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고유함을 전하는 브랜드 페르소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주인공을 만드는 일

2023.12.27 | 조회 3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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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전문가의 서재

브랜딩 전문가의 깊이 있는 시선으로 시대와 사람, 브랜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 HANDS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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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hort story should be written with one theme, and all sentences within it should be consistent with that theme."

짧은 이야기는 한 가지의 테마로 작성되어야 하며, 그 안의 모든 문장들이 그 테마와 일맥상통해야 한다.

-Edgar Allan Poe, 미국 문학의 거장, 시인이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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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브랜딩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법

브랜딩은 한 권의 소설을 쓰는 일 (1) (이전글)

 


 

4. 고유한 주제의식과 브랜드 페르소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주인공을 만드는 일.

 

브랜드의 고유함을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에서 슬로건을 개발하게 되었다. 슬로건은 그저 듣기 좋은 문구가 아니다. 브랜드 슬로건은 주제의식을 함축한 문장이다.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향후 브랜드의 확장성을 제한하지는 않는 슬로건이 필요했다. 단어의 어감이나 의미 또한 중요했다. 브랜드의 차별성과 고유성을 모두 반영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를 선별했다. 이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하여, 대중에게 쉽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했다. 영어를 활용할 경우, 어려운 단어의 경우 어감적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전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의미 전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의 경우, 의미 전달이 용이하지만 너무 익숙한 탓에 신선한 느낌을 주기 어렵고, 신규 브랜드임에도 오히려 진부한 인식을 줄 수 있다.

다양한 시도 끝에 선택된 슬로건은 브랜드 네임을 확장하여 브랜드 주제 의식을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오즈세컨(O'2nd)의 Origin Another라는 버벌 아이덴티티는 그렇게 탄생했다. 나만의 고유한 개성과 미의식을 지닌 이들이 새로운 특별함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함축하는 워딩이었다. 이는 오즈세컨이라는 작품에서 지속되는 주제의식이자 브랜드 페르소나로서, 자신만의 특별함을 발견하는 자유로운 태도를 의미한다.  

 

브랜드 페르소나 개발을 통해 브랜드 방향성을 재정의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브랜드 페르소나 개발을 통해 브랜드 방향성을 재정의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다음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브랜드 페르소나를 매력적인 인물로 구현하는 일이다. 이는 소설 작품의 주인공 선정과 같이 중요한 과업이었다. 훌륭한 작품들은 종종 주인공의 언행이나 성격으로 기억되곤 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 역시 매력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한다. 주인공에게 고유한 주관과 특별한 개성이 없다면 매력적인 서사는 없을 것이다. 그저 작품에 스치듯 잠시 등장하는 무수한 인물들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반면 아무리 비현실적인 이야기일지라도 매력적인 개성을 지닌 주인공만으로 서사의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인물의 매력도는 작품 전개에 큰 영향력을 지닌다. 

추상적 개념인 브랜드 가치와 개성을 보다 완성도 높은 브랜드 디자인 자산으로 구현하기 위해 브랜드 페르소나를 세심하게 정의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지닌 오즈세컨다움, 즉 오즈세컨이라는 브랜드 전개를 주도하는 주인공에 대해 묘사하자면 이렇다.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사랑하는 부유한 집안의 막내딸로서,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이며, 매일의 평범한 일상에서도 고급스럽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어 하는 인물. 오즈세컨의 고급스러움은 올드 머니 룩의 상징인 더 로우(The Row), 로로 피아나(Loro Piana)의 세련되고 차분한 고급스러움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고급스러움이다. 어찌 보면 오즈세컨 브랜딩의 핵심은 그 고급스러움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일이었다. 일상에서 쉽게 누릴 수 있는 편안함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고급스러움. 다소 상반되는 요소들이 하나의 브랜드를 정의하고 있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오즈세컨의 남다른 개성을 만들었다.

 

© HANDS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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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이 마무리되었을 무렵, 디자인에 대한 설계도는 완성되었음을 느꼈다. 버벌 아이덴티티를 정의하고 이를 개성화하는 과정에서 이미 브랜드의 심상이 설계된 것이다. 이제 오즈세컨의 페르소나를 높은 일체감을 지닌 디자인 자산으로 구현하는 작업이 남았을 뿐이다.

이미 설계된 답을 개연성 높은 표현으로 완성하는 일. 그것이 브랜드 디자인의 핵심이다. 주제의식에서 벗어난 표현은 비문이 되고 이질감을 만든다. 브랜드가 지닌 주제를 전하는데 방해 요인이 되는 것이다. 설령 아무리 멋지고 이목을 사로잡는 디자인 자산이라고 해도 맥락에 완벽히 맞지 않는 표현은 브랜딩의 완성도를 저해한다. 감도 높은 브랜드 디자인이란 결국 디자인 그 자체라기 보다는 주제를 전하는 브랜드 페르소나의 완벽한 구현인 셈이다.

물론 훌륭한 주제를 정하고, 매력적인 인물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마당에, 빼어난 문체와 구성으로 표현까지 완벽히 해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과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 삶에 영감을 주는 훌륭한 문학이 그렇듯, 브랜드 역시 그런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일종의 이상향으로서 브랜드가 지닌 역할이라고 본다.  

 


 

*해당 프로젝트 링크:

https://www.behance.net/gallery/178387181/O2ND-Brand-Identity-Renew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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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의 시대 시리즈

브랜딩의 시대, 디자인은 브랜딩이 될 수 있을까?(1) : 브랜딩에서 디자인은 중요하지 않다

브랜딩의 시대, 디자인은 브랜딩이 될 수 있을까?(2) : 좋은 브랜딩은 무엇이 다를까? (1) 

브랜딩의 시대, 디자인은 브랜딩이 될 수 있을까?(2) : 좋은 브랜딩은 무엇이 다를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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