은 리얼타임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행동에 반응해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영상이요.
온라인 쇼핑몰을 떠올려보세요. 지금은 고정된 이미지와 텍스트로만 돼있죠. 인근님의 예측대로라면 이렇게 바뀔겁니다.
맞춤 페이지에서 유저가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보여줘요. 유저가 이탈하려고 하면, 할인 쿠폰을 제시하는 페이지가 즉각 생성되죠.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생각나네요. 홈페이지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인근님은 이 말도 덧붙였어요.
"지금 AI 영상 기술이 가장 싸구려에요. ChatGPT가 그랬듯, 몇 년 후면 영상 쪽도 완전히 성숙할 겁니다."

AI 영상 제작
인근님은 이 비전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AI로 영상제작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AI 영상 제작은 2년 후의 세상을 대비하는 작업이에요. 누구보다 빨리 깃발을 꽂아야죠."
인근님은 지금 당장의 큰 수익이 아니라, 미래의 큰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요.
만약 그의 예측이 맞다면? 리얼타임 인터랙티브 비디오가 웹의 표준이 되고, 모든 기업이 이런 콘텐츠를 필요로 할거에요. 그때 인근님은 이미 몇 년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상태일 겁니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마세요. 지금은 불완전해도 일단 시작하는 사람이 앞서 나갑니다."
그래도 여전히 궁금하지 않나요? 어떻게 국내 최고의 대기업을 나와서 솔로프리너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힘든 일은 없었는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요. 이번 장에서는 인근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더 깊게 들어가볼게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15년간 '서인근' 이름 옆에 든든하게 자리 잡았던 단어에요. 이 단어는 단순한 회사 이름이 아니었어요. 사회적 신뢰의 증표였죠.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근 님의 가치 증명 수단인 간판이 사라졌습니다.

대기업을 나오고 또 질문을 받았어요. 회사이름을 말하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겨렸죠.
인근 님은 이 질문에 매번 답하는게 고역이었어요. 간판이 사라지자 모든 걸 내가 직접 설명해야했죠. 내가 누구인지, 무슨일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인근 님은 대기업을 나오며 가장 크게 잃은 건 연봉과 복지가 아니라, '안정감'과 '사회적 인정'이라고 말했어요.
"내가 누군가에게 내 직업을 소개를 할 때 좀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해요."
"그리고 설명을 하고 나면 사람들의 눈빛이 되게 달라져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배경을 설명하는게 되게 쉽지 않았습니다."
좋아한다고 버틸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말해요.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창업하세요!" 하지만 인근님의 말씀은 약간 달랐어요.
"단순히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워요. 그 업을 해야만 하는 단단한 신념이 있어야 해요."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일을 하겠다는 결정은 '좋아한다'는 이유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신이 하려는 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해요. 뿐만 아니라, 최소한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수익이 나와야합니다. 열정이 창업의 출발점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는 없습니다.
"모든 불확실성을 스스로 감당해야 합니다."
"다음 달 수익이 있을지 없을지,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생계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창업은 이 무게를 짊어지는 거에요."
대기업에서는 내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회사는 잘 돌아갑니다. 다른 팀의 성공이 나를 보호해주죠. 하지만 창업가에게는 그런 장치가 없어요. 이 일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금방 무너지고 말겁니다.
혼자라서 빠르지만, 혼자라서 힘들어요
인근 님은 대기업 퇴사 후,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 1인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어요. 완전히 혼자가 된것이죠. 이때의 압박감은 대기업을 나올 때 보다 더 컸다고해요.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엄청났어요."
단 2명만 있는 작은 조직이어도, '우리'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역할을 하죠.
인근 님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서로 의지하고 함께 발전할 동료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창업은 외로운 여정입니다. 특히 초기단계에서는 성과가 잘 보이지 않아요.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확신하기 어렵죠.
"혼자 사업하다 보면 심리적 체력이 쉽게 바닥나요."
솔로프리너는 혼자 결정하고 혼자 실행할 수 있어서 기민하기도 하지만 심리적 체력이 쉽게 바닥납니다. 혼자라서 빠르지만, 혼자라서 힘든거죠.
이는 많은 솔로프리너가 공감하고 있어요. 정말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심리적으로 버티지 못하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실패가 반복되고, 수익이 나지 않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다보면 어느순간 '내가 왜 이러고 있지?'하며 창업 자체를 부정하기에 이릅니다.
빨리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가려면 같이 가라.
아프리카 속담
AI 솔로프리너 클럽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커뮤니티에요.
"혼자 일하는 솔로프리너가 되었을 때, ASC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도움이 되었어요."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있다는 게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계속 교류하는 게 심리적으로 되게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영정 사진 서비스도 인근님께서 ASC 활동을 하며 뚝딱 만들어낸 것이랍니다.
크리에이터, 빌더(바이브코딩), 세일즈 등 ASC 정규 트랙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지만, 특히 인근 님이 강조한건 '회고모임'이었어요.
"ASC 멤버와 함께한 회고모임이 진짜 좋았어요."
"일요일 밤마다 만나서 서로의 생각과 고민을 나눴죠."
"정말 좋은 분들과 깊은 라포를 형성할 수 있었어요."
서인근의 창업 여정
인근님의 창업 여정을 줌아웃해서 보면, 하나의 패턴이 보여요.
이 사이클을 매우 빠르게 돌린다는 거에요.
'유튜브 검색 서비스'와 '구독 관리 서비스(컷잇)' 다음을 오래 고민하지 않았어요. 바로 나노바나나를 이용한 '영정 사진 서비스'로 넘어갔죠. 그러곤 다음 스텝인 AI 영상 제작으로 전환 했습니다.
"각 아이템에서 배운 기술과 인사이트를 다음 아이템의 재료로 사용했어요."
각 창업 과정에서 얻은 것은 버려지지 않아요. 모든 실험과 학습이 다음 아이템에서 계속 활용됩니다. 배운 기술, 인사이트, 시장 이해도, 실행 노하우가 모두 자산으로 남는거죠. 다음 시도에서 이 자산들을 활용하면, 더 빠르게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게임에서 경험치를 쌓는 것과 같아요.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해도, 얻은 경험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음 판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상태로 시작할 수 있죠.
서인근 님의 창업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도 실험 중이고 끊임없이 배우고 있으며 여전히 다음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 열중하고 있는 AI 영상 제작 아이템이 성공할지 아닐지도 아직 모릅니다. 그의 예측대로 인터랙티브 비디오의 세상이 올지도 확실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한건, 인근님은 계속 시도할 것이고 각 시도에서 배운 것을 다음에 또 활용할 것이라는 것이에요.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기술은 언젠가 큰 성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대기업을 떠나 스타트업으로, 스타트업에서 1인 기업으로. 조직의 규모는 계속 작아졌지만, 인근 님의 능력과 비전은 오히려 훨씬 커졌습니다. 서인근, 그는 더 이상 한 조직의 직원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만드는 AI솔로프리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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