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요구할 수 있을까?_알쓸법놀_로에나

개인정보보호법

2023.10.30 | 조회 2.9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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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서 접수할 때면 리셉션 직원분이 환자에 대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까지 모두 기재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병원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요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병원에서 환자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요구하는 것이 현행법상 허용이 되는 행위일까?

Pixabay로부터 입수된 Chris Sansbury님의 이미지 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Chris Sansbury님의 이미지 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산책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처리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정보" 등을 의미한다. 

개인정보 중에서도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고유식별정보에 해당하여 그 처리가 더욱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다음 법령을 살펴보자.

 

제24조(고유식별정보의 처리 제한)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에 따라 개인을 고유하게 구별하기 위하여 부여된 식별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이하 “고유식별정보”라 한다)를 처리할 수 없다.
1. 정보주체에게 제15조제2항 각 호 또는 제17조제2항 각 호의 사항을 알리고 다른 개인정보의 처리에 대한 동의와 별도로 동의를 받은 경우
2.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고유식별정보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고유식별정보의 범위) 법 제24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말한다. 
1. 「주민등록법」 제7조의2제1항에 따른 주민등록번호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즉, 고유식별정보는 "개인정보의 수집ㆍ이용 목적,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불이익의 내용" 등을 알리고 개인정보의 처리에 대한 동의를 별도로 받거나, 법령에서 허용하는 경우에만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고유식별정보 중에서도 주민등록번호의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만 받는다고 해서 수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다음 법령을 살펴보자.

제24조의2(주민등록번호 처리의 제한) ① 제24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다. 
1. 법률ㆍ대통령령ㆍ국회규칙ㆍ대법원규칙ㆍ헌법재판소규칙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감사원규칙에서 구체적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한 경우
2.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명백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3. 제1호 및 제2호에 준하여 주민등록번호 처리가 불가피한 경우로서 보호위원회가 고시로 정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즉, 주민등록번호의 경우 관련 법령에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한 경우(1호),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명백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2호), 또는 보호위원회가 고시로 정한 경우(3호)에만 처리가 가능하다.

응급상황이 아닌한, 병원에서 일반적인 진단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를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명백히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환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이 법령에서 허용된 것일까?

의료법 시행규칙은 의사가 발급하는 진단서, 처방전, 진료기록부 등에는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9조(진단서의 기재 사항) ① 법 제17조제1항에 따라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발급하는 진단서에는 별지 제5호의2서식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1. 환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제12조(처방전의 기재 사항 등) ① 법 제18조에 따라 의사나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급하는 경우에는 별지 제9호서식의 처방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은 후 서명(「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을 포함한다)하거나 도장을 찍어야 한다. 1. 환자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 제14조(진료기록부 등의 기재 사항) ①법 제22조제1항에 따라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및 간호기록부에 기록해야 할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진료기록부 가. 진료를 받은 사람의 주소ㆍ성명ㆍ연락처ㆍ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

 

결국 병원에서 진단서, 처방전, 진료기록부 등에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알아야 하고, 이는 의료법 시행규칙에서도 허용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환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쓸법놀(알면 쓸모있는 법률놀이터)’ 글쓴이 -  로에나

대기업 IP팀에서 사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가끔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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