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저작권으로 보호될까?_알쓸생법_로에나

갑은 책을 출판하면서 책 제목을 상표로 등록하여 책 제목이 새겨진 다양한 상품을 제작/판매하고 싶었고, 이에 변호사를 찾아가 책 제목에 대해서도 저작권 또는 상표 등록이 가능한지를 문의하였다.

책 제목에 관해서도 저작권 또는 상표 등록이 가능할까?

저작권법/상표법 산책

먼저 책의 제목이나 영화 제목 등 저작물의 내용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제호”가 저작권법으로 보호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 다음 판례를 살펴보자.

2000년대 큰 인기를 끈 영어학습방법 교재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의 제호 자체에 대한 저작물성이 문제된 사안에서 판례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즉 위 판례에 따르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제호는 창작적 표현이라기 보다는 아이디어의 영억에 해당하므로 저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 저작권법은 창작적 표현만을 보호할 뿐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이를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이라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법원은 “저작물의 제호 자체는 저작물의 표지에 불과하고 독립된 사상, 감정의 창작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하여 제호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제호에 대한 상표 등록은 가능할까?

우선 상표의 등록 요건을 살펴보자.

“상표”란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이므로,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힘, 즉 식별력이 있어야 한다. 

이에 상표법 제33조 제1항은 각호 소정의 식별력 없는 상표에 해당하지 않으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표등록의 요건만 충족한다면 서적의 제호라고 해서 상표권 등록을 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서적의 제호의 경우에도 상표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상표권 등록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상표로 등록하고자 하는 제호가 상표법 제33조 제1항 각호, 즉 보통명칭(제33조 1항 1호), 관용표장(제33조 1항 2호), 기술적 표장(제33조 1항 3호),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나 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제33조 1항 4호), 흔히 있는 성 또는 명칭(제3조 1항 5호),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제33조 1항 6호), 그 외 수요자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제33조 1항 7호) 등의 식별력이 없는 상표에 해당하지 않고, 다른 거절 이유가 없다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법원이 서적 등의 제호를 상표로 인정한 다음 판례를 살펴보자.

아래는 영어참고서의 제호에 대하여 기술적 표장이라는 이유로 상표권 등록을 거절한 판례이다.

결국, 책의 제목의 경우 저작권으로 보호받기는 어렵지만, 해당 제목에 상표권 부등록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상표권으로 등록하여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본 검토 내용은 당 작가의 검토 의견이며, 실제 소송 등에서는 법원의 판단과 다를 수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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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생법’ 글쓴이 - 로에나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한 권의 책이 콘텐츠 창작자들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한 권으로 마스터하는 저작권법의 모든 것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 20여 권의 저서를 쓴 작가이자 문화평론가, 변호사인 정지우가 LG 계열사 IP팀 사내변호사 정유경과 함께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저작권 책을 썼다. 작가이자 문화평론가로서 콘텐츠 창작자들의 생태계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저자가 현직 변호사의 관점에서 쓴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뢰할 만하다. 1부 〈저작권의 원리〉에서는 어려운 법률 용어를 최대한 지양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생생한 비유와 예시로 저작권의 기본 개념을 재미있게 습득하도록 했다. 2부 〈저작권의 해결〉에서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저작권 문제를 총망라해 1부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창작자가 되는 콘텐츠의 시대, 저작권에 대한 지식은 필수다. 이 한 권의 책이 콘텐츠 창작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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